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파혼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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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파혼 소동
  • 김재수변호사
  • 승인 2005.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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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이주하면 처음에는 생활기반을 잡기위해 고생을 한다. 그 다음 걱정은 아무래도 자녀교육 이다. 어떻게 하든지 좋은 학교와 좋은 환경에서 애들을 키우고자 하는 것은 우리 한인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 한인들이 집을 매입할 때 중요시 하는 것은 교육환경 이다. 이곳 LA에도 어바인(Irvine)이나 풀러톤(Fullerton) 등 소위 LA 강남 8학군지역이 인기있고 또 집값도 비싸다.

자녀들이 학교를 마치면 그 다음에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혼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결혼상대를 고를 때 아직도 많은 한인들이 경제적 능력을 많이 보는 것 같다. 의사나 변호사 또는 치과의사 처럼 안정적인 수입이 있는 면허를 가진 상대를 선호한다.

그런데 미국에서 이와 같은 업종에 종사할 수 있는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전문대학원을 졸업하여야한다. 이와같은 전문대학원을 마치기 위해서는 공부도 잘해야 하지만 비싼 학비를 들여야 한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졸업할 때 학자금 융자빚을 지게된다.

그런데 문제는 내 자식의 학자금 빚은 상관없으나 상대편 배우자가 가지고 있는 학자금 빚은 안된다는 것이다. 필자에게 사건을 의뢰한 한분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이분은 미국에 와서 페인트일을 하면서도 아들을 의과대학에 진학시켜 의사로 키웠다.

물론 대학과 의과전문대학원을 졸업하면서 약 18만달러에 달하는 학자금 빚을 지게 되었다. 그래서 며느리감으로 학자금 빚이 없는 여자를 원하게 되었다. 아들과 선을 본 아가씨는 치과대학원을 졸업한 치과의사. 학자금 빚이 없는 줄 알고 약혼식을 하게 되었고 또 고가의 다이아반지를 약혼선물로 건넸다.

그 아가씨측은 고가의 로렉스시계를 선물했다. 그런데 남자측에서 그 아가씨가 약 14만달러에 달하는 학자금 빚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파혼하기로 했는데 문제는 여자측에서 로렉스시계를 돌려달라는 것이다. 남자측은 다이아 반지를 돌려받아야 시계를 돌려주겠고 했다. 빚이 있는 줄 모르고 약혼을 했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자측은 상대방 아들은 18만달러의 학자금 빚이 있는데 14만달러 빚 때문에 파혼을 한다는 것이 말이 안되고 또 파혼을 남자측이 하기 때문에 시계를 돌려주어야 하지만 여자측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누구 말이 맞을까? 캘리포니아민법은 이럴 경우 파혼한 측은 받은 선물을 돌려줘야 하고 파혼당한 측은 받은 선물을 돌려줄 필요가 없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왜 아직도 일부 한인들은 자녀들 배우자선정에서 경제적인 면만 치중할까?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이 미주사회에도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