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로 中국가특허 따낸 조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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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치료제로 中국가특허 따낸 조선족
  • 연합뉴스
  • 승인 2005.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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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오랜 기간 병마와 싸워가며 자신의 몸을 시험 삼아 연구한 끝에 치료제를 개발해 중국 국가특허를 획득한 조선족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린(吉林)성 훈춘(琿春)시에 거주하는 평범한 가정주부인 김영자(51)씨로, 그는 '대퇴골괴사 치료약물 및 그 조제법'을 발명했다. 괴사는 인체의 한 부분이 썪어 들어가 죽는 상태를 말한다.

   27일 지린성 동포매체인 동북저널에 따르면 김 씨는 18세 때 불의의 사고로 두 다리를 쓸 수 없는 상태가 됐다. 훈춘시의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은 그는 총명함을 인정받아 아예 한의사로부터 침술 등을 배웠다.

   김 씨는 "평생 앉은뱅이로 사느니 죽어버리자는 생각도 했다"며 "하지만 살려는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일어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몸을 임상실험 대상으로 삼아 침을 놓고 좋다는 약재들을 배합해 이것 저것 복용하는 등 끈질긴 노력 끝에 4개월 만에 다시 걷게됐다.

   김 씨는 한 때 암이 아닌가 의심받을 만큼 위장병이 심했고 당뇨와 그 합병증으로 다리와 등이 썩어 들어가기도 했다. 또 아들 셋을 두고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 고통은 가중됐다.

   치료비와 약값이 떨어지자 그는 각종 민간요법을 찾아 스스로 약을 조제해 투약하는 등 병마와 싸워 나갔다.

   15년 간 꾸준히 노력한 끝에 마침내 위장병이 완쾌되고, 살이 썩어 들어갈 정도로 심했던 당뇨병도 호전됐다. 특히 고통스럽던 대퇴골 괴사도 흔적 없이 사라졌다.

   김 씨는 "약초 채집을 위해 혼자 산 속을 헤맸던 시간이 얼마였는지 모른다"며 "조제한 약을 다려놓고 주먹을 꼭 쥐며 스스로 사형선고를 내린 후 마시기도 했다"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투병과 치료경험을 바탕으로 '괴골복활산약으로 대퇴골 결혈성 괴사치료 200례'라는 논문을 썼고, 곧바로 '중화 임상의학 연구' 잡지에 발표해 중국 100편 우수 의학논문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김 씨는 자신이 연구 개발한 '구퉁링(骨痛靈)'을 2001년 국가발명특허로 신청했고 마침내 올해 9월 특허증서를 받았다.

   김 씨의 발명품은 2002년 3월 '세계특허교역평가 및 촉진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제네바 국제특허 기술성과 박람회'에 참가해 금상을 수상했고 그 해 4월에는 홍콩 중화 특허기술 박람회에서도 금상을 차지했다. 상하이(上海) 특허기술 보급응용유한회사로부터는 고급 발명사로 초빙됐다.

   "일본에서 의학을 공부하는 아들이 귀국하면 정식으로 진료소를 만들어 환자를 받고, 당뇨병 치료 특효약을 제조해 특허신청을 할 계획"이라는 그는 도문(圖們)시 불우이웃돕기협회 부회장과 신안가 양로원 명예원장을 겸하며 경제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무료로 약을 공급하고 가난한 대학생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ghwang@yna.co.kr
  (끝)

등록일 : 12/27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