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양심고백 '먹다 남은 김치로 찌개를...'
상태바
종업원 양심고백 '먹다 남은 김치로 찌개를...'
  • 미주중앙일보
  • 승인 2006.01.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부 반찬류 모아 요리에 재가공까지

지난 17일 밤 LA한인타운내 모 식당 주방.

테이블 청소를 마친 종업원이 손님이 먹다 남긴 김치를 커다란 반찬통에 털어넣었다. 다른 한쪽에서는 요리사가 같은 통에서 꺼낸 김치로 김치찌개를 끓이는 한편 묵 무침에 넣기위해 잘게 다지고 있었다.

일부 식당에서 남은 반찬을 수 차례 다시 테이블에 내놓는 것은 물론 일부에서는 폐기해야할 음식물을 한데 모아 요리를 만드는 등 비상식적인 영업행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같은 실태에 대해 H식당 종업원의 설명은 이렇다.

"테이블에서 수거한 김치 중에는 손님들이 전혀 젓가락을 안 댄 것들도 있다. 그러다 보니 자원 낭비 측면도 있고 해서…."

언제부터 그랬냐는 질문에 그는 "개업 직후부터 계속 해온 일이다. 양심에 거슬리는 측면이 있어서 주인에게 시정을 건의하기도 했지만 세게 말할 수 없는 입장인걸 (기자도) 잘 알지 않느냐"고 답했다.

이어 그는 "식당 주인도 이런 일이 나쁘다는 건 안다. 하지만 한식은 양식이나 중국 음식에 비해 반찬수가 많기 때문에 투입되는 비용이 많다. 그래서 한인식당 업주들은 재활용의 유혹을 쉽게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음식점 업주를 포함한 커뮤니티의 의식 부재를 꼬집었다.

전.현직 한인타운 요식업 근로자 모임인 '식당 사람들' 이정희 간사는 "한인들은 일반적으로 음식 위생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먹다 남긴 반찬을 '재활용'해 다시 다른 상에 내놓는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일부 식당측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한편 한인요식업협회 이기영 회장은 "꾸준한 위생관리 교육으로 그같은 몰지각한 행위를 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협회 차원에서 꾸준히 감시감독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종수 기자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