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한국인은 외국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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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한국인은 외국인! 2
  • 장혜진
  • 승인 2005.09.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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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관광문화, 가이드에게 물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라는 속담은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다. 허나, 한번뒤집어서 생각해 보자. 필리핀에서 한국인은 외국인이기 때문에 필리핀현지인들이 잘못을 해도 한국인이 억울한 경우를 당하는 일 또한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즐거운 마음으로 관광하러 와서 필리핀 공항 이민국 직원의 불친절로 필리핀에 대한 첫 이미지가 안좋은 경우 또한 더러 있다. 왜 그런것일까?

마닐라서울은 지난호에 이어 화요일인 8월 16일 트레더스 호텔 커피숍에서 4~5년의 경력을 지닌 한국인 가이드들을 만나 그들이 보는 한국인관광객들과 필리핀 현지인들 사이에서 지켜야할 예의와 품위에 대해 인터뷰를 가졌다.

▲ [사진 설명] 왼쪽부터 지구촌 여행사 김용태씨, 마나투어 최창록씨 (카를로), IVT 김수영씨 (이솝), 하나투어 이지현씨 (티나)


♠ 보통 평균적으로 하루에 몇 명의 관광객들을 맡아서 안내하는가? (관광객 수)
- 여행사마다 다르죠. 특히 요즘은 성수기라 대부분 쉬지 않고 보통 15명에서 30명정도의 단체로 오는 손님들이 많습니다.

♠ 관광명소 및 골프장에서 필리핀 현지인이 보는 한국인의 이미지는 어떠한가?
- 한국사람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건 한국인의 추태하고도 관련됩니다.
골프장에서는 특히 필리핀 현지 캐디들이 한국인이 성추행적인 행동을 하게금 일부러 빌미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예로 골프치러 온 한 한국 남자분에게 “Two Thousand pesos (투 싸우젼 페소)” 라며 어깨를 툭툭치고 그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 남자관광객 또한 필리핀을 후진국으로 우습게 보기 때문에 외람된 말이지만 필리핀 여자와 자는 것은 쉬운일이다 생각되어 밤에 가이드가 나가지 말라는 인폼을 뒤로하고 그 여자 캐디를 따라 나갔습니다. 호텔로 한국 남성분을 데리고 간 뒤 그 캐디는 문자를 보내죠.. “저 관광객이 나에게 성추행적인 행동을 하려고 한다.” 라며 고의적으로 일을 만듭니다. 경찰들이 오고 저희 가이드들이 가면 이미 때는 늦은 상태입니다.
결국은 캐디는 합의해주는 조건으로 돈을 받고 그 관광객은 창피한 일이라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물론 빌미를 제공한 현지인도 아주 나쁩니다. 허나 거기에 넘어간 한국인이 더러 많이 있기에 한국인이 ‘필리핀은 못사는 나라’라며 우습게 보는 것 처럼 필리핀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 다른 외국 관광객들과 한국 관광객들의 차이점이 있다면? (행동 지침..등)
- 한국인 관광객은 강한 나라, 선진국에서는 약한 척 하나 후진국에선 힘있는척, 강한 척 무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외국 관광객들은 개인주의적인 행동을 합니다. 택시를 타도 예를 들어 62폐소 나오면 꼭 8폐소의 잔돈을 받습니다. 그러나 한국사람은 돈 많은척 자랑하며 팁으로 줍니다. 팁문화의 개념을 잘못 알아 팁을 남발하는 경우이지요.

♠ 한국인으로써 이러한 점이 자랑스러웠다 라고 생각되는 관광객이 있었는가? (본받을만한 한국인)
- 아줌마 관광객이 있었어요. 그분은 필리핀을 몇번 다녀왔다가서 그런지 오실 때 꼭 옷가지나 신발 같은 것을 가져와 거리에 다니는 아이들이나 못 사는 현지인들에게 돈을 주기보다는 이런 물품들을 나눠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 먼저 한국인들은 정이 많아요, 팍상한 폭포를 가도 거기서 배를 끄는 현지인들이 불쌍하다고 자기가 착용하고 있는 모자, 티셔츠 심지어 신발까지 주고 내리는 한국 아주머니들이 있습니다. 내리면서 그러시지요. 저런 고생하는 면들을 우리나라 젊은 청년들이 보고 배워야 된다며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점을 볼 때 자랑스러운 한편 한국인의 정을 이용해 필리핀 현지인들이 한국인들에게서 무언가를 더 받아내려는 것을 볼 때 안타깝습니다.
- 한 한국인 사업가는 골프장에서 다른 직원들에 비해 너무 열심히 일하는 필리핀 직원에게 감동을 받아 몇 년간 학비를 대어주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대부분 한국인 관광객들은 팁을 주고 말텐데 돈을 주기보다 학업을 도와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 한국인으로써 이런 행동은 삼가했으면 하는 예의사항은?
- 필리핀 현지인들을 무시하는 행동을 하지 맙시다.
(예: 한달에 받는 월급이 얼마냐? 라는 질문을 던질 때, 고함을 지른다던가 손가락질 할 때)
- 팁 남발하지 맙시다.
- 필리핀 현지인 앞에서 돈자랑 하지 맙시다.
- 반말 혹은 욕하지 맙시다. (예: 야! 너)

