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못하는 사할린동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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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못하는 사할린동포들
  • 연합뉴스
  • 승인 2005.08.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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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스페셜, 영주귀국제도 문제점 조명
2005/08/27 06:27 송고

(서울=연합뉴스) 홍성록 기자 = 사할린에 사는 양수철(84) 노인의 마지막 소원
은 고국에서 눈을 감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영주귀국 우선순위임에도 귀국을 포기
했다. 부모 없이 키우는 어린 세 명의 손자들 때문이다.

사할린 동포의 국내 정착을 돕는 정부의 영주귀국제도는 사회적 부담과 형평성
등을 이유로 영주귀국 대상자를 1945년 이전에 출생한 부부로 한정하고 있다. 이 때
문에 영주귀국을 원하는 사할린동포들은 가족과 고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KBS스페셜이 정부의 영주귀국제도의 문제점을 파헤친다. 28일 오후 8시 1TV를
통해 방송되는 '사할린 25시 망각과 체념에 관한 보고서'는 영주귀국과 가족 중 한
쪽을 선택해야 하는 사할린 동포들의 아픔을 다뤘다.

KBS스페셜 제작진은 이달 3-13일 사할린을 방문, 그 곳에 살고 있는 동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연출을 맡은 정찬필 PD는 "일제에 의해 가족과 생이별해야 했던 사할린 동포들
이 귀국을 위해서는 또다시 같은 선택을 반복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면서 "이
점이 영주귀국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귀국한 사할린 동포들은 '안산 고향마을'에서 생활한다. 이곳은 한국정부
가 토지를 제공하고 일본 적십자사가 320억원을 투자해 마련된 사할린 동포들의 주
거지역.

정 PD는 "이 곳에 살고 있는 사할린동포 중에 징용에 의해 사할린으로 끌려간
징용 1세대는 15%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영주귀국제도의 문제점 때문에 먼저 귀국
해야하는 고령의 징용1세대 노인들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S스페셜은 영주귀국제도의 문제점을 사할린 현지에서 만난 동포들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sungl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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