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이 즐거운 16세
상태바
도전이 즐거운 16세
  • 코리안저널
  • 승인 2005.12.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선 집중… 미쉘 위 화려한 프로전향

장타소녀 미셀위(16.한국명 위성미)가 마침내 프로골퍼의 길로 들어섰다. 10월 5일 오전8시 하와이 호놀룰루의 칼라만다린 호텔 기자회견장에는 봅 우드 나이키골프 회장과 마이크 파슬로 소니 마케팅담당 사장이 배석, 미셀 위와의 스폰서 계약을 확인했다.

미셀 위가 처음 스폰서 계약을 맺은 나이키와 소니는 연간 1천만 달러를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셀 위는 앞으로 드라이버에서부터 퍼터까지 나이키골프가 제작한 골프채를 사용하게 된다고 나이키 골프 우드 회장은 이날 밝혔다.

미셀 위는 만 18세가 되기전까지 특별한 조치가 없는한 나이 제한 때문에 LPGA투어프로가 될 수 없지만 앞으로 2년간 최소한 8개 LPGA 투어대회에 초청받거나 이미 따놓은 자격 때문에 출전이 가능하고 여러 남자 대회에도 초청받은 상태다.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분홍색 나이키 상의에 힐을 신은 성숙한 모습으로 회견장에 나타난 미셀 위는 “제가 처음 골프채를 잡는 순간 앞으로의 인생은 골프가 전부일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었다”며“그로부터 12년후 마침내 프로로 전향하게 됐고 그래서 무척 흥분된다”고 말했으며 허리케인 성금으로 50만 달러를 기부했다.

프로 전향을 선언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미셀 위는 여자무대는 물론 드라이브샷 최대 비거리 300야드 이상의 폭발적인 장타력을 바탕으로 남자골프의 최고봉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까지도 호령할만한 잠재력을 갖춘 대형 유망주다.

골프 실력 뿐 아니라 미스코리아(1985년)에 뽑혔던 모친 서현경(39)씨와 187㎝의 장신인 부친 위병욱(45) 하와이대 교수로부터 물려받은 미모와 늘씬한 몸매(183㎝)는 그의 스타성을 더욱 높인다.
하와이 푸나호우스쿨에 재학중인 미셀 위는 성적도 좋고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까지 할 수 있는 팔방미인. 독서와 그림, 컴퓨터, 쇼핑을 좋아하는 평범한 고교생이기도 하지만 골프에서만큼은 ‘신동’의 칭호가 부끄럽지 않은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지난 89년 10월11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출생한 미셀 위는 만 4세였던 94년부터 부친 위씨의 지도로 골프채를 처음으로 손에 잡았다. 미셀 위가 처음으로 18홀 코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마친 것은 겨우 만 7세였던 지난 96년.
미셀 위는 골프입문 3년만에 18홀 14오버파의 좋은 스코어를 내며 ‘골프신동’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만 10세가 된 지난 2000년부터 미셀 위는 아마추어대회에  본격적으로 출전하며각종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운다.

미셀 위는 2000년 미국골프협회(USGA)  여자 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 선수권대회에서 선전을 펼치며 사상 최연소 USGA 아마추어챔피언십 출전자격을 획득했고, 이듬해 11세부터는 각종 주니어대회 우승을 싹쓸이해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2002년에는 LPGA 투어 다케후지클래식 월요예선에서 83타를 쳐 투어  사상 최연소 통과 기록을 세웠고, US여자아마추어퍼블릭에서 대회 사상 최연소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미셀 위는 여세를 몰아 2003년 1월 PGA 투어 대회인 소니오픈 월요예선에도 도전했으나 예선통과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미셀 위는 아픔을 딛고 같은 해 3월 열린 LPGA 투어 메이저대회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정상급 프로골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9위에 올라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LPGA 투어 사상 최연소 컷 통과 기록도 당연히 미셀 위의 몫.

당시 미셀 위는 ‘골프여제’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보다 무려 20야드나 긴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280야드의 무시무시한 장타(최장거리 300야드)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었다. 상승세를 탄 미셀 위는 전년도 4강에 올랐던 US여자아마추어퍼블릭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남자대회인 캐나다투어 베이밀스오픈플레이어스챔피언십과 네이션와이드투어(PGA 2부투어) 앨벗슨보이시오픈에서는 여전히 컷오프를 면치 못했다.

