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 기자대회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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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기자대회를 다녀와서
  • 김용우기자
  • 승인 2005.06.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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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21개국 60여명의 한인 언론인들이 참가한 제4회 재외동포기자대회를 다녀왔다.

한국 기자협회가 재외동포 언론인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브라질, 파라과이 등 미 대륙과 프랑스,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 흑룡강성, 길림성, 요녕성 등 중국,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그리고 일본,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아랍에미레이트,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에서 신문 발행인과 편집인, 기자, 방송인들이 참가했다.

첫날인 5월 30일, 세미나 장소로 예정된 광화문 프레스센터에 일찍 도착했다. 준비된 테이블을 보고 참가자가 꽤 많을 것이라는 짐작은 미리 했지만, 속속 입장하는 재외동포 언론인들을 한 분씩 만나 인사하면서 정말 전세계 다양한 지역에 한인들이 살고 있고, 재외동포 언론인의 수가 많음에 놀랐다. 더구나 이번 행사에 참가한 60여명의 재외동포 언론인들은 전체 재외동포의 아주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미치자 ‘7백만 재외동포’라는 말이 그제서야 실감 났다.     

우선 전세계에서 온 한인 언론인들을 직접 만나 느낀 재미있는 점은 그들의 행동거지와 표정, 말씨가 다들 현재 자기가 살고 있는 국가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점이다. 중국 흑룡강성이나 요녕성에서 온 중국동포 언론인들은 대국기질 중국인의 그것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고, 일본동포 언론인에게서는 깍듯한 일본 냄새가 풍겼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에서 온 동포 언론인들에게서는 온화한 아시아의 색깔이 묻어났고, 자유분방한 미국은 미국대로, 세련된 유럽은 또 유럽대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물론 그들 가운데는 그 나라에서 태어난 2세도 있었고, 극소수이긴 하지만 한국말이 서툰 동포도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그들 모두가 매우 유사한 공통점을 그 바탕에 깔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우리 7백만 재외동포의 현주소가 아닌가.

미국 시민권자가 됐다고 해서 그 사람의 뿌리가 미국인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중국어가 한국어보다 능숙해졌다 해도 우리는 같은 한민족임에 틀림이 없다는 사실. 기자는 이 부인할 수 없는 공통점을 각 지역에서 온 언론인들에게서 직접 확인했고, 왜 우리가 몸은 떠나 먼 타국에 살고 있으면서도 항상 머리를 모국 쪽으로 향하게 되는 지에 대한 해답을 얻었다. 

총리공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이해찬 총리는 “재외동포 언론인은 모두 특파원”이라는 말을 했다. 이 말이 그저 말하기 좋고, 듣기 좋은 말에서 끝나서는 곤란하다. 진정으로 재외동포를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과 똑같이 한민족으로 감싸 안는 시각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글로벌시대의 한민족으로 거듭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재외동포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재외동포 참정권이 이루어져야 한다.  

김원기 국회의장이 베풀어준 만찬, 총리공관에서 이해찬 총리와의 오찬, 황우석 박사와 함께 줄기배아세포 연구에 성공한 안규리 박사의 강연, 백담사 오현스님의 특강, 잊지 못할 금강산 관광, 짧은 시간에 숨가쁘게 보낸 일주일이었지만 모두 오래 기억에 남을만한 유익한 시간이었다.  

한국일보(하와이) 김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