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린영어표지판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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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영어표지판 너무 많아”
  • 조행만
  • 승인 2005.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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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국제협력과 크리스천 킴

크리스천 킴(김한별 33·사진)씨는 기자와 처음 인사할 때 두 개의 명함을 건네주었다. 하나는 단국대학교 TESOL 대학원 교수 명함, 또 하나는 서울시청 국제협력과라고 적힌 공무원 명함이었다.

김한별씨는 대학교수와 공무원이라는 성격이 다른 두 개의 직업을 멋지게 수행해내는 투잡스족 재미교포다.

그가 서울시청 국제협력과에서 하는 일은 바로 잘못된 영어표기를 바로 잡아주는 영어감수일이다. 이미 오래전에 국제도시가 된 서울시에도 아직 잘못된 영어표지판이나 팸플릿이 그대로 있는 곳이 많다. 김한별씨는 이런 잘못된 표지판을 바로 잡아주고 새로 생기는 것에도 정확한 이름을 지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미국의 명문 콜롬비아 대학에서 신문방송을 전공한 김한별씨는 “미국에서 MBC 리포터와 조선일보 미주 지사에서 기자생활도 했다”고 자신을 소개하고 “그 이유는 글 쓰는 능력을 빨리 배양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그만큼 그는 원고향인 한국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그의 고국에 대한 애정은 영어가 지상과제가 된 한국에서 막강한 재산으로 바뀌는 행운이 됐다. 그가 수많은 쟁쟁한 지원자를 제치고 서울시청에 발탁된 비결도 영어, 한국어를 원어민에 가깝게 구사하는 그의 언어능력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서울시청을 지원한데는 정작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는 “정치, 사회 등 우리 나라에 대한 것을 빨리 알려면 서울시청에 근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지원하게 됐다”고 말하고 “서울시청에서 근무하면서 모국에 대해서 빨리 알게 돼서 좋다”고 덧붙였다.

82년도 초등학교 때 미국 뉴욕으로 이민간 김한별씨는 “97년에 수원 도교육청이 영어 원어민 강사를 모집할 때 고국에 처음 오게 됐다”며 “이후로 나의 목표는 신문방송보다 영어교육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서울시청에서 근무한 지 겨우 두 달이 지난 그는 모국에 대해서 이제야 겨우 눈을 뜨고 있다. 하지만 그는 “서울시청에서 한국을 배우고 단국대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가깝지만 이질적인 양국문화의 가교역할을 앞으로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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