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美동포 여성, 영문 수필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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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美동포 여성, 영문 수필집 출간
  • 연합뉴스
  • 승인 2005.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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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그늘에 가려진 고단한 삶 술회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라라에 거주하는 이순옥(75.여) 씨가 자신의 자전적 생활을 담은 영문 수필집 '구름 넘어 푸른 하늘'을 최근 출간했다. 엑스라이브리스 출간, 202쪽.

   이 씨는 3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44년 전 유학할 때의 일, 한국에서 처녀의 몸으로 딸을 낳았던 이야기, 미국 남자 동성애자와 결혼 생활 등을 이 책에담았다"고 밝혔다.

   출판사 측은 "이 씨는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그늘을 여성만의 섬세한 필치로 그려냈으며 한국전쟁 등 역사의 무게를 더해 숨막혔던 자신의 추억을 천착했다"고 평가했다.

   이 씨는 "이화여대 법대에 진학한 뒤 숙명여대 영문과로 편입했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바람둥이 남자를 만나 딸을 하나 낳았는데 결혼도 하지 못한 상태였다. 31세때 유학을 결심, 홀트 아동복지에서 미국으로 보내는 입양아들과 함께 오리건주로 왔으며 다시 친구가 있었던 버클리지역으로 이주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용학교에 관심이 많아 2년제 미용 대학에 입학하면서 졸업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선셋 블로버드에서 도라지 미용실을 14년간 운영하기도 했다.

   도라지 미용실은 도리스 미용실과 함께 가장 먼저 재미동포 사회에 문을 연 미용실이다.

   영주권을 얻기 위해 결혼한 미국인이 동성애자란 것도 뒤늦게 알았고 한국에 있던 딸을 몰래 데려와 미국에서 영주권 수속을 하기까지의 어려움 등 이 수필집은 회상 형태로 이뤄졌다.

   그는 "아침 5시에 일어나 10년동안 써왔던 작품들을 모아 5년간 컴퓨터 입력 끝에 출고했다"며 "한국어 번역판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자전적 소설도 준비 중인 이 씨는 "동포 노인들이 주축이 된 실리콘밸리 라이더스 클럽과 미국 시니어 라이더스 클럽에서 작품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씨는 지난 1일(현지시간) 서니베일 가주부페에서 출판 기념회를 가졌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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