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상' 대부' 임창빈 회장 "성공비결, 매일 최선을 다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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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상' 대부' 임창빈 회장 "성공비결, 매일 최선을 다한 것"
  • 노컷뉴스
  • 승인 2005.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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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킨텍스 인터뷰 룸에서 재미기업 창텍스의 임창빈 회장.(류승일기자/노컷뉴스)

"매일 매일 최선을 다했다. 1년, 5년, 10년 아니 평생을 이런 자세로 살면 성공은 스스로 찾아온다." 세계적인 카펫원료 생산업체인 '창텍스'를 비롯, 5개의 회사를 거느린 동포기업인 임창빈 회장(67)이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경기도 한국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제4회 세계한상대회에 참석차 방한했다.

전세계에 700만 재외한인동포가 진출해 있지만 성공한 재미 기업인으로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대부로 통한다.

5개 회사의 매출만 1억 달러를 훨씬 웃돌고 특히 전세계 시장에서 유통되는 카펫이나 매트류에는 그의 공장에서 생산된 원료가 대부분 들어간다.

국내 기업인과 동포기업인들의 네트워크 구축을 목적으로 시작된 세계한상대회에서 대회장을 맡고 있는 임창빈 회장은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인터뷰에 응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들려줄 얘기가 많단다. 그의 성공스토리를 들어보자.

다음은 임창빈 회장 인터뷰 전문

◈ 언제 미국에 갔나? = 57년 서울 용산고를 졸업하고 58년 말에 미국에 유학갔다. 사실 저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집안 어른중에 상공부장관과 군장성도 계셔서 남들이 부러워했지만 중고등학교 때는 친구들과 어울려 음악다방을 돌아다니며 공부를 게을리하자 아버지가 고심끝에 결국 미국에 유학을 보낸 것이다.


◈ 미국 생활은? = 센트럴 미주리 대학에 입학했지만 가장 먼저 부딪친 장벽은 언어였다. 첫날 강의에서 한마디도 못알아들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후 하루에 4시간 미만을 자며 공부를 했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수학, 물리, 화학은 항상 A학점을 받아 우등으로 졸업하고 미주리대 석사과정도 마쳤다.

아버지는 매달 150달러라는 당시로는 거금을 보내주셨는데, 자립해야 한다는 생각에 1년이 지난 뒤부터는 송금받기를 중단하고 학교와 식당에서 쓰레기통 닦기와 접시닦기, 웨이터 등 온갖 궂은 일을 하며 학비를 벌었다.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기까지 저축한 돈만 해도 5000불이 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업을 해서 백만장자가 된 즐거움 보다도 미국생활 초창기 부모님의 도움없이 자립할 수 있었던 그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

◈ 사회생활은 어떻게 시작했나? = 학업을 마친 저는 컴퓨터나 화학계통으로 취직을 하려고 했는데, 당시 미국에서 컴퓨터를 쓰던 곳은 군과 정부 밖에 없었고, 기밀문제 때문에 외국인에게 취업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세계적인 카펫 생산기지인 조지아주 달튼 지역의 한 화학회사에 취직했다. 달튼지역은 미국 카펫 공급의 80%를 담당하는 지역이고 제가 다니던 회사는 카펫 원료의 70%를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했다. 화학전문가로 인정받은 나에게 회사는 나중에 일정 지분을 줘서 경영에도 참여했다.

◈ 사업적으로 성공하게 된 과정도 궁금하다 = 화학회사에 취직한 지 6년만에 독립해서 무역회사를 차렸다. 동양권에 카펫을 수출하면 돈이 되겠다 싶어 먼저 일본사람과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한국과 중국, 인도 등을 오가며 동업자를 찾아 본격적인 무역업무를 시작했고 사업규모를 키워 나갔다.

여러가지 사업을 하면서도 별다른 실패없이 성공의 길을 걷게 된 이유는 몇 있다. 사업 파트너를 구할 때 원칙을 지킨 것이 바로 그것이다. 사업체를 관리할 파트너의 정직성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리고는 타이밍, 즉 투자의 적기가 문제가 되는데, 이런 것들이 충족되면 과감히 투자했다.

일단 사업을 시작해 궤도에 오르면 파트너에게 지분의 50%를 눈딱감고 줬다. 왜냐하면 사업파트너가 주인의식을 갖고 회사를 관리해 주도록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서였다. 인맥과 사업노하우를 가진 파트너가 회사를 나가 별도의 회사를 차리면 사람잃고 돈을 잃는 결과가 되는 것 아닌가. 이렇게 해서 현재는 타일렉스와 창텍스, 히트맥스, TR & CC 화학, 이솝스전자 등 5개 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 평소의 생활신조가 있다면? = 돈도 별로 없고 영어도 못하는 이른바 ‘노머니’, ‘노잉글리시’ 상태에서 성공하게 된 이유는 매일 매일 최선을 다한 것이 컸다. 내나이 서른살 되던 무렵인 37년전부터 지켜온 신조다. 그리고 지나간 과거에 집착하지 않았다. 과거는 아무리 생각해 봐야 되돌릴 수 없고 미래도 어떻게 될 지 예측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오늘’은 컨트롤할 수 있지 않나.


매일 매일 최선을 다해서 살면 첫날은 별 차이가 없겠지만, 1년, 5년, 10년 나아가 평생을 그렇게 살면 성공은 스스로 찾아오게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 세계한상대회의 대회장을 맡고 계신데 행사의 의의는? =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700만 한인들은 누구보다 지역 사정에 밝다. 국내외 기업인과 한상이 글로벌 한민족 경제 네트워크를 구축할 때 한민족은 세계시장에서 우뚝서게 될 것을 확신한다. ◈ 정부나 기업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 1,2차 대회를 보니 해외동포 한상만 모이더라. 우리가 원했던 것은 국내 경제인들과 원활하게 교류하는 것이다. 올해 제4차 한상대회부터 한국의 CEO들과 만남의 장을 갖게 됐는데 해외동포에 대해 정부와 국내 기업인들이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

남미를 예로 든다면 일본의 경우 남미 진출을 위해 반드시 그 지역 교포를 통해 사업을 한다. 현지사정에 밝고 언어도 통하기 때문에 투자자도 좋고 지역동포도 잘 살게 되는 윈윈이 가능하다. 중국의 경우도 화교들이 화상네크워크를 통해 세력을 키워가고 있지 않은가. 한상대회의 활성화를 통해 대한민국과 전세계 동포들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한민족 공동체를 이루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CBS경제부 이재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