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부’에서 ‘문화’로 코드 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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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에서 ‘문화’로 코드 변환
  • 김정희기자
  • 승인 2005.04.14 0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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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올 ‘한국의 해’지정 영화제 등 행사 풍성

   
▲ 2004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전시장 전경
 최근 독일에서는 ‘동방의 작은 나라’ 한국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독일 정부가 2005년 한해를 ‘한국의 해’로 지정, 각종 한국 관련 행사들이 벌어지며 관심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독일 언론에서는 연일 한국에 관한 특집 기사, 방송 등이 이어지고 있다. 또 지난 2월 임권택 감독 주간 행사가 열린 후 행사가 끝난 지금까지도 임 감독의 작품들이 상영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지에서는 독일을 기점으로 유럽에서도 ‘한류 열풍’이 시작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시기에 맞춰 지난 10일 노무현 대통령은 유럽 평화의 중심국으로 꼽히는 독일을 방문해 향후 계속되고 있는 한국의 해 행사들이 노대통령 방독을 계기로 더욱 활기를 띠게 될 전망이다.

독일이 올해를 한국의 해로 지정한 데에는 크게 두가지 이유다. 9월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아.태주간 행사에 한국이 포커스 국가로 참여한다는 것과 오는 10월 세계 문화올림픽이라 불리는 프랑크푸르트 도서박람회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광부, 간호사로 건너가 힘겨운 인생을 살았던 독일 동포들에게 ‘한국의 해’지정은 또다른 감회를 가져다 주고 있다. 올해로 한인 동포들이 독일에 파견된 지 42년이 됐다. 1963년 독일에 첫발을 디딘 후, 가난하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조국을 위해 낯선 이국 땅에서 작은 체구의 몸으로 고통스런 생활을 버텨냈던 이들이 바로 파독 광부, 간호사들이다. 1964년 박정희 대통령은 독일을 방문해 “여러분들의 임금을 담보로 조국이 독일에 빚을 얻었습니다. 정말 너무나 죄송합니다”라며 독일 동포들 앞에서 한없이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독일 땅을 밟았던 독일 동포들은 이제 더 이상 가난한 나라 출신의 소수 이민자들이 아니다. 현재 독일에서 우리 동포들은 뛰어난 사회 일원으로 활기차게 살아가고 있다.

지난 3월 유럽한글학교 세미나에서 권영민 한국 대사는 “독일 동포들은 단 한 세대만에 독일 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주류사회에 진출했다”며 독일 동포들의 빠른 성장을 평가했다. 2005년 한국의 해를 맞아 이제 독일 동포 사회는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독일은 올해부터 한국인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독일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것은 한국에 대해 선진국 대우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한국의 해 행사는 이처럼 돈독해지고 있는 한-독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독일 동포 사회의 성숙과 한국이 세계 문화 중심으로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희기자 hee@dongp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