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병역기피 수법 '국적 세탁'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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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병역기피 수법 '국적 세탁' 등장
  • 노컷뉴스
  • 승인 2005.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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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이른바 '국적세탁' 이라는 신종수법이 인터넷을 통해 퍼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을 졸업한 문 모씨는 '아시아 이민공사'라는 해외 이민 사이트를 통해 국적을 세탁했다.

모집책인 최 모씨에게 1천 7백만원을 주고 위조된 에콰도르 여권과 시민권 취득 증명서를 받았다. 겉으로는 한국과 에콰도르, 두 국적을 갖게 된 문 씨.

조잡한 여권, 출입국 기록 등 통해 조작 확인

지난해 11월 대전 출입국 관리 사무소에 한국 국적을 포기한다는 서류를 제출했다 덜미를 잡혔다.

휴학생인 오 모씨 역시 같은 수법을 사용하려다 적발됐다.

대전 출입국 관리 사무소 관계자는 "당시 문 씨가 제출한 가짜 여권이 여러가지 면에서 조잡한 면이 있어서 적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위조된 여권을 받고 출입국 기록을 확인해보니까 여러가지 의심되는 부분이 있을 정도로 조잡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국적세탁 수법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현재 에콰도르에 머물고 있는 이 모씨는 한 사람당 1천만원 이상을 받고 가짜 여권과 시민권을 공급했다.

모집책인 오 모씨 등 2명은 이 씨로부터 240만원을 받고 지난 2003년 12월부터 인터넷 사이트와 휴대전화를 통해 병역기피대상자를 모집해 왔다.

출입국 관리사무소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각 수사에 나섰다.

뒤늦게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았지만 "주모자인 이 씨는 에콰도르에, 모집책은 미국에 이미 출국한 뒤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렇게 국적세탁이 공공연하게 이뤄졌는데 출입국 관리 사무소는 이를 제대로 파악조차 못했다.

병역기피 뿐만 아니라 범법자들의 도피 수단으로도 악용될 수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지난해 1월 중순 모집책인 임 모씨는 가짜 에콰도르 여권과 시민권 증명서를 서울 출입국 관리 사무소에 제출했다.

공공연한 국적세탁, 출입국 관리사무소 제대로 파악조차 못해

임 씨는 한국 국적을 포기한다는 '국적상실신고서'와 '재외동포 비자신청서'도 함께 냈다.

가짜 여권과 시민권이 접수됐지만 임 씨는 재외동포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한국국적이 상실되면서 병역도 자연히 면제가 된 것이다.

외국국적 취득을 따질 경우 출입국 내역 확인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지만 출입국 관리사무소는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했다.

출입국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국적 업무 등을 잘 모르는 직원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실수"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시에 출입국관리시스템에 주의하라고 올려 놓을 정도였으며 자신 역시 처음에는 그냥 접수를 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또,"이런 실수는 또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출입국 관리 업무가 허술히 운영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특히 이런 국적 세탁 수법은 범법자들의 해외 도피수단으로도 악용될 수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CBS 대전방송 정세영 lotrash@cbs.co.kr/천일교 기자epokh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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