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자바 시장] 한인경제 버팀목 ... 중국 저가공세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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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자바 시장] 한인경제 버팀목 ... 중국 저가공세로 위기
  • 이요셉기자
  • 승인 2005.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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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섬유벨트 프로젝트-②

▲ LA다운타운에 자리잡은 자바시장 모습. 한인업체 매출 60억달러 넘어 한인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LA 다운타운(도심) 패션 구역으로 분류되는 이곳의 넓이는 대략 23∼26km2 정도에 불과하다. 수 천개의 의류, 봉제, 섬유업체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자바시장은 마치 서울의 동대문시장이나 남대문 시장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2003년을 기준으로 자바시장 한인 업체의 매출은 줄잡아 60억 달러. 1달러 1,000원의 환율을 적용해도 약 6조원에 달한다. 같은 해 대한민국 정부 예산 111조 5천억 원의 5.4%, 수출총액 1938억 달러의 3%에 달하는 큰 규모다. 자바시장의 돈이 LA한인타운에 흘러오지 않으면 타운 내 서비스업과 금융업이 붕괴된다는 말을 공공연히 할 정도로 자바시장은 지난 20여년 동안 남가주 한인경제를 지탱해 준 힘이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LA 한인경제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자바시장의 어원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일용직 노동자를 뜻하는 자버(Jobber)에서 유래했다. 유태인의 이 곳의 상권을 장악하고 있던 시절 의류·봉제 공장에 일용직 노동자가 많았기 때문에 붙어진 이름으로 자바는 자버의 한국식 발음인 셈이다. 70년대말 유태계 상점 3곳과 한인 상점 1개로 출발한 자바시장은 먼저 부를 축적한 유태인들이 금융업과 부동산업으로 빠져나간 자리를 한인들이 대체하면서 자연스럽게 한인들의 텃밭이 됐다. 지금은 한 집 건너 한인업소일 정도로 한인들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졌고, 상가 건물의 상당수도 한인 소유가 됐다. 유태인과 한인들이 자바시장에서 큰 부를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값싼 노동력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거대한 소비시장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수많은 민족들 중에서 한인이 자바시장을 장악한 데는 남미 출신 한인들의 공헌이 절대적이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과테말라 등 남미에서 봉제 공장이나 의류 생산·판매 업체를 운영하며 패션 업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던 이들은 80년대 초반부터 미국으로 이주해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남가주에서 의류업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 자바시장은 지난 몇년 동안 미국 경기가 안 좋아 극심한 침체에 시달리고 있다. 1년 동안 전체 업소의 30%가 간판이 바뀔 정도로 전업과 다운사이징이 줄을 잇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섬유 쿼터가 풀려 값싼 중국산 제품의 공세가 시작되자 파산·폐업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효과적으로 생존하고 번영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현재 자바시장의 숙제다. 동포기업 협력 기대한인의류협회 최대호 회장 ▲ 한인의류협회 최대호 회장

자바시장 한인 업주들을 이끄는 한인의류협회 최대호<사진> 회장은 한상 섬유벨트 프로젝트가 격변기에 있는 자바의 미래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회장은 “자바시장의 무역 비중이 늘어나는데, 문화와 언어가 다른 외국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타 지역 한인과 연합하면 비즈니스를 기회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가 중국산 제품의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인 특유의 감각을 잘 살린다면 파리, 뉴욕, 밀라노 같은 특색있는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LA=이요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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