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 돼야 한.중.일 화해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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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 돼야 한.중.일 화해가능”
  • 강성봉기자
  • 승인 2006.01.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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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코리아 NGO센터 정갑수 대표

   
▲ 원코리아패스티벌 5만인파가 모인것은 한류의 위력이라고 설명하는 정갑수 대표.
21년째 일본 오사카에서 원코리아 페스티발을 개최해온 정갑수 코리아NGO센터 대표가 지난 4일 부인 김희정씨와 함께 재외동포신문사를 방문했다. 마침 본지 편집위원들이 편집회의를 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재일동포사회, 원코리아 페스티벌 등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일본 조선학교 5년 안에 문닫을 위기
‘가고 싶은 학교’ 만드는 것이 해결책

- 21년간이나 원코리아 페스티벌을 개최해온 이유는? “원코리아 페스티벌을 처음 개최한 것은 일제로부터 해방 40주년을 맞이하던 1985년이었습니다. 당시 재일동포사회의 젊은이들은 해방40주년이었음에도 통일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재일동포사회는 총련계와 민단계로 나뉘어져 서로 대화는커녕 남북한보다도 더 분열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총련계 민단계를 떠나서 동포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생각해 낸 것이 원코리아 페스티벌이었습니다.”

- 지난해 원코리아 페스티벌에는 사상최대의 인파가 모였다는데…“그렇습니다. 지난해 21회 원코리아 페스티벌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건축한 오사카성에서 열렸는데 원코리아 페스티벌 사상 최대 인파인 5만명이 참가했습니다. 재작년 약3만명이 참가했던 것과 비교해도 엄청나게 증가한 것이었습니다.”

-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한국에서 겨울연가의 권해효씨, 박현숙씨, 대장금의 임호씨나 이안씨 등 한류스타들이 대거 참가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류의 위력을 실감하는 대회였다고나 할까요.

코리아NGO센터가 조직적으로 결합해 대회를 짜임새 있게 운영한 것도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또 행사가 광복 6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선정되어 ‘한일 우정의 해’ 조직위원회가 인력과 자금을 지원해 준 것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 오랜 전부터 아시아 공동체를 역설해 오신 것으로 아는데… “제가 아시아공동체의 필요성을 처음 제기한 때는 90년대초였습니다. 그 당시 일본사회의 분위기는 EU도 잘 안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유럽연합과 같은 지역공동체를 지향하는 흐름이 언젠가는 아시아에도 파급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도 하고 공부도 많이 했지요.

처음에는 ‘신대동아공영권 아니냐’고 비판도 많이 받았습니다만 현재 동아시아공동체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동아시아공동체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선결되어야 할 두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남북한의 통일이고 또 하나는 한중일 사이의 역사문제의 해결입니다. 남북한이 통일되어야 동아시아에서의 전쟁의 가능성이 사라지고 역사문제가 해결되어야 한중일 삼국의 국민들 사이에 진정한 화해가 가능해집니다.”

- 재일동포사회의 현안인 우토로 강제징용자 거주지 철거문제와 에다가와 조선학교 토지환수 문제의 해결 전망은?  “우토로문제는 소유권자와 매각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국의 뜻있는 많은 인사들이 관심을 기울여 주신 결과 모금도 상당한 액수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에다가와조선학교 문제는 현재 재판이 진행중에 있는데 4월경에는 재판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승소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미 이시하라 도지사가 패배를 시인했습니다.”

- 조선학교가 위기라고 하는데…“그렇습니다. 아주 심각한 위기입니다. 특별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조선학교의 거의 대부분이 5년 안에 문을 닫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올지도 모릅니다.”

- 어떤 대책이 있는가요? “우선 조선학교를 학생들이 가고 싶은 학교로 만드는 것이 과제라고 봅니다. 학생들이 남아 있으면 쉽사리 폐교할 수도 없고 어떤 대책이라도 만들어 낼 수 가 있겠지요. 남북 정부간에 조선학교를 의제로 대화를 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봅니다.”

-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이유는?“우선은 지난 원코리아 페스티벌에 무료로 참가해 주신 연예인들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기 위해서구요. 또 올해 원코리아 페스티벌을 지난해 수준으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약 1억원 정도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한데 이걸 마련할 방안이 있나 알아보고자 합니다.”

정갑수대표는 민족학교인 건국학교 출신으로 고등학교 때까지는 가라테 선수로 활동했고, 서일본 챔피언까지 올랐었다. 조총련계 학생운동이 강한 학교였던 리츠메이칸대학에 진학해 중문학을 전공, 재일본조선인유학생동맹에 참여하면서 민족운동에 발을 들여놓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부인 김희정씨와의 만남도 원코리아 페스티벌이 계기가 되었다. 일본에 유학을 와 있던 김희정씨가 90년 한겨레신문에 난 원코리아 페스티벌 기사를 보고 찾아가 자원봉사를 시작한 것이 인연이 되어 1995년에 결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