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민 1세대가 밝힌 성공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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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이민 1세대가 밝힌 성공조건
  • 경향신문
  • 승인 2005.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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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이 극히 제한된 아일랜드에서도 취업허가(Work Permit)를 받아 착실히 경력을 쌓아 나가는 한국인들이 있다. IT분야 전문인력인 최선칠씨(41)와 이은용씨(34)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1998년 아일랜드로 건너온 전형적인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취업이민 세대’로 현지 취업을 고려 중인 인턴 연수생들에게 모범사례로 소개할 만하다.

오르비스(Orbis)라는 IT기업의 팀장급 연구원(Manager)인 최씨는 최근 세계적인 주류 메이커 ‘베일리스(BAILEYS)’의 공장 자동화 및 최종 생산품 역추적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이씨는 또 다른 IT기업 오운슬 오토메이션(Ouncel Outomation)에서 맥주공장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IT분야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아직도 비교적 쉽게 일을 구할 수 있다”면서 “특히 기술분야는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지 않아도 실력만 갖추면 취업이 쉬운 편”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말하는 해외취업의 장점은 주로 기업문화와 관련한 것들이다. 한국에서 4년간 대기업 근무를 한 최씨는 “한국에서는 회식, 인간관계 등 업무 외적인 것에 신경이 많이 쓰이지만 이곳에서는 자기 일만 철저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가족들과의 시간도 늘었다.

한국에선 밤 9시 전에 퇴근한 기억이 없다는 최씨는 이곳에서는 아무리 일이 많아도 9시 전에 집에 온다. 주5일 근무도 철저히 지켜진다. 이씨의 경우 대학원(화학공학 전공)을 마칠 즈음 외환위기가 닥쳐 곧바로 해외로 눈을 돌린 사례다. 첫 직장에서 2만유로(한화 약 2천6백만원)에 계약했지만 지금은 3배가량 높은 6만유로(한화 약 8천만원)를 받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해외취업 성공조건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자기 몸값을 스스로 흥정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씨는 “해외에서는 한국에서의 출신학교 등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면서 “똑같은 능력을 가졌어도 협상에 따라 연봉이 제각각인 만큼 자기 PR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 한국의 동종 직업과 비교해 최소 1.5배 이상의 연봉을 보장받지 못한다면 안 오는 게 낫다. 절대액수만 보고 취업했다가 결국 비싼 물가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외국생활에 따른 외로움 등에 시달리다가 귀국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이들은 전했다.

셋째, 유럽생활에 대한 막연한 환상은 버려야 한다. 철저한 개인중심, 가족중심 문화 때문에 ‘심심하고 외롭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 또 아직 교민사회가 본격적으로 형성되지 않아 소수로서 겪는 불편함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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