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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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왜 이러나
  • 정채환 칼럼
  • 승인 2005.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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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스 지역 피해

2005/09/03 10:02 송고
지난 2일 새벽 4시 30분 경 루지아나 주 뉴올리언스 인근의 화학공장에서 강력한 폭발이 터졌다. 8월 말경에 이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악몽에 이은 그야말로 덮친 데 엎친 격이다.

아무리 현대문명이 발달되어 있다해도 자연의 재해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다만 항상 그 대비책을 마련하여 피해를 최소한 줄여야 하는 것이 사람들의 몫이며 특히 정부가 할 일이다. 예전 중국에서도 황하나 양자강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 바로 천자가 된다고 하였으니 말이다.

강의 범람과 홍수가 그 만큼 무서웠다는 뜻인데 사람들은 둑을 쌓고 둑 가엔 나무도 심어 지혜를 짜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을 다 하였다.

뉴올리언스도 그랬다. 원래 도시 자체가 미시시피강(江) 보다 수위가 낮아 예전부터 자주 물난리를 겪었는데 근래에 들어 현대적으로 하수도와 방수처리를 잘하여 최근엔 이와 같은 극심한 사태는 없었던 것이다. 지금과 같은 이런 재앙을 꿈엔들 생각했겠는가?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비단 뉴올리언스뿐만 아닐 것이다. 작년 연말에는 인도네시아를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갔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주범이며 이와 같은 대형 허리케인은 더 자주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 미국이 이런 나라인가?

현재 뉴올리언스의 상황은 생지옥을 방불케 한다는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수천 명의 사망자와 함께 사체(死體)가 물위에 떠다니고 약탈과 방화 심지어 성폭행에 이르기까지 무정부 상태를 방불케 한다니 도대체 이게 미국인가 싶다.

선진국 시민들이라면 이런 경우 차분하게 대처해 나가야 되는 것 아닌가.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가 무엇인가? 비상시국에 대한 안전한 대비가 얼마나 섬세하게 잘 준비되어 있는가 하는 것과 시민들의 비상시에 대처하는 시민정신일 것이다.

정부 또한 인명을 귀중하게 생각하여 충분한 구호품과 숙달된 인력으로 발생된 재난을 가볍게 넘기는 지혜를 갖추지 못한다면 결코 선진국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 어떤가? 무장 갱단이 날뛰고 있고 치안 부재라고 하니 말이 되는가? 미국의 인종간 잠재된 갈등이 표출되고 내부적으로 곪아 있던 환부(患部)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모양이다.

1992년 LA 폭동 시에도 그랬다. 도대체 치안이 없는 것이다. 업소엔 방화범이 불을 지르고 총을 든 무법자들이 도시를 황폐하게 만들어도 경찰들은 뒷짐만 지고 있던 현장을 한인들은 아주 똑똑히 보았다. 지금 뉴올리언스는 그보다 더한 모양이다.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기고 말았으니까.


◎ 한인들의 성금이 돋보인다

이런 어려운 시국에 각 지역의 한인들의 성금활동이 돋보인다. 뉴올리언스엔 약 3천명의 한인들이 있다고 하고 거의 피해자라는 보도이다. 한인들의 성금이 모든 재해지역의 주민들에게 고루 나누어지면 좋겠지만 그래도 우선은 한인 피해자이다.

다만 염려되는 것은 LA 폭동성금처럼 엉뚱한 구실을 부쳐 장학금이니 뭐니 하다가 돈이 다른 곳으로 새지만 말았으면 좋겠다. 피해성금은 명칭 그대로 피해자에게 피해에 대한 작은 정성으로 적절하게 배분되어야지 크다란 명분과 미래지향적인 구호를 외칠 필요는 없다.

'손에 손잡고' 힘을 모으는 동포들의 손길이 참으로 아름답게 보인다. 대형마켓 앞에서 가두모금을 하는 여러 분들의 수고와 정성이 어려움을 당한 피해자들에게 기쁜 소망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