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식의 국제화 나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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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식의 국제화 나서겠다”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06.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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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대담] 재외동포재단 이광규 이사장

지난 1월6일 서초구 외교센터 6층의 재외동포재단에서 이광규 이사장을 만났다. 동포연구 학자출신으로 3년 임기중 2년을 보낸 이사장에게서 지난 재임 기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과 재외동포 관련 현안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이사장은 올해 한상대회에 음식업종사자들을 한자리에 모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편집자 주> 김제완편집국장=올해는 어떤 행사들이 준비돼 있습니까? 이광규이사장=매년 개최하는 행사가 중심입니다. 주요 행사로 우선 5월에 ‘한인회장대회’, 10월말이나 11월초 ‘한상대회’, 10월 마지막 주에 한민족문화공동체대회등이 있습니다. 여기에 학생초청프로그램이나 한글학교교사연수, 입양인대회 등 모두하면 10여개 정도가 됩니다. 김=다음달에 브라질을 가신다고 들었는데요. 올해 해외출장 일정에 대해. 이=2월 25일에 열리는 한상운영위원회대회 참석차 브라질 상파울로에 갑니다. 이달 말에는 재외동포경제컨퍼런스에 참석차 미국 LA에 가서 ‘재외동포 경제, 재미동포 경제 관계’란 주제로 강연을 할 계획이에요. 같은 시기에 한미연합회(KAC)가 주최하는 한미정치포럼도 열려 미국에 있는 동포 경제인, 정치인, 학자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6월엔 한상 리딩CEO들과 사하공화국을 방문할 게획입니다. 이달 말 사하공화국 총리가 오면 일정을 확정하려고 합니다. 한불120주년 기념행사가 열리는 6월에 프랑스에도 방문할 생각입니다. 김=외국에 자주 나가시는군요. 그런데 대통령 해외순방시 재단 이사장께서 동행하는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현지에서 직접 듣는 것 하고 여기에서 정보로 접하는 것 하고는 차이가 많아요. 정말 필요한 일입니다. 동포사회가 어떻게 생기고, 그들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타 지역과는 차별적인 그곳 현지만의 특색 등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겠지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김=지난 2년을 돌아볼 때 성과를 거둔 사업은 어떤 것인지요? 이=남이 하지 않은 것을 해야 ‘내 사업이다’고들 하는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기존에 있어온 대회를 잘 발전시키면 업적이지, 다 부수고 새로운 것을 세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로 한상대회와 섬유벨트 프로젝트를 꼽겠습니다. 나로서는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특히 섬유벨트출범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 동포들 뿐 아니라 국내 동포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팔로우 업을 못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작년 참석자들의 의지가 대단해요. 재단 지원 없이도 자신들끼리 올해 준비중인 대구 행사에 가겠다고 합니다. 다음엔 사절단 만들어 외국으로 간다고 하니 국내외 한상 섬유인들의 교류의 장이 된 것은 확실해요. 마음이 뿌듯합니다. ▲ 지난 2년을 돌아볼 때 가장 큰 성과를 이룬 사업으로 전세계 섬유인들의 네트워크인 한상섬유벨트 프로젝트를 꼽는다는 이광규 이사장
김=올해 한상대회는 어떤 업종의 특화전을 준비하는지, 작년 대회 때 내년엔 뷰티써플라이(미용재료상)라고 하셨는데 그대로 가는 건가요? 이=음식업과 뷰티써플라이를 두고 고심하다 음식업으로 정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뷰티써플라이도 크게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재미교포가 미국 사회에 공헌한 중요 공로 두가지가 SAT2 에 한국말 넣은 것하고 뷰티써플라이를 대중화시킨 거에요. 원래 유태인들이 원가 대비 10배에 달하는 비싼 가격으로 유통시켜 완전독점하던 사업이었는데 한국사람은 원가에 최소한의 이윤을 취하면서 크게 확장됐지요.

김=음식업도 의미가 큰 것 같은데요.이=그렇지요. 데리야끼, 김밥 등 키오스크라고 하는, 가판을 펼치고 하는 노점 장사에서 크고 작은 식당업까지 편차가 크긴 합니다만 해외 나가서 제일 먼저 손대는 것이 음식이니 아마 가장 많은 이가 종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김=한국문화의 실핏줄과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광공사등과 함께 하는 건 어떨까요. 한국관광의 전진기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것 같은데요.이=그렇지요. 음식과 관광은 따라가니까요. 한류 중에 한국음식이 유행하고 있는데 한류도 타고 한국음식의 국제화를 추진해 볼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한국음식의 국제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 맛을 어떻게 현지화 하고 너무 고급 아니면 싸구려로 극단적인 편차를 줄여 어떻게 대중화 할 수 있을지 여러 고민이 있습니다.

김=해외에 한인 식당 조직이 있나요? 종사자 수는 얼마나 되나요? 이=각 지역마다 협회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전체 동포의 30%는 음식업에 종사한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뉴욕의 청과상, 식재료상까지 포함하면 그보다 넘을 것입니다.


김=주요 도시마다 음식업 협회는 있겠지만 통계는 없는 것 같은데 사전에 통계 내서 한국음식업중앙회와 연결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이참에 해외지부도 만들 수 있고 괜찮은 생각입니다. 이들 영향력이 커요. 식당으로 재벌된 이들도 많습니다. 일본만 해도 동경 신주쿠에는 빌딩 전체가 한국음식점으로 된 한국음식 빌딩이 있을 정돕니다. 대단합니다.

김=뜻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업이 있다면? 이=입양인 부모에 감사를 전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타협안으로 장애아 입양아를 기른 부모들에게 감사하는 행사를 마련하는데 그쳤습니다.

