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주독립국 앞길 막는 지나친 영어 숭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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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주독립국 앞길 막는 지나친 영어 숭배
  • 리대로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 승인 2024.02.0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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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정부 규탄 성명서 내다

"정부까지 우리 말글을 지키려고 만든 국어기본법을 어기고 영어를 마구 섞어서 쓰고 있다"
리대로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br>
리대로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일찍이 대한제국 때 우리말과 한글을 살려서 쓰러져가는 나라를 일으키려고 서재필, 헐버트와 함께 한글로 독립신문을 만들었던 주시경 선생은 그 신문사 안에 한글맞춤법을 연구하는 ‘국문동식회’를 만들었으며 1907년에는 정부가 한글을 살려 쓰려고 정부 안에 만든 국문연구소에 참여하면서 그 이듬해인 1908년에는 그의 제자 최현배, 김두봉 들을 데리고 민간 최초 학술연구모임인 국어연구학회(한글학회)를 만들었다. 그렇게 우리말을 한글로 적는 말글살이를 하는 나라를 만들어 쓰려져가는 나라를 일으키려고 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1910년에 나라를 일본에 빼앗기게 되었다.

그러나 주시경은 그 뜻을 버리지 않고 우리말 사전(말모이) 만들기에 힘을 쓰며 제자들 교육에 힘썼다. 그런데 일본 제국 식민지가 되어 일본말이 ‘국어’가 되니 우리말을 국어라고 할 수 없고 우리글을 ‘국문’이라고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말을 ‘한말’, 우리글은 ‘한글’이라고 새 이름을 지어 부르며 스스로의 이름은 ‘한힌샘’이라고 불렀다. 또한 “그 나라말이 오르면 그 나라가 오르나니!”라면서 한글 책 보따리를 들고 한복에 고무신을 신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며 여러 학교 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러 다니다가 1914년 여름 상추쌈을 먹고 체해서 일본인 병원에 갔다가 돌아가셨다.

그 때 한힌샘 선생은 ‘주보따리’라는 놀림까지 받으며 제자들을 키웠기에 그가 세상을 뜬 뒤에도 그의 제자들이 중심이 되어 조선어학회라는 이름으로 다시 모여서 한글 맞춤법도 만들고 우리말 말모이를 만들다가 1942년 일제 말기 그 학회 일꾼들 33명이 일본 경찰에 끌려가 모진 고문과 옥살이에 한징, 이윤재 두 분은 옥사하고 다른 분들은 해방이 될 때까지 옥살이를 했다. 그러나 하늘이 도와 풀려나 다시 우리말 사전을 만들고 미국 군정 때부터 우리 말글로 교과서와 공문서도 쓰면서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해 한글날마다 한글사랑 나라사랑을 외치며 우리 말글을 지키고 살렸다. 그래서 간신히 한자로부터 해방이 될 판이었다.

정부기관이 국어기본법을 어기고 한자와 영문을 마구 섞어서 쓰는 기획재정부 알림글(왼쪽)과 세종대왕동상을 둘러싸고 있는 서울시 영문 시설물들(오른쪽)은 우리말 독립을 가로막는 것.
정부기관이 국어기본법을 어기고 한자와 영문을 마구 섞어서 쓰는 기획재정부 알림글(왼쪽)과 세종대왕동상을 둘러싸고 있는 서울시 영문 시설물들(오른쪽)은 우리말 독립을 가로막는 것.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우리말글을 업신여기며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자들까지 나오고 거리에는 외국어 간판이 자꾸 늘어나더니 우리말로 지은 아파트 이름은 찾아보기 힘들다. 거기다가 정부까지 우리 말글을 지키고 살리려고 만든 국어기본법을 어기고 영어를 마구 섞어서 쓰고 있어서 우리 말글이 바람 앞 촛불처럼 위기다. 그러니 지난날 선배들이 애써서 어렵게 이루려던 우리말 독립이 물거품이 되고 간신히 일어나던 나라 기운이 시들고 있다. 이건 매우 잘못된 일이다. 그래서 한말글문화단체들은 그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정부에 국어기본법을 지키지 않으면 처벌한다는 조항을 넣어서라도 우리 말글을 지키자고 건의했다.

