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같은 ‘역동의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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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같은 ‘역동의 민족’
  • 예동근
  • 승인 2005.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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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에트랑제] 시류 영합 ‘일회성 바람’아닌지...

허리케인을 네이버 사전에서 검색해보면 ‘싹쓸바람’이라고도 하며 ‘폭풍의 신’ ‘강대한 바람’을 뜻한다고 나온다.

우리는 ‘배달민족’이라고 하면서 떠돌아 다니길 좋아한다. 세상에서 바람을 가장 잘 타는 민족이 우리가 아닐까.  허리케인같은 역동의 민족이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그래서 전세계 150개나라에 7백만명이 나가서 사는 것이 아닐까.

2년전 한국에 오기전까지 살았던 중국에서 조선족은 타민족에 비해서 교육열이 제일 높았다. 여기서도 교육 바람이 불어 인구비율로 볼 때 대학생이 제일 많이 배출되었다.

또한 조선족은 개혁개방후 제일 먼저 러시아, 한국, 일본, 미국등에 진출해 ‘이동 허리케인’을 일으켰다. 석 박사공부를 하는 학생수로 볼 때, 한국에 있는 조선족 유학생들이 5천명에 가까우며, 일본에도 5천명, 미국에 4천여명에 이른다. ‘유학 허리케인’이라고 할만하다.

그러나 한국에 와서 2년동안 생활해 보니, 허리케인의 원조는 한국이 아닌가 싶다. 다만 본점과 지점사이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에서도 허리케인의 원조가 한국이라고 어렴풋이 느낀것은 ‘한류’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TV드라마 ‘사랑이 뭐 길러가 들어오면서, 연변조선족자치주 수부인 연길시가 저녁 8시쯤이면 모두 집에서 드라마를 보느라 전 거리가 조용해졌다. 이처럼 드라마 음악 영화 휴대전화 노트북 불고기 김치 등등 여러분야에서 강하게 ‘한국 허리케인’이 나타났다.

요즘 한국과 중국간에 터진 ‘김치사건’도 ‘대장금 허리케인’으로 해결하는 방식을 보아서는 한국은 허리케인의 원조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한국에서 ‘허리케인’을 중심어로 퀴즈를 낸다면 많은 사람들이 알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축구와 관련해서 물어면 ‘4강신화’ ‘붉은 악마’가 나타날 것이고, 경제와 관련된 허리케인하면 ‘한강의 기적’ ’압축적 성장’사회운동과 관련하면 ‘촛불시위’ ‘노사모’ 드라마 허리케인 하면 ‘겨울연갗 ‘배용준’ 일것이다. 요즘에 또 바이오 허리케인 하면 ‘황우석교수’가 나올 것이다.

동시에 생활분야에서 역시 강한 허리케인이 일어나고 있다.
‘성형수술 허리케인’이 일어나고 있고, 건강, 음식분야에서 ‘웰빙’과 ‘원조’허리케인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고 ‘언어 허리케인’으로 볼 때, 중국어 바람이  일어나면서  수많은 ‘일본어학원’간판들이 ‘중국어학원’간판으로 바뀌어 지고 있다.

이처럼 생활분야에서는 세계에서 허리케인이 제일 자주 일어나는 지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한국은 역동성이 강하다’라고 표현한다.

또 다르게 곰곰이 생각하면 여기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부분은 자생된 허리케인이 아니라 정말 ‘지나가는 허리케인’인 것이다.

언제인가 한국친구들과 노래방에 간 적이 있다. 한국식으로 표시하면 ‘코드’가 달랐다. 내가 선곡한 노래들은 우리 부모세대의 정서와 잘 어울리는 ‘전통’이 강하다면, 한국 친구들은 ‘시류’에 따른 것들이었다.

한편으로 내가 시대에 뒤떨어 진다고 표현이 될지도 모르지만, 역으로는 한국은 그만큼 ‘전통’과 단절이 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만큼 자체의 뿌리에 기초한 ‘허리케인’이라기보다 ‘코드’에 따라 가는데 정신이 없다. 40대가 된 아버지들도 자식들과 교류하기 위해 그들의 ‘코드’에 맞는 노래를 배운다는 것을 보아서는 정말 한국은 하리케인의 ‘원조’일까 하는 회의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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