在美 명성황후 후손, 18세기 소총 한국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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在美 명성황후 후손, 18세기 소총 한국 기증
  • 연합뉴스
  • 승인 2005.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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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미국에 거주하는 명성황후 후손인 체스터 장(67.한국명 장정기) 부부가 18세기 한국에서 제작된 희귀 소총을 한국 정부에 기증했다고 현지 동포 언론들이 전했다.

   7일 라디오 코리아 등 동포 언론에 따르면 장 씨의 아내 완다 씨는 5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한국문화원에 소총을 전달했고, 문화원은 오는 28일 개관하는 용산 국립박물관에 보낼 예정이다.

   장 씨 부부가 기증한 총은 1700년대 제작된 화승식 장총으로, 조선 왕실의 근위병들이 사용하던 것이다. 아직도 왕실 문양이 뚜렷이 남아있는 이 총의 재질은 강철과 나무로 이뤄졌으며 길이는 1m60cm 정도이다.

   문화원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품"이라며 문화재적 가치를 평가했다.

   장 씨의 어머니 민병윤(92) 씨는 명성황후의 동생 민영휘 씨의 손녀이다.

   이들 부부는 지난 5월 한인타운에서 싸움을 말리다 총격을 받아 사망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던 장진현 씨의 부모.

   문화원에서 열린 기증식에서 완다 씨는 "지난 5월 한국 최전방에서 발생한 총기사고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들과 슬픔을 나누고 다시는 불행한 총기사고가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증하게 됐다"고 동기를 밝혔다.

   장씨 부부는 LA카운티 박물관에도 18세기에 만들어진 베트남 불상을 기증한 바 있다. 또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조선시대 소장품들을 1950년대 이민할 때 가지고 가 보관해 오다 미주 한인이민 100주년을 맞아 2003년 하와이대학에 조선시대 미술품 및 생활품 100점을 기증하는 등 최근 대학과 미술관, 박물관 등에 꾸준히 기증하고 있다. 현재 1천400여 점을 보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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