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언론인들의 국적포기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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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언론인들의 국적포기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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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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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05-06-01 14:58]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원정출산은 '노(NO)', 병역문제를 해결한 뒤 국적포기하라."
1일 제4회 재외동포기자대회에 참가한 각국 동포언론인들이 최근 문제가 된 `국적포기'와 관련해 전한 메시지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코리안뉴스를 발행하는 이경화(여)씨는 "학부모 입장에서 병역문제와 맞닥뜨릴 때 걱정은 될 것"이라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병역의무를 마쳐야 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근시안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유럽지역에서 유로저널을 발행하는 김 훈 사장은 "한국은 특수상황이다. 병역기피는 말도 안 된다"며 "다른 사람이 자신을 대신해 병역의무를 다하는데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국외로 빠져 나간다는 것이 바로 특권의식"이라고 말했다.

호주 톱신문의 이미진(여)씨는 "국적을 포기한 동포들은 `사생아'라는 생각을 하며 평생을 산다"며 "몇 발짝 앞만 보고 국적포기를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원정출산' 문제의 발생지 격인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중앙일보의 한 기자는 "원정출산 문제로 미국사회에서 동포들의 이미지가 많이 떨어지고 있다"며 "원정출산과 국적포기는 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코리아나뉴스 발행인 정채환씨는 "유학생들이 공부에서나 일에서 모두 실패하는 경우를 봤다.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길은 시민권을 취득하는 것이다. 시민권을 받아놓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며 "그러나 병역문제가 해결됐을 때에 한해서"라고 못을 박았다.

캐나다의 한 동포신문 기자는 "자신의 편의상, 특권을 이용한 국적포기는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적을 포기하는 순간부터 `고생 시작'이라고만 생각하면 된다"고 충고했다.

그러나 노길남 민족통신 대표는 "국적포기를 수단으로 삼는 것이 문제이지 그 자체가 나라를 버리는 행위는 아니다. 현지적응 차원으로 생각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동포들에게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한 국적포기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재외동포 투표권을 달라며 헌법소원을 낸 김재수 재미동포 변호사는 "병역을 기피하려고 국적을 포기한다면 재외동포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물론 동포사회에서도 기피 인물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ghwang@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