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토로 살리기 캠페인] 이제 올 것이 온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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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토로 살리기 캠페인] 이제 올 것이 온 것인가
  • 한겨레21
  • 승인 2005.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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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토로 살리기 캠페인] 이제 올 것이 온 것인가
[한겨레21 2005-09-13 09:06]

[한겨레] 땅 소유주의 요청에 따라 빈집 한채에 철거를 알리는 공시서 붙여 충격에 휩싸인 주민들을 위해 시민사회가 나서 정부를 움직여야 할 때

우토로 마을의 강제철거가 가시화되고 있다.

일본 교토지방재판소는 8월30일 우토로 마을의 빈집 한 채에 철거를 알리는 ‘공시서’를 붙였다. 9월27일로 통보된 철거는 우토로 땅 소유주 이노우에 마사미가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노우에는 지난 5월12일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자금상의 문제로) 9월30일까지 우토로 땅을 팔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토로 관계자들은 이노우에가 우토로 땅을 팔 수도 있다는 ‘의지’를 내보임으로써, 땅 매입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우토로 주민회와 일본의 시민단체 ‘우토로를 지키는 모임’, 한국의 우토로국제대책회의는 9월27일 강제철거 현장에 모여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우토로국제대책회의는 9월2일 성명을 내어 “우토로 주민들은 전후 보상은커녕, 토지를 불법으로 점거한 피고인이 되어 거리로 내몰리게 됐다”면서 한국 정부의 무대책을 성토했다.

우토로가 처음 맞는 강제철거 상황을 앞두고 사이토 마사키 우토로를 지키는 모임 사무국장이 <한겨레21>에 글을 보내왔다.

▣ 사이토 마사키/ 우토로를 지키는 모임 사무국장 2004년 5월께부터 우토로 현지를 건물 철거업자들이 빈번하게 배회하면서 철거 비용을 계산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누가 시켜서 왔냐고 주민들이 묻자 토지 소유자라고 대답한다. 드디어 강제집행이 임박했다고 느껴, 주민들과 함께 입간판을 제작했다. 좁은 우토로 마을 안에 ‘강제철거 반대’라고 쓰인 간판을 즐비하게 세워놓으니 마을의 분위기도 일변했다. 그리고 그해 8월8일 우토로 광장을 중심으로 ‘우토로 지키기 긴급 행동(인간 띠 잇기)’을 펼쳤다. 땡볕이 내리쬐는데도 약 500명이 결집해 우토로를 사람과 현수막으로 에워쌌다. 주민과 동포 그리고 일본 각지에서 긴급하게 달려온 지원자들이 모인 것이다. 정말 위기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달려와주었다. 모두 도시락을 지참하고 있었다. 이 힘으로 일단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생각이 팽배했고, 창피를 무릅쓰고 한국 사람들의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2004년 9월 한국 춘천시에서 열린 ‘한국, 일본, 중국 제4회 거주문제국제회의’에서 일본거주복지학회의 한 사람으로서 참가하게 되었다. 회의 주제는 ‘사회적 약자의 거주문제 및 주택정책’이었다. 그야말로 우토로의 주제였다. 일본쪽의 연구논문 발표 꼭지 중 필자가 쓴 ‘우토로, 재일 한국인 집락의 강제철거’가 선정됐다. 이 기회를 최대한 이용하고자 우토로 어머니 4명이 동행했다. 그리고 논문 발표가 끝난 뒤 휴식 시간에 어머니와 ‘우토로를 지키는 모임’이 한국의 언론을 통해 우토로 문제를 한국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다음날 한국의 각 신문에는 치마저고리를 입은 어머니의 모습과 그 뒤에 나란히 선 한국과 일본의 거주학회장 사진이 실렸다. 필자는 눈물을 흘렸다. 한국에서 일고 있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지원 움직임의 발화점이었다. 우리들을 지지해주는 한국주거환경학회의 문영기 회장에게 한국인의 양심을 느꼈다.

2005년 7월에는 유엔의 공식 방문이 있었다. 유엔인권위원회의 인종주의·인종차별 문제를 담당하는 특별보고관 두두 디엔이 우토로에 대한 실태 조사를 했다. 주민들은 조선의 가정요리로 점심식사를 마련했고, 1세 할머니들 세분이 특별보고관의 손을 잡고 가슴에 담아둔 이야기를 쏟아냈다. 두두 디엔은 “전쟁 목적의 건설에 종사하고 전쟁이 끝나자 도구처럼 버려졌다. 바로 차별의 역사다. 경제대국 일본에서 빈곤과 사회로부터 배제된 상태를 보는 것은 충격적이었다. 한편으로 우토로 공동체의 강한 연대감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민의 생활과 차별과 싸우는 현장을 본 것이 강한 인상을 준 것 같았다. 2006년 3월까지 유엔에 제출될 보고서에 우토로가 게재될 전망이다. 이것으로 현대 일본의 식민지주의, 인종주의와 인종차별의 문제로서 우토로가 국제적으로 주목받게 됐다.

