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한국교민 97% 의류관련 업종에 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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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한국교민 97% 의류관련 업종에 종사
  • 부에노스아이레스=박광현기자
  • 승인 2005.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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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섬유벨트 프로젝트-③

아르헨티나에 한인들이 공식으로 첫 이민을 온 것은 1965년 10월 14일. 농업이민으로 아르헨티나 땅에 첫발을 디딘 그들은 그러나 너무나도 다른 환경에 좌절을 겪고 예정지 였던 리오 네그로 주의 라마르께 땅을 떠나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본래의 목적과는 다른 삶을 선택해야만 했던 초기 이민자들은 자본이 없었던 관계로 67년부터 편물이나 요꼬일을 하청업자에게서 받아다 삯일을 하기 시작했으며 입소문을 타고 부에노스 인근 비제가스나 레띠로, 109촌(109번 버스 종점) 등 빈민촌에 모여 가내수공업 형식의 일을 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중반에 들어 새로 도착한 이민자들이 전직에 상관없이 당시 수입이 좋았던 봉제업에 종사하기 시작하면서 활성화 되기 시작했다.

1970년대 초반 삯일을 하며 조금씩 생산으로 분야를 넓혀간 당시 이민자들은 약 15년의 경험과 당시 성행했던‘계’를 바탕으로 1976년부터 당시 최대의 도매상가였던 ‘온세지역’에 진출을 했으며 70년대 말에는 10여개 이상의 점포들에 한인들이 진출하게 됐다.

기록에 따르면 80년대 초반 이미 한인들은 30여개 이상의 점포에서 유통업에 종사하고 있었으며 원단 생산 및 판매업 그리고 일부 교민들은 지방 상권을 찾아 떠나는 일도 있었다. 1980년대 후반, 아르헨티나 교민사회는 투자이민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교민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으며 발전된 교육과 자본을 갖고 아르헨티나에 정착한 교민들은 적은 투자액과 이미 선배들이 다져놓은 기반에 쉽게 편승할 수 있어 대부분 섬유업에 종사하게 됐으며 이로 인해 섬유업이 남미 교민들의 주력산업이 됐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한인들의 기세에 밀린 유대인 상인들이 새롭게 개척한 상가지구인 아베쟈네다에도 한인들의 진출이 러시를 이뤘으며 80년대 말 교민들의 수가 4만명에 육박하며 최고의 호황을 누리게 됐다.

그러나 생산시설에 대한 재투자가 전무하고 전공이 아닌 관계로 쉽게 타 상점의 모델을 카피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야기했으며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가격하락 등으로 인해 변화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 2001년, IMF로 인한 혼란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현재 아르헨티나 최대 상가지역으로 부상한 아베쟈네다 지역의 경우 전체 1100여개의 상점 중 한인들이 700여개의 점포를 차지하고 있으며 하청업자를 제외한 관련 고용직원 약 5천명, 연간 총 매출액 15억달러에 달하는 상가를 형성하고 있으나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어 업종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등 변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는 전체 교민들의 약 97%가량이 직간접으로 의류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지난 7월에 방문했던 섬유부문 전문가들의 진단에 따라 새로운 길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에서 파견했던 관련 전문가가 제안했던 중남미 섬유벨트 혹은 최근 자주 언급되고 있는 섬유네트워크에 대한 교민들의 반응은 매우 높으며 정체된 교민 의류업에 새 바람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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