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닷넷 어디로 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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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닷넷 어디로 가야하나
  • 김제완기자
  • 승인 2005.08.31 00:0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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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제언] 전문가 토론회 열어 해법 찾자

문제는 시스템 구축 아닌 콘텐츠 확보
역대 이사장 인터넷 몰이해가 주원인

▲ 코리안닷넷 홈페이지 메인화면(http://www.korean.net/main/index.jsp)
재외동포재단이 전세계 해외한인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조성하기 위해 89억원을 들여 만든 포털사이트 ‘코리안닷넷’ 사업이 부실하게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통상부가 지난 21일 한나라당 박성범의원에게 제출한 재외동포재단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재단은 이 사이트를 구축하면서 기존 감리업체로부터 불합격판정을 받자 임의로 다른 감리업체를 선정해 합격을 얻어내는등 여러 문제점이 나타났다.

외교부는 사이트 구축과정서 비리의혹이 있거나 부실을 초래한 재단의 관계자 2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코리안닷넷 구축사업의 부실과 비리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도 여야 의원들의 집중적인 지적을 받은 해묵은 문제이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수년동안 같은 내용의 비판을 반복적으로 받았으나 아직도 올바른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단측은 일부 문제가 있었으나 현재는 정상운영중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렇게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이제는 전문가들이 모여서 문제가 무엇인지 분석하고 동포사회와 함께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만시지탄이나 이제라도 이 문제를 논의할 토론회를 열어야 한다.
재단의 인터넷 사이트 구축사업은 단순히 사이트 하나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를 통해 사이버상에 한민족네트워크를 구축하자는 원대한 취지로 시작됐다. 그러나 역대 이사장을 비롯한 간부들의 인터넷의 속성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시업초기부터 방향이 빗나갔다.

그들은 사이트의 시스템을 '멋지게' 구축하면 전세계 동포들이 몰려와 사이버 공동체를 이룰 수 있으리라는 터무니없는 환상에 빠져 있었다. 외국동포들을 위한 사이트라고 해서 어떤 특별한 장치가 필요한 것이 아닌데 왜 그처럼 시스템 구축에 수십억원을 투자했는지 기가 막힐 일이다. 

문제는 시스템이 아니라 콘텐츠이다. 700만 동포들이 누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와 같은  데이타가 축적돼 있어야 한다. 서로 만나면 도움이 될 사람들을 쉽게 찾도록 해주어야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 것 아닌가. 그많은 예산은 이같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사용됐어야 했다.

역대 이사장들은 이런 지적을 경청하지 않았다. 심지어 외교부의 감사 방향도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했는지 여부에만 맞춰져 있어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전세계 유태인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버추얼예루살렘'이라는 사이트에 접속한 뒤 하루를 시작한다. 곡식이 가득차 있는 곳간처럼 코라안닷넷도 정보가 넘치는 사이트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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