미셀 위는 그러나 이듬해인 2004년 1월 PGA 투어 소니오픈에서 비록  컷  통과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2라운드 합계 이븐파 140타로 남자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쳐 남자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여성 골퍼의 남자무대 진출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조금씩 바뀐 것은 미셀 위가 2004년 소니오픈에서 불과 1타차로 탈락하면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셀 위는 이어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4위에 올랐고, 미국-유럽간 아마추어 팀 대항전인 커티스컵에서 최연소 미국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영광을 누렸다.

미셀 위는 올 시즌에도 남자대회 컷 통과의 꿈은 아직 이루지 못했지만 LPGA 무대에서는 만 15세의 나이로 SBS오픈, 맥도널드LPGA챔피언십, 에비앙마스터스 등 모두 3차례나 준우승을 차지해 더이상 아마추어 신분으로 남을 이유가 없어졌다.

그의 우상은‘골프황제’우즈. TV에서 우즈의 경기를 지켜보며 프로골퍼의 꿈을 키웠다는 미셀 위는 자신의 침실 벽면을 우즈의 사진으로 도배할만큼 그의 광팬이다. 프로 전향을 선언한 미셀 위가 기대대로 장차 자신의 우상에 버금갈 업적을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이같은 대박 예감 속에서도 미셀 위의 프로생활에 대해서는 우려의 눈길을 보내는 골프 전문가들도 있다.
아직 고교생이어서 대학문제와 어린 나이에 프로로서의 중압감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작 본인은 “도전”하는것이 즐겁다는 당찬 16세다.■


‘천당에서 지옥으로’혹독한 신고식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규정 위반으로 실격 “규정이 따르겠다. 많은 것 배웠다”
구름같은 갤러리를 몰고 다니는 화제의 소녀 미셀 위(나이키골프)가 프로 선수로 첫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총상금 85만달러)에서 규정 위반으로 실격당했다.
반면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시종 선두를 질주한 끝에 2위 폴라 크리머(미국)를 8타차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우승, 대회 2연패, 같은 대회 5승을 달성하며 부동의 '골프여제'임을 과시했다.

미셀 위는 10월 16일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골프장 캐니언코스(파72. 6천634야드)에서 열린 최종 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쳐 4라운드 합계 8언더파 270타로 4위에 올라 무사히 데뷔전을 마쳤으나 2시간만에 실격을 통보받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사막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악천후로 3차례, 3시간20분이나 중단된 끝에 힘겹게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미셀 위는 보기 3개와 버디 1개로 기대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지만 최정상급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상위권에 입상, 천재소녀의 화려한 등장을 알리는 듯 했다.

난생 처음 5만3천126달러라는 적지 않은 상금도 받게 된 미셀 위는 주변의 축하인사에 들떴으나 불과 2시간만에 경기위원회의 호출을 받고 실격을 통보받았다.

실격 사유는 지난 16일 3라운드 때 7번홀(파5)에서 덤불 속에 떨어진 두번째샷을 언플레이블을 선언하고 드롭한 위치가 규정을 어겼다는 것.
‘홀과 가깝지 않은 곳에 드롭해야 한다’는 규정(사진)을 어겨 2벌타를 부과받아야  했지만 스코어카드에는 벌타없이 파를 적어냈던 미셀 위는 제보를 받고 녹화방송 중계 테이프를 분석한 경기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실격과 함께 기록 무효와 상금도 취소됐다.

미셀 위는 “많은 것을 배웠다”며 “규칙은 규칙이므로 따르겠다”고 말했다. 대회 내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최종일에도 화제의 중심에 선 것은 미셀 위였지만 대회가 끝난 후에도 계속 화제다.
미셀 위의 프로 데뷔전은 가능성과 함께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재확인한 무대였다.

메이저대회 우승자와 상금랭킹 10위권 안팎의 최정상급 선수만 출전한 대회라는 점에서 미셀 위의 성적은 ‘새내기’의 수준을 뛰어넘어 정상급 선수로서 손색이 없다. 이미 검증된 장타력과 파워풀한 샷에 눈에 띄게 향상된 쇼트게임  능력은  프로 무대에서도 언제나 우승을 다툴 수 있는 기량이라는 평가.

그러나 종종 집중력을 잃어버려 어이없는 짧은 거리에서 보여준 퍼팅 실수와 심리적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은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한 대목이다.

또 긴장 탓인지 경기 운영 미숙을 드러냈고 느린 플레이로 스스로의 리듬을 깨는 일도 잦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