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취임 3개월 맞은 박종범 월드옥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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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취임 3개월 맞은 박종범 월드옥타 회장
  • 황복희 기자
  • 승인 2024.01.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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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4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위치한 월드옥타 사무국에서 만난 박종범 회장
지난 1월 24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위치한 월드옥타 사무국에서 만난 박종범 회장

“오는 10월 유럽의 심장부인 오스트리아 빈에서 대규모 한국상품무역박람회를 열 계획입니다. 유럽은 과거 대한제국이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강탈당한 국난의 시기에 이준, 이상설, 이위종 열사가 외교권을 빼앗긴 설움을 안고 헤이그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해 일본 침략의 부당함을 피를 토하듯 호소했으나 좌절된 기억이 새겨진 곳입니다. 외교권을 빼앗긴 나라의 대표로서 회의장 입장조차 거절당한 이준 열사는 결국 헤이그에서 순국을 했잖습니까. 그 같은 민족적 아픔의 기억을 가진 유럽 대륙에서, 이제는 세계 10대 무역강국에 든 대한민국의 우수상품을 가지고 가서 대규모 무역박람회를 연다는 것은 자주독립국을 열망한 그분들의 한을 풀어주는 의미도 있습니다.”

세계 최대 한인경제단체인 월드옥타(세계한인무역협회) 박종범 회장은 오는 10월 빈에서 개최할 예정인 세계한인경제인대회를 국내 중소기업인들이 함께 하고, 코트라는 물론 외교부 공관들과도 협력해 한국상품무역박람회로 격상시켜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해외 및 유럽 현지의 바이어들을 대상으로도 홍보를 해서 가능한 많이 참여하도록 만들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참가인원은 4000명 정도로, 기존 대회의 2배 정도 규모로 잡고 있었다.
   
박 회장은 오는 10월 한인경제인대회를 무역박람회 수준으로 빈에서 열겠다며, “주권 잃은 나라에서 100여년 만에 눈부신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유럽 대륙 입성”이라는 역사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오스트리아 빈은 박 회장이 운영하는 사업체인 영산그룹 본사가 위치한 곳으로, 국내 자동차 법인장으로 현지에 갔다가 IMF사태를 계기로 정착해 창업, 도전정신 하나로 전세계 20여개국에 30여개 법인을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개인적으로도 피땀이 어린 곳이다. 게다가 1981년 월드옥타 출범 이후 유럽지역에서 회장이 배출되기는 그가 처음이어서, 제2의 고향인 빈에서 모국과 모국상품을 알리는 뜻깊은 행사를 펼쳐보고픈 바람도 있을 것이다.

월드옥타가 매년 10월 개최하는 세계한인경제인대회는 전세계 옥타 회원들이 멀리는 아프리카와 남미 등지에서 자비를 들여 참석할 정도로 끈끈한 유대감을 보여주는 행사로서, 올해로 28회를 맞는다. 

본지는 취임 3개월을 맞은 박종범 제22대 월드옥타 회장을 만나 ‘박종범호(號) 월드옥타’를 향후 2년간 어떤 비전과 구상을 갖고 이끌어갈지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지난 1월 24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위치한 월드옥타 사무국에서 진행됐다.
 

Q. 당선되자마자 바로 취임해 3개월이 됐다. 업무파악을 위해 바쁜 일정을 보낸 걸로 아는데, 그간 옥타를 들여다본 소감이 궁금하다.

박종범 회장(이하 박) : 지난해 11월 1일자로 취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경영현안 파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외부인사들로 꾸렸다. 조재연 변호사(전 고검장), 정영근 회계사 등 명망 있는 전문가들을 모셨다. 그 후 75일간 TF 운영을 통해 옥타가 안고 있는 현안과 앞으로의 대안에 대해 파악을 다 했다. 이에 근거해 가장 급선무로 해야 할 것이 산업통상자원부, 코트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테크노파크 등 정부로부터 받아서 하는 수행사업들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드는 작업이라고 판단했다. “정말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해야 되겠다”고 느꼈다. 그래야 영속성이 있고, 또 신뢰를 받을 거 아닌가. 이를 위해 TF와 별도로 윤리경영위원회를 만들어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을 위원장으로 초빙했다. 정부수행사업을 비롯해 예산집행 등 규모 있는 사안은 결정에 앞서 윤리경영위원회의 승인을 받게끔 제도적 장치를 만들었다.

