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감복시킨 '아내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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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감복시킨 '아내사랑'
  • 미주한국일보
  • 승인 2005.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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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5-04-05



식물인간 상태의 아내를 남편이 직장도 접고 2년 동안 극진히 간호해 극적으로 소생시킨 사실 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감동케 하고 있다. 주인공은 이기순(48)씨와 남편 이진오(54)씨.

이기순씨는 2003년 5월 어느날 정션 블루바드 네일샵에서 일을 마치고 노던 144가 집에 도착, 차에서 내리던 순간 갑자기 쓰러졌다.

즉시 병원으로 달려간 남편은 아내가 전혀 의식이 없는 등 병세가 너무 위중하다는 사실에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남편은 아내를 회생시키기 위해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병원으로 출퇴근하며 간호해 왔다.

한동안 “가망이 없으므로 장기 기증 서약서에 사인을 해달라", "이제 그만큼 노력했으니 포기하라"는 주변의 권유까지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죽어버린 신경을 되살리기 위해 아내의 온몸을 손으로 마사지하는 것은 물론 의식을 되찾게 하기위해 매일같이 비디오를 틀어주는 등 눈물겨운 노력을 했다.

이같은 이씨의 정성으로 혼수상태에서 튜브에만 의존해오던 아내는 최근 눈을 뜨고 의식을 되찾아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변에서는 이를 두고 '기적'이라며 놀라워한다.

이진오씨의 10년 지기인 피터 송(도레미 백화점 근무)씨는 "지난 2년동안 아내를 회복시키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한 이씨를 보고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다"며 "이씨의 정성에 하늘이 감복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91년 결혼한 이씨 부부는 그동안 돈을 벌기위해 열심히 일해왔으나 이번 일로 많은 것을 깨닫게 됐다.

"그동안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만 했으나 아내가 이렇게 되고부터는 건강이 무엇보다 소중함을 알게 됐다"며 "아내가 휠체어에라도 의지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회복되면 아내를 위해 한국의 시골에 가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식물인간 상태로 있다 튜브 제거 후 숨진 샤이보씨 사건과는 달리 이씨 부부 사연은 해피엔딩으로 향하고 있다.

<권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