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한인 방송 간부 해고싸고 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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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한인 방송 간부 해고싸고 갈등 심화
  • 연합뉴스
  • 승인 2005.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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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연합뉴스) 이경원 통신원 = 시카고 한인 TV 방송사 간부의 해고를 둘러싼 한인사회의 갈등이 시카고 트리뷴을 통해 크게 보도됐다.

   트리뷴은 7일 "TV 해직자 문제로 한인사회 양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시카고 지역 한인 TV인 한미 TV(KBC)와 조광동(60) 전 보도담당 부사장과의 갈등으로 인해 한인사회가 양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상세히 전했다.

   시카고 지역에서 채널 28을 통해 방송되는 KBC의 보도담당 부사장이었던 조씨가 지난 한인회 선거 당시 해설을 통해 한인회 간부들을 강도높게 비판했으며, 이같은 조씨의 어조를 탐탁히 여기지 않은 사주는 해설 내용에 제한을 가했고, 이에 조씨가 격분하자 태도를 문제 삼아 조씨를 해고했다는 것.

   신문은 조씨의 해고 이후 한인 사회가 그를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으로 심하게 양분됐다고 전했다.

   2002년부터 KBC에서 해설과 토크쇼 등을 진행해온 조씨는 회사측이 자신의 뉴스 보도에 간섭하고 사주가 운영하고 있는 사업과 관련된 프로모션 차원의 방송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한인들은 몇명의 사람들만이 지배하는 작고 아주 고립된 섬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나의 해고가 한인 사회 문화를 바꾸는 점화제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KBC의 모기업 KM 커뮤니케이션의 배건재 대표와 배명화 한미 TV 대표등 배씨 일가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단순한 회사 내 인사 문제를 조씨가 부풀려 한인 사회의 분열을 초래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KBC의 배건재, 배명화 대표는 변호사를 통해 법정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을 들어 인터뷰를 거절했다.

   트리뷴은 초기 이민자들이 비전문직종에 종사하며 시카고 코리아타운을 중심으로 거주하던 것에 비해 현재는 2세와 전문직 이민자들이 늘어나고 주거 지역도 시카고 교외로 분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또 이런 변화속에서 한국어 언론들이 한인들을 결집시키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태로 한인사회의 양분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리뷴에 이같은 기사가 실리자 많은 한인들은 "어느쪽 주장이 옳든간에 이는 한인 사회 내부에서 해결돼야 할 문제다. 한인 사회의 평판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kwchrislee@yna.co.kr
  (끝)

등록일 : 12/08  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