Q. 선거공약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 ‘소통’, ‘상생’, 3가지를 강조했는데.

박 : 그렇다. 앞서 답변의 연장선상에서, 옥타를 바라보는 내외부 시선을 고려할 때, 가장 먼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모든 걸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겠다는 각오로 리스트럭처링 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소통인데, 옥타가 지난 43년을 이어오면서 ‘동맥경화’ 비슷한 현상이 있어 왔다. 다시 말해,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어떤 부분에선 왜곡돼 전달되는 측면이 있었다. 불통(不通)을 유발하는 것들을 털어내고 정말로 소통이 잘되는 조직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인식을 했다. 우선 본부 사무국부터 소통 부재에 따른 비효율을 털어내는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회장을 포함해 직급별 부회장 등 9명의 집행부 임원들이 최소한 한, 두 명씩은 사무국에서 상시근무를 하는 체제를 도입한 것도 소통차원에서 시도했다. 현재는 나와 최귀선 사업관리 부회장이 사무국을 지키고 있는데, 집행부로 하여금 이같은 순환근무 체제를 갖춤으로써 그간 ‘물과 기름’ 같은 면이 없지 않았던 사무국 직원들과 집행부 간에 원활한 소통을 통해 실질적으로 일이 돌아가는 효과를 내고 있다.  
      
Q. 연례행사인 4월 세계대표자대회와 10월 한인경제인대회에 대한 구상을 듣고 싶다.

박 : 우선 오는 4월 16~19일 충남 예산에서 열릴 세계대표자대회(및 수출상담회)를 준비하기 위해 행사운영 특별위원회(위원장 정숙천)를 만들고, 그 안에 사무국에서 팀별로 차출해 TF를 구성했다. 이승희 상임이사가 실무 총책임을 맡았다. 예전에는 회원지원팀에서 도맡아 하던 것을 별도로 프로젝트팀을 꾸리고, 전체적으로 행사를 이끌어가기 위한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까지 병행하고 있다. 올해로 세계대표자대회가 25차, 한인경제인대회는 28차를 거듭해왔는데도 불구하고 행사에 대한 기본 매뉴얼 자체가 안돼 있기 때문이다. 행사 후에는 기술 매뉴얼(TM)까지 만들어 이걸 근간으로 향후 행사 개최 시 숫자, 장소 등 변경된 요소만 입력하면 도식이 나올 수 있도록 정형화시킬 계획이다. 그래야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고 들어가는 경비도 훨씬 절약할 수가 있다.

이어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세계한인경제인대회는 회원들 간 네트워크를 다지는 차원에서 나아가 말씀드렸듯이 한국상품무역박람회로 격상시켜 개최할 계획이다.

117년 전 이준 열사의 한이 어린 유럽대륙의 심장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한민국 상품들을 소개하는 대규모 무역박람회를 열어 달라진 조국의 위상을 보여주고 싶다. 

Q. 연초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월드옥타 회장으로는 처음 초대받았는데.

박 : 이번 제22대 집행부는 경영전략을 세우면서 월드옥타 미래 100년을 향한 새로운 도약을 위해 ‘대한민국 경제 7단체로의 도약’을 미션으로 정했다. 경제계 신년인사회 참석은 이를 위해 외연을 넓히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 오는 2월 있을 대통령 유럽(독일·덴마크) 순방에도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옥타는 전세계 67개국 146개 도시에 지회를 둔 재외동포 최대 경제단체로서,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모국에 기여할 부분이 무궁무진한 정말로 좋은 조직이다. 우리 옥타 회원들은 거미줄처럼 해외에 뻗어있는 민간외교관들로서, 이만한 조직이 없다. 1981년 수출증대를 통해 모국경제에 기여하고자 창립한 것이 옥타 아니던가. 하여 옥타 자체적으로 국내외에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지원 생태계 조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해외에 지사를 둘 여력이 없는 중소·중견기업의 지사역할을 대행하는 ‘해외지사화 사업’을 비롯해 ▲국내 청년의 해외한인기업 취업을 연결시키는 ‘글로벌 취업지원 사업’ ▲지역기업에 해외진출 기회를 제공하는 ‘지역기업 성장사다리 지원사업’ ▲한국 농식품의 해외수출을 지원하는 ‘농식품 해외 안테나숍사업’ 등 올해만 하더라도 12가지 사업을 추진한다.  
         