8월30일, 집행관 20명이 들이닥치다

지난 8월15일에는 한국의 문화방송이 식민지 지배에서 해방된 날에 맞춰 서울과 우토로, 상하이를 연결하는 특별 생방송을 편성해 우토로 광장에 모인 주민들과 지원자들의 목소리가 실시간으로 소개됐다. 아쉽게도 일본에서는 방송되지 않았다. 당일 우토로에서는 500여명이 모여 ‘전후 60년 우토로발, 동아시아와 우토로를 잇는 새로운 미래로’라는 주제로 집회를 열었다. 가수 아라이 에이치가 9년 만에 우토로 광장 가설무대에서 ‘재일’(在日)의 삶을 노래한 <청하의 길>을 열창했고 모두가 아리랑을 대합창했다. 나는 ‘비가 오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

8월30일 갑자기 교토지방재판소 집행관 일행 20여명이 들이닥쳤다. 땅 소유자 이노우에 마사미의 강제집행 신청으로 가옥 철거를 위해 우토로의 빈집 한 채에 공시서를 붙이러 왔다고 했다. ‘이제 올 것이 왔다. 강제집행인갗 하고 전신에 식은땀이 흘렀다.


이번 철거는 원래 땅 소유자의 물건을 철거하는 것으로 우토로 재판의 확정 판결에 의한 집행은 아니었다. 그러나 우토로에 재판소 집행관이 처음 나타나면서 주민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빈집이라 주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눈앞에서 강제집행이 일어나는 사실에 주민들은 마음속 깊이 불안을 느끼고 있다. ‘다음 차례는 우리 집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래 우토로 문제는 ‘거주권’이라는 현실적 측면뿐만 아니라 식민주의, 민족차별의 문제와 깊이 연관돼 있다. 우토로는 ‘재일’의 상징이다. ‘고생만 해온 1세 고령자들을 노숙자로 만들지 말라!’라는 목소리가 일본 정부를 움직여 강제철거를 막고 주민에 대한 사전 구제가 이루어지기를 필자는 강하게 염원하고 있다.

그것은 국경을 넘는 시민들의 공동의 힘이 동아시아 지역 전체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독도처럼만 항의해 보라”
[인터뷰/ 모금 운동에 참여한 이갑용 울산 동구청장]

▣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남북이 갈라지지 않았더라면 60년 동안 우토로 주민들이 이렇게 소외되진 않았을 거예요.” 이갑용(46) 울산 동구청장이 우토로 모금에 참여했다. 남에게 떠들썩하게 알리지도 않고, <한겨레21>을 보고 조용히 은행계좌에 입금했다.

사실 이 구청장은 매달 급여 500여만원 가운데 200만원을 남모르게 기부하고 있다. 해고자들과 장기수들, 동구청 관내의 불우이웃들에게 노동자 출신 구청장의 200만원이 나누어진다. 구청장이라 챙길 일도 써야 할 돈도 많지만, “구청장 해서 큰돈 모을 것도 아니고, 해고자 생활하면서 적은 돈으로도 충분하게 살아봤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우토로는 분단 상처의 연장이에요. 통일 외치는 사람들도 우토로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1945년 해방 직후 혼란한 분단 정세에서 전쟁에 휘말리고 남북이 갈라지면서 재일 조선인들을 신경쓰지 못했잖아요?” 그의 말대로 해방 직후 재일 조선인들은 말 그대로 ‘방캄됐다. 당시 230만명이었던 조선인들은 1950년까지 100만명이 조선 반도로 돌아갔지만, 미처 일본 땅을 뜨지 못한 사람도 많았다. 고국으로 돌아가도 생업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막막함이 컸기 때문이다. 게다가 맥아더 사령부는 귀국 때 휴대할 수 있는 돈을 1천엔으로 제한했다. 우토로 주민들도 그러한 연유로 남아 있다.


총련이 결성돼 북한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시작된 건 해방 뒤 10년이 지나서인 1955년이었다. 그나마 한국은 1965년 한-일협정에서 재일 조선인의 보상 문제마저 제기하지 않았다. 우토로 주민들이 직면한 ‘강제퇴거’도 이러한 과거의 문제가 현재에도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이 구청장은 제 할 일을 하지 못하는 한국 정부에게 쓴소리를 했다.

“그분들을 돈으로 돕는 것보다 한국 정부가 직접 나서게 해야 합니다. 독도 문제처럼 일본에 적극적으로 항의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있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요?”



