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딛고 일어선 그녀만의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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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딛고 일어선 그녀만의 작품세계
  • 김동열
  • 승인 2005.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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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 화가 박혜신양 초청 전시회 '내친구들 전'

태어나면서 터 뚜렷한 학습장애를 가진 한 장애우가 화가로 우뚝 섰다.

꽃의 화가로 불릴 만큼 각양각색의 꽃그림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는 박혜신양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 선천적인 학습장애를 딛고 일어선 영광의 얼굴이기도 하다.

'장애우의 벗'(회장 임흥순)이 주최하는 장애우 화가 박혜신양 초청 전시회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서니베일의 리 아트 갤러리(대표 이명수 화백)에서 열렸다.

'내 친구들 전'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번 전시회는 주로 나무와 꽃 등 자연을 소재로 한 수채화가 대부분으로 비교적 색채가 밝고 섬세하다는 느낌을 준다.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박혜신양의 작품을 일일이 설명하고 있는 박양의 미술 지도교사인 이 데레사 씨는 작품마다의 사연과 그리게 된 동기 등을 설명하는 섬세함을 보여 전시회를 더욱 정감있는 분위기로 이끌었다.

박양의 엄마인 김명희씨는 "혜신이는 아직도 본인이 화가라는 사실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그림으로 그리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최근에는 색종이접기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또 "혜신이는 어렸을 적부터 자연을 보는 세심하고 집중적인 눈을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초등학교 1학년 시절부터 시작된 미술교육은 박양의 순수한 동심과 어우러져 그녀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번 전시회를 주최한 '장애우의 벗' 임흥순 회장은 "한 장애우가 이렇게 한 분야에서 성공하기에는 가족들이, 선생님이, 사회의 분위기가 있었을 때 가능했으리라 본다. 저 그림 한 작품이 나올 때까지 수고한 모든 사람이 있었듯이 한 장애우가 홀로서기까지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숨은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우리 회원 중에도 음악이나 미술에 관심 있는 장애우들이 몇 명이 된다. 지속적으로 그들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시회가 있었던 리 아트 갤러리의 대표 이명수 화백은 "유명 화가가 아닌 사람들의 평범한 그림들을 전시해 보고 싶었다. 그러던중 박혜신양과 조인이 되어 이번 전시회를 열게 되었다. 많은 장애우들이 찾아주어 더욱 보람됐다"고 소감을 얘기했다.
(박성보 기자/샌프란시스코 선데이교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