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를 통해 한미문학 교류 'Speak Paci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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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를 통해 한미문학 교류 'Speak Pacific'
  • 김동열
  • 승인 2006.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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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김승희, 오세영, 김종해, 문정희 시인 참가, 대표작 낭송

한국시의 세계화 가능성과 시의 활성화 기대

(샌프란시스코) 한미 양국의 시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UC버클리 한국학센터, KCI 코리안 센터, IIC 가주국제문화대학이 주관한 '한미문학 및 예술 교류 세미나(Speak Pacific)'가 지난 21일 버클리 PFA(Pacific Film Archive)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 초청된 11명의 시인들은 자신의 시를 낭송했다. 시인의 육성을 통해 듣는 시는 정직한 울림이 되었고, 덧칠하지 않은 시인의 감성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래서 다시 시가 그린 세상과 존재 앞에서 마음을 나누고 서로 다른 문화를 교류했다.

신경림 '갈대' 김종해 '사모곡' 오세영 '그릇' 문정희 '편지' 김승희 시인의 '떠도는 환유 5' 등 초청된 한국시인들은 자신의 대표작 2-3편을 낭송하면서 한국시의 아름다움을 전했다.

미국시인들, 잭 로거우(시집 편집인), 브렌다 힐먼(세인트 메리스대 영문과 교수), 조지 레이코프(버클리대 언어학과 교수), 제롬 로텐버그(퍼포먼스 시의 대가), 리처드 실버그(시집 편집인), 로버트 하스(버클리대 영문과 교수) 등도 자신의 대표작을 소개했다.

약 2시간여에 걸친 시낭송에 이어 열린 '토론 및 문답' 시간에서 김승희 교수(서강대)는 "일본 하이쿠라는 형식과 한국분단의 역사를 내용으로 담아 영어로 쓴 로버트 하스의 '판문점'이란 시는 바로 서로 소통되는 문화(Crossinterculture)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양한 문화들로부터 영향을 받는 미국시가 여러 문학장르를 포용할 수는 있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오세영 교수(서울대)는 "각각의 문화는 독자적인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전제하고 "해방 이후 한국 문단이 영미문학의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은 이미 2천년 전부터 정형시(시조)를 써온 역사와 5백년 전 발명한 독창적인 문자 한글 보유로 시의 맥락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물질문명에서 위기를 느낀 서구사회가 동아시아 세계관에서 그 대안을 찾고 있다"며 "이제 한국문학이 서구문학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고 차학경 시인의 '딕테'의 일부를 낭송한 조지 레이코프 교수는 "한국에서 판소리를 들으며 시로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 등을 구상했다"며 "문화란 서로 만난 것 자체로 이미 교류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행사가 한국시의 세계화 가능성을 높이고 詩作 활성화 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무형문화제 승무 예능 보유자 이애주 교수의 특별 찬조 무용 공연이 있었다. 이임성, 윤무수, 남상순, 홍인숙씨 등 북가주의 많은 문인들과 버클리대 학생들, 현재 북가주에 머물고 있는 소설가 이문열씨도 참석했다.

수필가 김영란씨는 "한국 현대시 100주년을 맞이하여, 또 미주 이민 100주년이 지나 미국에서 한미시 교류 세미나가 개최된 것은 큰 의의가 있다. 번역된 우리 시를 보면서, 미국시를 우리말로 번역해놓은 글을 보면서 언어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느꼈다. 이중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이들이 늘어나 우리의 시가 세계 속으로 뻗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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