베이포럼/한인재단(가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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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포럼/한인재단(가칭)...
  • 김동열
  • 승인 2006.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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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은 생각보다 힘든 자리라 생각된다.

일부에선 명예만 있고 수고는 보이지 않는 그런 자리로 알고 있지만 실제 깊이 들여다 보면 크고 작은 일 모두가 회장의 책임이고 회장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이번에 한인회장이 제안한 “한인재단(가칭)” 창설 제안도 경제적으로 회장만 책임지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주어진 역할을 세분화 하자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줄여서 설명하자면 한인회는 계획된 일만 하고 필요한 경비는 재단에서 모아주면 보다 지속적이고 폭넓은 봉사를 할 수 있겠다는 뜻이다.재단이사에는 총영사와 종교계 및 재력가를 포함시키자는 파격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아울러 자격 있는 단체장들도 모두 참여시켜 선거나 임기에 구애받지 않는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유일무이한 단체를 만들자는 것이다.
물론 단체장들의 호응과 관계 설정도 또다른 변수로 남겠지만.

이 제안이 얼마나 동포들의 호응을 받을지는 알 수 없지만 임기 1년을 남겨둔 현회장이 그 동안 알게 모르게 얼마나 스스로 지치게 됐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지역 한인회로는 할 수 없는 큰일을 위해서 이런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높은 뜻도 수긍이 간다.

그러나 이 제안이 더욱 정제되어 동포들에게 제안이 되기 위해선 몇 가지를 짚고 넘어 갈 필요가 있다.우선 재단이사에 총영사와 종교계를 포함하지는 것은 매우 상대적인 제안이다.

총영사는 동포사회 내 양 기둥 중 중요한 한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본국정부 공무원이라는 점이다. 협조와 후원은 할 수 있겠지만 봉사단체의 주체가 될 수는 없다는 말이다. 총영사는 대민봉사 외에도 한국정부를 대표하는 주된 일을 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또한 종교계 참여는 정치와 종교 분리 원칙에도 어긋나고 성직자도 총영사와 마찬가지로 본연의 직분이 있다.

동포사회가 교회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교회와 성직자의 현실참여가 자연스러운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봉사단체 대표기관의 구성원으로는 적합치 않다.
교회와 성직자는 지금 있는 자리에서 지역사회와 동포들을 위하여 봉사할 일이 너무나 많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한인회장은 이 두 사람의 참여가 새 재단의 발족에 절대 필요하겠지만 지금 자리에 그대로 놓아두는 것이 순리이다.그리고 제안된 것이 명망가와 재력가의 이사 영입이다.명망가의 선정도 불분명하고 누가 그런 중립적인 선택권을 가졌는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재력가의 경우는 더욱 분쟁의 소지가 크다.
어느 재력가든 이사로 영입될 경우 요구받은 돈만 내고 벙어리처럼 가만히 있겠는가.자기 돈이 원하지 않는 곳에 사용된다면 침묵만 지키고 있겠는가.
결국은 의견충돌로 중도하차라는 또 다른 어려움에 부딪칠 수도 있다.
이미 단체나 종교기관에서 우리가 체험하고 있지 않은가.
재력가는 자기가 낸 돈만큼 자기 목소리를 낼 것이고 지출되는 돈의 용도도 간섭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동포들은 몇 명의 회장을 상대해야 할지 아무도 모른다.
자칫 혼란이 제기되면 한인회 참여에 소극적이거지 폄하 하려는 일부 한인회 불신 동포에게 정당성만 부여 할 위험도 있다.
지난해 연말에 무산된 한인총회에서 “회원제 도입”이라는 좋은 제안이 있었다.
동포들 모두에게 책정된 회비를 받아 한인회 사업 운영비에 사용하지는 내용이다.
회원제 도입은 한인회 재정에 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많은 동포들이 참여한다는 보다 중요한 뜻이 있기 때문에 빠른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
아무리 무대를 잘 세우고 비싼 배우를 불러와도 관중이 없으면 그 쇼는 실패로 끝난다.

한인회에 돈이 시급할지라도 동포들의 참여 유도가 더욱 중요하다.
"회원제 도입"을 보다 논리적으로 여론몰이를 하고 좀더 화끈하게 밀어붙인다면 동포들의 호응을 받을 수 있다.
쉬운 길을 택하기보다 어렵고 시간이 걸려도 대다수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이번 제안이 나오기까지 현 한인회는 지난 1년 동안의 성과에 후한 평가를 받고 싶은 마음이 앞섰을 것이며 미래의 문제를 다시 한번 직시할 기회를 동포사회에 제시할 욕망도 생겼을 것이다.

미래에 대한 계획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실천에 대한 뚜렷한 현재의 확신이 우선 나와야 된다. 일부에선 “회원제 도입” 제안이 나온 지 얼마 안 되어 또 다른 제안에 다소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어떤 것이 진지한 제안인지?
아니면 여론 측정용인지 알 수가 없다는 뜻이다.
물론 다목적용이라도 한인회 재정이 어렵고 미래 한인회를 위해서 지금 설계도를 만들고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한인회장의 고뇌에 함께 숨쉬고 싶다.

과거 어느 한인회보다 현 한인회에서 많은 제안이 나오고 있으며 미래 동포사회에 대한 연구와 노력을 끈끈히 느낄 수 있다. 한인사회의 상원 같은 새로운 “한인재단(가칭)”의 창립은 대다수 동포들이 참여할 수 있는 “회원제 도입”에 대한 최대한 노력 후에 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김동열 0118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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