3억원 돌파 임박!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마을 우토로 살리기 캠페인]

여러분이 내신 성금이 우토로 주민의 강제퇴거를 막을 수 있습니다. 성금이 한푼두푼 쌓일 때마다 우토로의 역사적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 정부가 느끼는 부담은 커질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 우토로를 살려주세요! 계좌이체: 하나은행 162-910006-81704 국민은행 006001-04-091586 예금주: 아름다운재단 신용카드·휴대전화 결제: 우토로국제대책회의 홈페이지 http://www.utoro.net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 http://www.beautifulfund.org 주관: 우토로국제대책회의, 아름다운재단, <한겨레21> 문의: (02)364-5802-3, utoro@freechal.com, indisec@beautifulfund.org <기부금 영수증 발행> 계좌이체: 현재 개설된 국민·하나은행 계좌는 기부금 전용 계좌입니다. 무통장 입금 뒤 입금증과 신분증을 지참하고 해당 은행의 가까운 지점에 가시면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으실 수 있습니다.

온라인 기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기부에 참여하시고, 영수증 발행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기입해주신 분들께 모금 종료 뒤 기부금 영수증을 우편으로 보내드립니다.

모금자 명단 성기분로사 5만원, 구충섭 10만원, 김은수 10만원, 민경록 10만원, 교사회 10만원, 동미경 1만원, 김성순 1만원 (이상 청량리 성당), 이수진 미카앨라 2만원, 아주대이승호 5만원, 이준구 20만원, 강혜련 5만원, 장현규·강인숙 10만원, 강영원 10만원, 한상순 1만원, 구문옥 1만원, 유춘상 1만원, 강희재 3만원, 이순환 1만원, 프란피스코 수녀원 5만원, 청량리 천주교회 5천원, 정상조 5만원, 김영미 1만원, 김석종 12만원, 전윤선 1만원, 김상진 1만원, 구창모 5만원, 김용택 20만원, 원옥희 1만원, 손성문 10만원, 강혜숙 10만원, 채이배 10만원, 박순천 10만원, 김석원 3만원, 권정노 9만3180원, 군산 최낙복 10만원, 아름다운재단 5만원, 서동광 2만원, 김병선 3만원, 이미자 3만원, 장혜자 5만원, 이은수 10만원, 최홍엽 2만원, 스즈끼 재능황경 10만원, 김숙진 1만원, 이하송 5만원, 이종화 10만원, 문정아 1만원, 이은주 1만원, 남성률 3만원, 정승우 3만원, 이경아 2만원, 김종철 5만원, 조영숙 5만원, 김성순 10만원, 김광록 10만원, 박용석 10만원, 이미경 국회 50만원, 동작중 교사들 8만5천원, 김진숙 5만원, 송현규 5만원, 고미숙 2만원, 고여성 5만원, 안용득 10만원, 김명욱 3천원, 정세현 10만원, 김수진 1만원, 전효진 5만원, 성유보 30만원, 박병무 5만원, 전하동 3만원, 김정옥 10만원, 윤중천 1천원, 김병규 5천원, 김충례 5만원, 심유성 5만원, 최덕환·신은희 5만원, 이종민 100만원, 이부림 2만원, 배경주 1만원, 오명숙 2만원, 윤중천 1천원, 배현수 1만원, 김정래 2만원, 권미리 10만원, 서구청장 김영오 10만원, 이은생 5만원, 이태호 1천원, 오세완 2만원, 노성대 10만원, 김덕곤 1만원, 한민족만세 2만원, 이창열 5만원, 김덕항 1만원, 이종무 3만원, 이강연 10만원, 윤중천 1천원, 수곡중 서정옥 3만원 휴대전화·신용카드 결제 임세영 2만원, 김수한 5천원, 박호율 1만원, 최원식 1만원, 김정수 1만원, 김미선 1만원, 강대인 3만원, 서미원 5만원, 이소현 1만원, 백주희 1만원, 정진희 5천원, 홍원범 3만원, 이기정 1만원, 고한용 2만원, 정요실 3만원, 이인숙 2만원, 오병옥(요셉) 5천원, 이우만 3만원, 김동권 5만원, 최홍은 1만원, 김윤경 1만5천원, 성해용 5만원, 임성재 5만원, 최관집 3만원, 한경아 5만원, 김영옥 5만원, 안미경 10만원, 윤현정 3만원, 이현영 3만원, 이승준 25만원, 안영미 10만원, 이경래 2만원, 최익순 2만원, 이도행 5만원, 김유미 1만원, 이창재 3만원, 이현숙 2만원, 곽성진 1만원, 조계옥 2만원, 최혜인 3만원, 양금목 10만원, 남이숙 2만원, 함순자 3만원, 김부경 1만원, 장혜령 10만원, 손동만 4만원, 카멜레온의그늘 3만원, 한희경 2만원, 이선주 2만원, 홍주열 5만원, 박수미 5만원, 안건모 5만원, 황윤희 2만원, 서호정 2만원, 이영중 10만원, 김태숙 5만원, 곽찬의 2만원, 강승균 5만원, 문한주 10만원 ※우토로국제대책회의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대책회의 인터넷 사이트(http://cafe.daum.net/hope4utoro)에서 신청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