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우토로 주민들 "정부 자금지원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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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현장> 우토로 주민들 "정부 자금지원 희망"
  • 연합뉴스
  • 승인 2005.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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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우토로 매입자금의 3분의 1은 현지주민이 조달할 수 있는 만큼 나머지를 한국 정부가 지원해 주기를 바랍니다"

일제 마지막 강제징용촌으로 법원에 의해 퇴거 위기에 처한 우토로 주민회 엄명부(嚴明夫) 부회장은 26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의 주일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의 참고인으로 나와 이같이 호소했다.

   엄 부회장은 "우토로 주민들이 지금 스스로 돈을 모아 땅을 매입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며 "그러나 부족할 것으로 판단돼 한국 정부의 지원금이나 보조금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땅을 매입하게 될 경우 평화기념관을 지어 일본인의 역사인식을 바로잡는데 활용하고 싶다"며 "종군위안부나 강제징용 군인.군속 등의 문제처럼 우토로 문제 역시 일본이 애매하게 해온 전후보상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이 우토로 지원을 위해 한달치 급여를 기부할 의향을 밝혔는데 라종일 주일대사가 만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배경을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은 "땅을 팔려는 쪽에서 한국 정부가 개입한다는 말에 값을 올리려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한국 정부나 시민단체가 너무 개입하지 말고 민단 등이 나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을 밝혔다.

   박성범 한나라당 의원은 "한국 정부가 협상력을 발휘하고 자금을 지원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냐"고, 김부겸 열린우리당 의원은 "금융기관 장기융자 등에 민단이 지급보증을 서주는 것이 어떤가"라고 각각 물었다.

   교토(京都)부 우지시에 위치한 작은 마을 우토로는 1940년대초 교토비행장 건설에 동원된 재일교포들이 모여살았던 곳이다. 판자촌을 짓고 살았는데 1964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판자촌이 철거되며 갈 곳을 잃었다. 일본인들은 교토시가 제공한 아파트로 입주했으나 교포들은 외면당했다.

   원래 땅 소유자였던 닛산차체가 1987년 서일본식산이라는 회사에 땅을 팔아넘겼다. 이후 교포들은 강제철거 위기 속에서 살아왔다. 서일본식산과 이노우에 마사미라는 개인이 이 땅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소유권 소송이 벌어졌다. 이노우에씨가 최근 강제철거를 신청, 교토지방재판소가 오는 27일 강제철거에 나서기로 했으나 서일본식산의 이의제기로 유보된 상태다. 현재 160여 교포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배지원 우토로 국제대책회의 사무국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외교통상부장관에 우토로 관련 공개질의를 보냈으며 지난달 26일 4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밝혔다.

   4가지 조건은 서일본식산과 이노우에씨 사이의 재판 종료, 토지소유주와의 가격협상 종료, 매입 후 마을 개발계획 제시, 최종 토지소유권자 확정 등이다.

   배 국장은 "이노우에씨는 현재 55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 조달금이나 모금 등을 통해 얼마간을 충당하고 나머지 30억원 정도를 정부가 지원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땅이 매입되면 땅의 최종 소유권자는 주민이 아닌 '재단'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대책회의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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