경제적, 사회적 영향력이 높은 해외입양 부모들을 왜 친한파로 만들지 못하는지 안타까워요. 국제결혼여성 행사를 지원 못한 점도 아쉽습니다. 저녁 한 끼 낸 게 전부에요. 그들의 맺힌 억울한 감정 풀어줘야 합니다. 그나마 여성부가 최종적으로 행사를 지원하게 된 점은 다행입니다.

김=재외동포백과사전 편찬사업은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이=주위에서는 5~6년 걸릴 프로젝트인데 가능하겠느냐 이제 포기하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내가 있는 동안 이 프로젝트를 가결까지만 해놓으면 가능하다고 봐요. 남은 임기에 꼭 방향을 잡아놓고 나가겠다는 생각입니다.


김=재외동포기본법이 통과될 경우 재단이 사실상 해체되는데 재단내부의 동요는 없습니까?  이=대체로 해체된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형태든 팽창, 확대됩니다. 자꾸 해체 걱정을 하는데 글러 필요없어요. 사람이 더 필요할테니 재단이 모체가 돼서 인원이 늘어날 것입니다.

일전에 권영길의원 만난 자리서 제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화영의원, 한명숙의원, 권영길의원 당은 다르지만 동일 목적과 동일의견으로 조준을 하는 게 우선이다. 각론식으로 하는 법안은 각자 진행하고, 최소 기본법만은 세분이 힘을 합쳐 만들길 바란다.

이번 최대 이슈는 참정권인데, 부여에 대한 논의 시기는 끝났고 범위를 정하는 것만 남았으니 각론에 참정권도 넣어 가능성을 높여라. 내년 선거를 앞두고 이번에 기반을 만들자는 데까지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이번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김=근래에 재일동포 김경득변호사와 재미동포 김영옥 옹이 타계하셨는데… 그 분들을 회고하시면. 이=참 훌륭한 분들이지요. 김영옥 대령은 2차대전의 전세를 바꾸는 혁혁한 공을 세워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 최고무공훈장을 받은 전쟁영웅입니다. 한국전에도 자진 참전해 전쟁 고아들을 위해서도 힘쓰는 등 전쟁 영웅이전에 참 따듯하고 인간적인 분이셨습니다.

김경득변호사는 일본내 외국 국적으로 1호로 변호사가 된 분이에요. 그때만 해도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면 합격통지서와 함께 귀화통지서가 왔다고 합니다. 이분이 변호사협회와 법무부에 진정을 내, 일본인 아닌 외국인 신분으로 변호사가 된 첫 사례가 되었습니다.

박종석씨의 히다찌사건과 더불어 재일한국인사회에 큰 전환점을 이룬 두 사건이에요. 귀화하지 않고 자기 이름을 갖고 떳떳이 잘 살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후 민단고문변호사도 하고 ‘우리 법률사무소’를 만들어 억울한 동포들을 위한 변호도 많이 했습니다. 한창 일할 나인데 안타깝습니다.

김=며칠전 TV시사프로그램에서 우크라이나 무국적고려인 참상에 대해 취재한 것을 보았습니다. 이 분야에는 파악이 잘 안된 것같은데요. 이=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했던 고려인들의 재이주 경로가 연해주와 볼고그라드 두 갈래로 나뉩니다. 위도가 비슷하고 멀지 않아 실제 농사하는 사람들은 볼고그라드로, 연해주는 농사짓기에 불리함을 알기에 한국으로 노동하러 오려는 사람들이 주로 이동합니다.

볼고그라드 쪽으로 이동한 고려인들 일부가 우크라이나로 이동했습니다. 농업에도 경쟁이 있는데요. 경쟁이 덜한 곳을 찾다보니 고려인들이 많지 않은 곳을 찾아 더 깊숙한 곳까지 가게 됩니다. 모두들 고생이 심하지요. 지난번 이해찬 국무총리가 러시아 방문 때 우즈베키스탄과 우크라이나까지 갔었습니다. 이때 무국적 고려인들을 보고 온 것입니다.

김=지난 12월에 총리 주재의 재외동포정책위원회 열린 것이 그때문인가요? 이=그렇습니다. 그것을 포함해 세 가지 주제로 진행됐어요. 첫째 재외동포법에 관한 세 의원 발의 내용으로, 총리께서 다시는 거론 말라고 단호하게 언급했습니다. 재외동포재단을 강화하는 쪽으로 하지 독립청과 같은 다른 조직은 안된답니다.

두 번째가 CIS지역 지원 방안이었어요. 일의 선후가 있고 일의 중요도가 다르니 동포를 돕는데 네 지역으로 나눠 지원하자고 말씀드렸지요. 환경이 열악한 연해주와 볼고그라드, 우랄산맥 뒤쪽 연구센터가 집결된 곳으로 많은 한국계과학자들이 많은 서시베리아, 문화의 중심지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네 곳입니다.

세 번짼 한상대회에요. 화상대회는 대통령이 참석하고 한상대회는 총리가 참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내년부터는 총리는 물론 대통령까지 나와 주십사 건의했습니다.

김=재단의 개혁을 말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미흡함을 지적하는데, 학자출신으로서 재단을 이끌기에 어떤 점이 힘드셨나요?  이=주어진 인력과 여건등 여러 면에서 개혁을 할 만한 ‘공간’이 없었습니다. 그런 중에도 교육부등에서 오는 인사를 거부하고 내부 승진의 기회를 만든 것을 개혁으로 꼽을수 있습니다.

정리=이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