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 오면 우리는 연초의 결심을 제대로 실천했는지 되묻게 된다.
누구나 만족 할 수 없겠지만 그런 마음을 품게하는 세모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곧 새해를 맞이한다.
우선 기분이 좋다. 특별히 생기는 것은 없지만 옛 일을 잊고 새로이 시작한다는 것만으로도 좋다는 뜻이다. 새해에는 누구나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젊은 사람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들뜨게 되고 중년층 사람들은 건강에 각별한 결단을 하게 된다. 나이가 드신 어른들은 뵙게 되면 새해를 맞이해도 지난 세월과 비교해 별로 달라질 일이 없다고 한다.
나이에 따라 또는 살고 있는 환경에 따라 생각은 각각 다르게 마련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포사회도 변함없이 새해를 맞이한다.
남비처럼 뜨거운 한국민을 패닉상태까지 몰고 간 황우석 쇼크는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한국민 전체가 자폭하기 위해 내일을 기다리는 모습으로 비친다는 한 과학도의 신음이 가슴을 메지게 한다.
올 연말 대미를 장식한 황우석 쇼크는 우리가 무엇 때문에 일하고 살아야 하는지를 극명하게 다시 한번 보여 주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의 명제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명예인지 아니면 돈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 무엇인지.
황우석쇼크를 통해 배운 것은 역시 명예도 돈도 아닌 "진실"이라는 두글자다.
"진실"을 평생동안 부족하지 않게 마음에 담고 살아가기 위해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맑은 영혼이다.
터키작가 수아비는 "삶이 주는 선물"이란 책에서 "인생을 산다는 것은 영혼의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따듯한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이 시대에 맑은 영혼을 갖는 살기가 쉽지 않기에 어느 때보다 더욱 필요할지 모른다.
황우석박사는 자신의 이익 때문에 남에게는 물론 나라와 세계인에 큰 피해를 주면서 자신의 이익을 챙긴 사람으로 평가 받게 되었다. 자신의 운명은 자신이 주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는 자신의 이익 때문에 팔아서는 안 되는 영혼을 판 사람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그를 두고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사람이라고 부른다.
잘 생긴 얼굴에 한국 최고 대학의 석좌교수로 있던 그가 왜 그토록 빠르게 나락으로 스스로 떨어졌는지 수수께끼 중에 하나이다. 뉴욕 타임스는 며칠 전 황우석박사의 스캔들을 보도하면서 과학계의 논문조작과 허위논문은 그렇게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또는 논문조작은 더욱더 지능화 되어가고 검증하기도 힘들어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유력한 독일 신문은 황박사 스캔들에 대한 책임이 한국정부에도 있다고 공격했다.
황박사의 공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아마 노무현 정권이 아닌 어느 정권이라도 황박사의 줄기세포 성공을 자신들의 치적으로 이용하고 싶은 마음을 버리지는 못 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황우석 쇼크가 2006년으로 넘어가지 않고 쓰나미처럼 씻겨 가기를 원한다.
새해에는 우리가 그런 부끄러운 쇼크에서 시작 되지 않기를 원한다.
우리를 바라보는 세계의 눈이 예사롭지 않다고 한다.
또한 북한을 보는 눈은 더욱 싸늘하다.
모 본국지 워싱톤 특파원은 미국인 시선을 이렇게 보도했다.
북한은 위조지폐로, 남한은 거짓말로 국제사회내 트러블 메이커처럼 보인다는 답답한 심경을 드러낸 적이 있었다. 남과 북한이 합동으로 같은 시간대에 지구촌에서 망신을 한 셈이다.
일부 젊은 과학자들은 한국과학자의 논문이 국제 과학계 문제아로 비춰져 차별을 받게 되었다고 불평하면서 황박사 처벌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나라와 국민의 명예보다 자신의 피해가 우선 억울하게 생각하고 있다.
황우석 쇼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오랫동안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특히 거짓말쟁이가 발붙이기 힘든 이 미국 땅에서는 더욱 우리를 자극시킬지 모른다.
새해를 맞이하여 갖고 싶은 희망과 기대 속에 맑은 영혼도 꼭 갖게 해달라는 소원을 더하고 싶다.
새해에 나의 결심을 소원하기 전에 내 영혼이 사람 때문에 메마르지 않고 분노하지 않는 그런 한해를 기다리고 싶다.
맑은 영혼에 감동주는 그런 새해가 기다리며 송구영신의 또다른 의미를 새겨본다.
아듀 2005!
김동열 1229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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