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어를 화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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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바이어를 화나게 하라”
  • 미주한국일보
  • 승인 2005.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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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무역관 헨리 윤씨 지상사 가이드 화제

“세일즈맨은 백인을 써라”
“리턴콜을 받으려면 바이어를 화나게 하라.”

LA무역관의 한 직원이 올린 정보 보고가 지상사 직원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다.

작성자는 미국에 지사를 설립하기 어려운 기업들의 지사 역할을 대신하는 헨리 윤(30·한국명 현식)씨. 윤씨는 한 주에 하나씩 해외 바이어들을 상대할 때 도움되는 정보를 올리고 있는데 한번 올릴 때마다 평균 조회수가 100회를 넘고 있다. 다른 정보 조회수가 보통 10회 미만인 것과 비교하면 가히 폭발적인 인기라 할 수 있다.

최근 올린 ‘바이어를 화나게 하라’는 글에서는 바이어들에게 전화 리턴 콜을 받기 위해서는 최대한 공손하면서도 귀찮게 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가령 전화 메시지나 메일을 남길 때는 “Since I haven’t heard from you, you must be very busy”(아직 연락을 받지 못했는데 바쁘신가 보군요)라는 문구를 첨가하라는 것이다. 윤씨는 “바이어는 용건을 들어보고 관심이 없으면 연락하지 않기 때문에 귀찮게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씨는 또 ‘미국서 세일즈맨은 백인을 채용하라’는 글에서는 “미국 바이어들은 신제품이나 생소한 기업일 경우 자기와 피부색이나 문화가 같은 백인 세일즈맨의 제품을 구매하는 빈도가 훨씬 높다”며 인종차별적인(?)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윤씨는 이밖에 ▲상대 회사에 비밀정보에 대해서는 묻지 말라. ▲제품 홍보를 위해서는 현지 신문광고를 활용하거나 전시회에 참가하라. ▲경쟁업체 폄하 말라 등 실제적이고 유익한 정보를 올리고 있다. 윤씨는 “해외 바이어를 상대해 본 경험이 적은 중소 기업들을 돕다보니 미숙한 점을 보고 글을 올리게 됐다”며 “조금만 매너를 갖추면 원활하게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UC버클리에서 셰익스피어를 전공한 뒤 한국계 무역회사에서 10년 가량 일하다 지난해 10월말 LA무역관 업무를 시작했다.

<정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