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사망 러 기숙사 화재사건 심리 2년만에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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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사망 러 기숙사 화재사건 심리 2년만에 시작
  • 연합뉴스
  • 승인 2005.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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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전영선양 사촌오빠 유족 대표격으로 참석
지난 2003년 11월 발생한 모스크바 소재 민족우호대학(루데엔) 기숙사 화재 사건에 대한 법원 심리가 2년여만에 시작됐다.

루데엔 기숙사 화재는 한국인 1명을 포함한 25개국 출신 외국인 44명이 숨지고 156명이 부상해 러시아 최악의 화재 사건으로 기록돼왔다.

모스크바 가가린스키 법원은 지난달 22일 1차 심리를 연데 이어 지난 4일 2차 심리를 갖고 검찰과 피의자측 변호인단의 의견을 들었다.

이날 심리에 참석한 고(故) 전영선(사고 당시 19세)양의 사촌오빠인 전재균(36)씨는 6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검찰이 의뢰한 화재 감식 전문가들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면서 재조사와 함께 새로운 증인 채택을 변호인들이 요구했지만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씨는 12년째 모스크바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관계로 이날 법정에 사망자 유족으로는 유일하게 출석했으며 "심리가 오는 28일 속개돼 11월말쯤 최종 선고가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재 사건 피의자로 예브게니 쿠니친 행정총무담당 부총장 등 학교 관계자 5명과 관할 소방서 책임자 1명 등 총 6명을 기소했으며 이날 법정에는 5명이 출석했다.

전씨는 재판이 사건 발생 2년이 지나서야 시작됐다는 점도 문제지만 사건 피해자들은 법원이나 검찰이 재판 일자도 제대로 통보하지 않은채 심리를 열려고 하는데 불만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지난달 22일 1차 심리 때는 법원이 대사관은 물론 유족들에게 일절 통보를 하지 않아 개인적으로 검찰과 꾸준히 접촉한 유족들만이 법정에 나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러시아 주재 한국 대사관은 법원으로부터 9월 13일자 발송 일자가 찍힌 공문을 1차 심리가 시작되기 직전에 받았지만 심리 일자는 전혀 명기되지 않은채 한국인이 3명 죽은 것으로 나와 있어 당황했다고 밝혔다.

당시 공문에는 전씨 외에도 박모, 이모 라는 이름이 명기돼 있었는데 대사관은 나머지 2명을 북한인들로 추정했다.

전씨도 법정에서 판사가 '카레예츠(한국인)'라면서 사망자 3명을 호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루데엔 화재 사건에서 북한 학생이 숨졌다는 소식은 전혀 없었으며 이날 법정에도 북한 대사관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합뉴스

최초작성시간 : 2005-10-06 오후 5:2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