濠이민수용소 한인 남매 석방탄원 서명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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濠이민수용소 한인 남매 석방탄원 서명운동
  • 연합뉴스
  • 승인 2005.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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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지난 3월 호주 시드니의 스탠모어 초등학교에서 수업 도중 이민국 직원들에게 끌려가 엄마와 함께 이민수용소에 억류된 황인용(11.이안)ㆍ지희(6.재니) 남매의 석방을 위해 동포를 비롯 이 학교 학부모들이 석방 탄원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호주온라인뉴스는 21일 현재 동포사회에서는 10여 개 교회를 중심으로 1천500명 이상이 서명을 했다고 전했다.

   스탠모어 초등학교 학부모와 학생들은 수시로 빌라우드 수용소를 찾아가 남매를 위로하는 한편 동포사회의 서명운동에 적극 참가하고 있다.

   탄원서는 이 학교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황군 남매의 석방을 간곡히 호소하고 그들의 건강을 우려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탄원서에는 "교사에겐 자녀에 대한 '보호의무'가 있다. 그러나 스탠모어 초등학교 교직원들은 이런 보호의무와 아동보호정책을 무시하고 그들이 보호하고 있던 두 어린이를 낯선 사람들에게 넘겨주도록 강요를 받았다"는 교사들의 자책성 호소와 "그때 공항에서 엄마를 잡아두고 있었으면서도 왜 학교에 대동하지 않았느냐"는 학부모들의 항변이 담겨 있다.

   탄원서는 또 "황군은 이미 수용소 내에서 어른들의 자살기도와 자해소동을 목격하고 추방 관련서류에 대해 엄마에게 설명하도록 통역의 역할까지 요구받는 등 이민부 자체 규정에도 어긋나는 부당한 상황에 처해 왔다"고 지적하며 남매의 정신적 피해는 이민장관과 이민부가 져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신인이 연방하원 의장 및 의원들 앞으로 돼 있는 탄원서는 오는 25일까지 추가 서명을 받은 후 지역 출신 하원의원을 통해 의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황군 남매는 지난 3월 8일 어머니 한 모씨가 한국에 갔다가 돌아오던 중 시드니 공항에서 비자위반으로 적발돼 체포된 것도 모르고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가 예고 없이 학교를 찾아온 이민부 직원들에게 넘겨져 빌라우드 수용소로 옮겨졌다.

   학교측에 아무런 사전통고도 없이 보호자도 대동하지 않은 채 들이닥친 이민국 직원들에게 황군 남매를 넘겨주어야 했던 교직원들은 물론, 이에 충격을 받은 학부모와 남매의 급우 등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은 학교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

   이와 관련 한씨는 당시 공항에서 이민국 직원들에게 오후 3시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이 집(친척집)으로 돌아가 있을 테니 학교로 가지 말고 나중에 집으로 가서 데려올 것을 간곡히 부탁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호주정부는 어린이들의 이민수용소 억류로 인해 국내외로부터 집중 비난을 받자 지난주 난민신청자 강제 억류정책을 완화해 어린이가 있는 가족들과 장기수용인들을 석방해 지역사회 내 주택에서 일정한 감시 하에 지내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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