그러나 정부와 국회는 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외면하고 있어 국민들에게 그 실정을 알리려고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공동대표 리대로)은 아래와 같은 밝힘 글을 냈다. 한글은 세계 으뜸 글자로서 우리 겨레의 자랑이고 빼어난 자주문화 창조 도구인데 지난 500여년 동안 쓰지 않다가 이제 어렵게 쓰기 시작해서 국민 수준이 높아졌고 그 바탕에서 경제와 민주주의도 빨리 발전해서 외국인들이 한강의 기적이 일어났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 자주문화가 꽃펴서 ‘한류’라는 이름으로 외국에서도 빛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 한말글을 짓밟으면 모두 물거품이 되겠기에 깨어있는 나라 안팎 온 겨레에게 한말글을 살리고 빛내자고 호소한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밝힘 글]
제 나라말이 죽어가도 모른 체하는 한국 정부와 국회

그 나라 말은 그 나라 얼이고 그 나라가 그 무엇보다 먼저 지키고 바르게 써야 한다. 그런데 지난 문재인 정부 때부터 우리나라 말이 영어에 짓밟히고 죽어가도 모른 체 하더니 윤석열 정부도 마찬가지로 우리말이 영어에 짓밟히고 죽어 가는데 모른 체하고 있다. 오히려 서울시와 부산시를 비롯해서 공공기관들이 국어기본법을 지키지 않고 영어를 마구 섞어 써서 손댈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정부에 국어기본법을 개정해서 바로잡아 달리고 정책 제안을 했는데 국어정책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는 잘하고 있는 것처럼 변명만 하고 국민 대표인 국회의원들도 손을 놓고 있다. 

우리 모임은 문재인 정부 때에도 정부기관이 그래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한글날에 우리말 헤살꾼으로 뽑아 발표해 그 심각성을 알렸으나 정부는 무시하고 언론도 못 본 체했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 출범 때 혹시 새 정부는 국민 소리를 들을까 건의했으나 마찬가지여서 지난해에 국민신문고를 통해서 서울시에 그 잘못을 알려주고 바로잡아달라고 건의(20231128900023)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도 건의(국민제안,1AB-2312-0002127)를 했으나 마찬가지 시정되지 않았다. 그래서 국회 문화관광위원들에게도 전자우편으로 건의했으나 절반이 넘는 의원들은 그 건의문을 읽어보지 않고 아무 반응이 없었다. 

일제로부터 해방되었을 때에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국민이 80%였는데 한자를 쓰지 않고 배우고 쓰기 쉬운 한글을 쓴 덕분에 반세기 만에 온 국민이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되어 국민 수준이 높아졌다. 그리고 그 바탕에서 경제와 민주주의가 빨리 발전해서 외국인들이 한강의 기적이 일어났다고 칭찬하고 우리 문화가 꽃펴서 한류라는 이름으로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그런데 한자 섬기기는 벗어났으나 요즘 미국말을 지나치게 섬기고 마구 썩어서 쓰는 바람에 우리 말글살이가 어지럽게 되어 나라가 흔들리고 선진국 문턱을 넘지 못하고 헤맨다.

오늘날 우리에게 모자란 것은 자주정신이고 절실한 것은 자주통일이다. 빨리 겨레 얼을 담는 그릇인 나라말을 살리고 바르게 써서 국민 자주정신을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세계 으뜸나라가 되고 자주통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정부와 공무원들부터 국어기본법을 지키지 않아서 이 법이 있으나 마나 한 꼴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국어기본법을 지키지 않으면 처벌한다는 조항을 넣어서라도 미국말에 짓밟히고 죽어가는 우리나라 말을 살려서 국민 자주정신을 튼튼하게 해 줄 것을 우리 겨레 이름으로 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요구한다. 

단기 4357년(서기 2024년) 2월 1일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들 밝힘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은 2022년 부산시를 영어상용도시를 만들겠다는 부산시를 우리말 으뜸 헤살꾼으로, 영어를 마구 쓰는 서울시를 우리말 헤살꾼으로 뽑아 그 잘못을 알려주기도 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은 2022년 부산시를 영어상용도시를 만들겠다는 부산시를 우리말 으뜸 헤살꾼으로, 영어를 마구 쓰는 서울시를 우리말 헤살꾼으로 뽑아 그 잘못을 알려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