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식대사 잇따른 동포 면담·행사 참석 적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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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식대사 잇따른 동포 면담·행사 참석 적극
  • 미주한국일보
  • 승인 2006.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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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한국일보 입력시간 : 2005-12-28


이태식(사진) 신임 주미대사의 거침없는 혁신 행보가 동포사회의 화제가 되고 있다.
10월 중순 부임한 이 대사의 취임식 첫 일성은 “공관 문턱을 낮춰라”였다. 대사관이 권위란 구습을 버리고 미주동포들과 눈 높이를 맞추라는 지시다.

나아가 그는 “한인 동포들이 어려움을 당하면 총영사관이 적극 돕겠지만 필요하면 대사가 직접 나서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의 ‘공약’은 취임 초기의 관례적인 립 서비스로 읽혀졌다. 하지만 그 냉소적 분위기는 그가 역대 대사들이 ‘기피’해왔던 동포들과의 만남에 적극 나서면서 이내 쑥 들어갔다.

지난 2개여월동안 이 대사는 미주총연 회장단, 워싱턴 지역 한인회장단에 이어 기독교계 지도자, 두 차례의 한인사회 원로 초청 간담회등 바쁘게 발품을 팔았다.

각종 행사 참석도 마다않는다. 평통 음악회, 조지 메이슨대 한국학 연구소 개소식등에 이어 내년 1월에는 워싱턴지역 교회 신년 오찬기도회, 메릴랜드주 상하원의 한인의 날 선포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과거에는 총영사가 참석하던게 관행인 행사다.

워싱턴 코리안 커뮤니티센터건립에 대한 지원 약속도 한인사회를 놀라게 했다.

한인회장단 면담에서 이 대사는 흔쾌히 정부 차원의 지원의사를 밝혔다.

이 면담에 참석했던 한 한인회장은 “종전까지만 해도 정부 입장이 부정적이어서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깜짝 놀랐다”며 “두루뭉술하게 외교적으로만 이야기하던 역대 대사들에 비해 시원시원하다”고 반겼다.

대사관 내부의 괄목할만한 변화상도 눈에 띈다.

취임 후 이 대사는 대사관과 영사관 정문에 금속탐지기를 설치하고 상주 안전요원을 배치, 느슨했던 보안 수준을 높였다. “이라크에 한국군이 주둔한 상황에서 기본적인 보안 수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다.

대사관 홈페이지(www. koreaembassy.org)의 대대적 개편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하루 평균 방문자가 1,400여명에 달하는 인기에 비해 ‘촌스럽던’홈페이지는 디자인과 콘텐츠를 전면 보완중이다. 인터넷 홍보의 중요성을 역설한 이 대사의 지시에 따라 산뜻하고 세련된 디자인에 내용적으로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는 평이다.

내년에는 미국 내 10개 총영사관의 홈페이지와 연결시켜,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250만 재미동포들이 알고 싶은 정보가 있을 때 이곳에서 뭐든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 아래 개편이 진행중이다.

뿐만 아니라 ‘코러스(www. korus.net)’라는 젊은 네티즌 상대의 웹사이트도 개설했다. 지난 7월부터 운영해온 ‘다이내믹 코리아(www.dynamic- korea. com)’에 이어 영문 웹사이트를 통해 한국의 정책과 문화를 미국 국민들에게 알리겠다는 뜻이다.

이 대사의 보폭은 미 주요 정치인들에 서한 발송, 워싱턴 포스트지 방문, 한미원로 장성 초청 간담회, 보훈병원 방문,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행사, 전문 홍보회사 선정등 한미관계 증진을 위한 노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인들이 한국의 외교 정책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민간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미국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한 그의 발언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이 대사의 이같은 혁신 드라이브는 오랜 직업외교관 생활에서 비롯된 자신감과 평소 소신에서 기인한다는 평이다.

한 외교관은 “32년간의 외교 경륜과 업무 파악력이 ‘정치성 대사’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이 대사는 외시 7회로 1973년 외교부에 입부, 주미대사관 1등 서기관, 이스라엘과 영국 대사를 거쳐 외교부 차관을 지냈다.

이 대사의 전례 없는 혁신 드라이브에 정작 죽어나는 이들은 대사관 직원들. 업무 강도가 한층 높아진데다 이 대사가 업무에 정통한 만큼 실수를 해선 안된다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는 전언이다.

동포사회에서는 이 대사의 신선하고 파격적인 행보가 일회적이지 않고 지속되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이종국 기자 designtimesp=9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