♠ 한국관광객 중 추태나 망신 당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 한국관광객 중 추태나 망신당하는 일은 대부분 골프장에서 많이 납니다.
한번은 골프장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필리핀을 계속 방문하는 남자분이었는데.. 캐디말고 우산가지고 다니는 소위 ‘엄브렐러 걸’ 해서 여직원 있잖아요. 뛰어난 미모를 지닌 여직원이었는데 세번째로 이 남자관광객과 계속 같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두번째때는 이분이 스킨쉽을 시도해도 가만히 있었나봐요. 그러다가 이번에는 이 관광객이 가슴을 만지려고 했었나봅니다. 그러자 이 여직원이 우산을 접어서 손님에게 휘둘렀습니다. 골프장 매니저가 저(가이드)를 불렀습니다. 제가 가보니 그 여직원이 울고불고 난리가 났습니다. 왜 그러냐 했더니 이 손님이 이런 행동을 해서 자기가 때렸다 라고 대답을 하더군요. 저는 당연히 손님이 크게 다쳤다고 하니 걱정되어 가보았습니다. 손님의 한쪽 뺨이 위에서 아래로 찢어져서 30분 가량 수건으로 응급조치를 취했습니다.
골프장 매니저는 20분의 시간을 줄 터이니 합의를 봐라..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쪽 손님이나 여직원은 서로 사과를 받아야 된다 라며 조금도 양보하지 않아 중간에서 있던 제가 무척 난감했던 일이 생각이 나네요.

♠ 즐거운 관광을 위해 한국인들이 잘 모르는 예의사항이나 혹은 알아두면 좋은 에티켓이 있다면?
- 필리핀 현지인과 같은 눈으로 친구라는 눈높이로 맞춰 보면 즐거운 여행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 필리핀은 ‘빨리빨리’ 문화가 아닙니다. 빨리빨리 보다 좀 더 느긋하게 여행을 즐기시면 사건 사고에 휘말릴 일이 적습니다.
- 화려한 복장보다 간편한 복장이 여행하는데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 필리핀에서 술집문화는 한국문화랑 다릅니다. 특히 직업여성의 경우 쇼문화이지 터치개념이 아닙니다.
- 필리핀 현지인들의 “No Problem” (노 프로블램)을 다 믿지 마십시오, “No Problem”이 “Big Problem”이 되는 시초입니다.

♠ 한국 관광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신나고 재미있는 여행을 즐기시는데 도와드리도록 저희 가이드들은 최대한 노력을 하오니 저희를 믿고 따라오시면 좋겠습니다.

필리핀 현지인들 또한 관광문화에서 만큼은 다 좋을 수는 없다. 한국인들에게 갖가지 에피소드를 만들어내어 결국 금품을 뜯어내려는 일, 그러면서도 한국인이 조금만 무시하는 행동을 한다면 “너희는 외국인이잖아.”하며 기분나빠 한다.

허나 필리핀에서 한국인은 외국인이다. 처음부터 국제적인 매너로 예의로 더 넓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그들을 대한다면.. 진심이 진심으로 통한다면 그들 또한 한국인에게 순수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더 넓은 세상을 본다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 넓은 세상에서 자신의 오점을 남긴다면 이 또한 더없이 망신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고 실수한다.

중요한 것은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는 것이다. 단추를 잘못 꼈으면 다시 풀어 처음부터 차곡 차곡 바르게 꿰면 된다. 외국에서 나는 나일 뿐이지만 외국인의 관점에서는 나는 한국인이다.우리는 관광객이기 이전에 한명의 문화 사절단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예전에 여행 중 만나 한 독일인 친구의 말이 생각 난다. 좋은 호텔에서 자면 좋은 꿈을 꿀 수 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