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변화를 외면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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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변화를 외면하지 말자"
  • 김동열
  • 승인 2005.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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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평통 주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남북관계' 특강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세현 민화협(민족화해 협력 범국민협의회)대표 상임의장이 지난 28일 샌프란시스코 미야코 호텔에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의 전망"이란 주제로 통일 관련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지역 평통위원과 동포 약 150여명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는 평통 샌프란시스코 협의회에서 주최했으며 정경애 부회장이 사회를 맡았다.
정의장 특강 전 정에스라 SF평통회장의 개회사, 정상기 총영사의 환영사, 김홍익 한인회장의 축사가 있었다.

정의장은 1시간여 계속된 특강에서 시종일관 경협에 의한 북한과의 교역 증대가 남북간 긴장완화와 통일협력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금강산 관광과 개성 공단에 투자된 남쪽의 돈이 '통일을 위한 종자돈'이 되고 있으며, 사회주의 국가들이 앞서 밟았던 대로 상당히 빠르게 개방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장은 과거 YS정권 때는 사회주의 국가들의 민주혁명과 소련 연방의 붕괴에 따라 북한도 결국 자연붕괴 과정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었며,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이 특히 강조된 반면 북한은 살아남기 위한 긴장대결을 추구해 남북관계가 악화되는 과정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들어선 DJ정부는 YS정권의 긴장에 따른 남북대화 실패를 교훈 삼아 흡수통일이 아닌 상호공존과 체제 보장을 골격으로 한 햇볕정책을 실시해 김대중 대통령의 북한 방문, 김정일 위원장과의 6.15공동선언을 이끌어 냈다.

이런 일련의 정책을 통해 남북 신뢰가 형성되고 경제협력의 기초가 마련되어 결국 개성공단이 건설되고 남북이 서로 필요로 하는 상호의존 경제형태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고 보고했다. 금년도 북한의 총교역액 30억 달러 중 남한이 10억을 차지한 것만 보아도 남한이 북한 교역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의장은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이 식량난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조금씩 문호를 열기 시작했음을 상기시켰다.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실패로 나타난 식량난이 동유럽과 소련, 베트남을 개방시켰으며 종국에는 중국도 개방국 대열에 끼어 오늘의 대경제국으로 성장하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북한도 개방이라는 대세의 흐름에 돌이킬 수 없는 위치에 서 있다. 경제 개방이 북한 주민들의 기본 욕구를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진전될 것이며 사회, 문화 개방으로 이어져 정치, 군사의 마지막 부분에까지 개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의장은 지난 77년 통일원에서 통일 관련 이론과 실무에 밝은 대표적인 통일맨으로 불려왔으며 제29대와 30대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날 특강은 주제 자신의 통일 업무 관련 사항을 연도별 또는 큰 사건별로 나누어 보고했으며 일반에 알려지지 않은 내용을 주제로 설명해 통일에 관심 있는 동포들의 남북통일 궁금증을 풀어 나갔다.

특히 북가주 6.25 참전국가 유공자회(회장 유재정) 회원의 북한 불신 발언과 한국 내 반미 운동에 대한 우려의 질문에 대해 "자신은 현재 한국 대학생들이 갖고 있는 건전한 통일관을 믿는다"고 말하면서 "이제 남북간은 경제적인 격차로 인해 북한에 의한 적화 통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정했다.

이어 현재 북한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개방의 물결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된다"며 "남북간의 긴장은 결국 한국의 신용도 등급에 직결돼 경제적인 부담으로 나타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에 있는 우리 동포들은 남북통일의 또 다른 당사국인 미국 주류사회에 들어가 북한을 포용하는 것이 북한을 개방으로 이끌어 내는 지름길이자 가장 확실한 통일정책이라는 것을 널리 알려 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특강에 참석한 일부 동포들 중에는 정의장의 일방적인 남북관계와 통일 전망에 동의를 표하기도 했지만, 또 다른 동포들은 식량과 비료 등 퍼주기식 경제협력만이 북한의 적화통일 제어장치로 생각하는 발언에 수긍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첫번째 질의자가 자신의 소속단체 설명성 질문으로 참석자들을 지루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사회자가 질의를 제한하자 질의자가 항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민화협은 1998년에 창립되어 민간 차원에서 민족의 화해협력과 평화 통일을 위해 활동하는 200여개의 정당, 종교,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통일운동 상설 협력체로 통일에 대한 국민적 합의 도출과 민족의 화해와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운식 사무차장은 지난해 약 30억원의 예산을 집행했는데 올해 6.15선언과 8.15행사 때 남북방문단들의 상호 방문과 대규모 기념행사를 열어 약 4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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