Q. 지난해 회장 출마 과정에서 옥타에 대한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어느 정도 구체화 되고 다듬어졌는지 듣고 싶다.
 
박 : 먼저 ‘박종범 표(標)’ 비전이 뭐냐. 첫 번째로 어떤 거창한 것보다는 실질적으로 성과를 내는 데 중점을 두고자 한다. 그게 훨씬 실용적이고 또 옥타의 발전을 이루는 근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올해로 옥타 나이 43년,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앞서 언급했듯이 동맥경화 같은 것도 생기고 개선할 부분도 많이 있다. 그런데 그러한 것들은 겉으로 나타나지 않으니, 드러내서 먼저 좀 정리를 하려 한다. 현재 모습을 정확히 파악해서 우리가 어느 위치에 있고 어떤 면이 잘되고 있으며, 또 어떤 면은 잘못 가고 있는지를 알아야 어떠한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 방안이 제시되는 거 아니겠나. 

소프트웨어적으로는 투명성과 공정성을 입히고, 소통과 상생을 실현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월드옥타 미래 100년을 만들어내는 토대를 닦고자 한다. 그 같은 영속성을 만들어내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크게 하나 뭘 보여주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게 아니라 그동안 해온 것들을 전체적으로 되돌아보고 정리하고 다듬고 해서 월드옥타 100년을 준비하고 싶다. 그 과정에서 CSR과 상생의 가치도 함께 가져가려 한다.

청년봉사단 발족, 시니어 재능기부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봉사 또는 기여함으로써 옥타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작업도 병행할 것이다. 또 회원들 간은 물론이고, 국내 중소기업 및 정부, 국민과 모든 해외동포들 간에 상호작용을 통해 상생하는 것을 방향성으로 갖고 갈 생각이다. 최근 중소기업융합중앙회, 메인비즈협회 등 경제단체들과 계속적으로 업무협약을 맺고 있는 것도 서로 보완하고 도움을 줄 방도를 찾기 위한 상생 차원의 모색이다.
 

1월 24일 월드옥타 사무국을 방문한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과 관계자들이 옥타 관계자들
1월 24일 월드옥타 사무국을 방문한 대한변호사협회 김영훈 회장과 관계자들이 옥타 관계자들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Q. 대한변호사협회와도 손을 잡았는데.

박 : 마침 오늘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과 관계자들이 옥타 사무국을 방문해 향후 다양한 교류를 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오늘 합의한 사항을 토대로 조만간 업무협약을 맺기로 했다. 변호사협회 입장에서 그간 해외에 진출한 우리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인식하고 있더라. 올해를 해외진출 원년으로 삼아 우리 변호사들의 해외진출을 조직적으로 독려해 나가기 위한 파트너로 옥타를 지목하고 연락을 해와 뜻을 같이 하게 됐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변호사들이 전세계 옥타 회원사를 1~2주 정도 단기로 방문하는 견학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와 별도로 1~3개월 상주하며 회원사의 법률적인 니즈와 더불어 현지 이슈 등을 파악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의 협의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Q. 재외동포청 출범으로 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영역이 한층 커질 것 같다.

박 : 그렇다. 우선 재외동포청이 재외동포 거주국의 교과서에 한국 발전상을 수록하는 운동을 역점사업으로 벌이고 있다. 이는 재외동포 사회의 협조가 필요한 일이어서 옥타 또한 여기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탤 생각이다. (재외동포청이 주관하는 한상대회를 세계한인경제인대회와 합치는 의견과 관련해선) 월드옥타가 주관하는 세계한인경제인대회는 전세계에 나가 있는 옥타 회원들이 매년 한자리에 모여 우정과 네트워크를 다지는 행사로서, 한상대회(現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와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서로 합칠 수 있는 행사가 아니다.
 
Q. 끝으로 지난해 회장 출마를 결심하면서, 회사에 쏟는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점을 고민했다고 밝혔는데.

박 : (웃으면서) 맞다. 유럽의 심장부에서 한국인이 경영하는 회사를 발전시키고 성장시켜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으로 만드는 게 꿈이고, 아직 그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못지않게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한민족이 잘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에 감수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상 회장을 맡고보니, 사업장이 있는 빈을 방문하는 것은 사나흘 정도로 오히려 출장에 가깝고, 옥타일이 본업이 됐다. 이 또한 그동안 많은 사람들로부터 받은 은혜에 보답하고 또 옥타와 모국을 위해 미력하나마 일조를 한다는 의미에서 ‘도전에 대한 응전’으로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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