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서 손자.손녀 만나 가슴 벅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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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서 손자.손녀 만나 가슴 벅차"
  • 연합뉴스
  • 승인 2006.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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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고국에서 머나먼 이국땅 사할린에 두고왔던 손자 손녀들을 이렇게 만나니 가슴이 너무 벅찹니다."

 11일 오후 서울 충무로 한국의 집에서 청소년위원회와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모국방문 사할린 청소년 영구 귀국 할머니.할아버지 새해 잔칫상' 행사에 나온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손자와 소녀를 만난 기쁨을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표현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광혁(19)군 등 사할린과 구 소련연방에 거주하는 동포 청소년 86명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와 영구 귀국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세배를 드렸다.

   행사장에는 사할린과 연해주에서 영주 귀국해 안산 고향마을과 인천 삼산동 등에서 거주하고 있는 10명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참석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복주머니에 담은 세뱃돈을 손자 손녀들을 건네주며 덕담을 했고 이어 떡국과 갈비 등으로 마련한 새해 잔칫상에 둘러 앉아 그동안의 안부를 주고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동포 청소년들은 사할린 등에서 가져온 특산품을 가방 한 가득 담아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드렸고 이어 김치만들기 체험에서 담근 50여 포기의 배추김치도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나눠드렸다.

   사할린 유즈노사할린스크시 제4번 학교 고등학교 3학년인 조군은 영구귀국한 조성찬(81)할아버지를 5년만에 이번에 처음으로 만나 고국방문이 더욱 뜻 깊었다고 말했다.

   조 군은 "어릴 때 할아버지로 부터 말로만 들었던 조국인 한국을 직접 방문, 발전된 모습을 보니 가슴이 뛰고 한민족으로 자긍심을 갖게 됐다"면서 "특히 현대자동차를 견학하면서 한국자동차가 세계 각국에서 일본자동차와 경쟁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벅찬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조 할아버지는 조군에게 "사할린으로 돌아가서도 한국인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잊지 말라"며 "더욱 열심히 공부해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성장하기 바란다"는 덕담을 건넸다.

   조 할아버지는 "손자와 손을 잡고 거리를 거닐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 너무 기쁘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사할린 청소년들은 청소년위의 해외동포청소년모국연수 프로그램에 따라 초청돼 6일부터 경주 불국사와 울산 현대자동차 방문, 가족방문 등의 일정을 보냈으며 12일이후 지역별로 출국한다.

   jaehong@yna.co.kr
  (끝)

 등록일 : 01/11  1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