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로 재탄생한 한국 문화유산, 필리핀에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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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로 재탄생한 한국 문화유산, 필리핀에 선보인다 
  • 이현수 기자
  • 승인 2024.01.1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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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주필리핀한국문화원에서 ‘상상의 풍경, 디지털로 만나는 한국 미술’ 展
국립중앙박물관은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주필리핀한국문화원에서 1월 19일부터 6월 29일까지 신기술융합콘텐츠 영상 기반의 전시 ‘상상의 풍경, 디지털로 만나는 한국 미술’을 개최한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1월 19일부터 6월 29일까지 주필리핀한국문화원에서 열리는 ‘상상의 풍경, 디지털로 만나는 한국 미술’ 전시 포스터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주필리핀한국문화원(원장 김명진)에서 1월 19일부터 6월 29일까지 신기술융합콘텐츠 영상 기반의 전시 <상상의 풍경, 디지털로 만나는 한국 미술(Endless Landscape: Digitally Reimagined Korean Art)>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한국실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필리핀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성과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K-컬처 확산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필리핀에는 한국실이나 한국문화재를 보유한 박물관이 전무해 한국 전통문화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흔치 않다. 이처럼 유물 중심의 전시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필리핀 상황에 맞춰, 최신 디지털 기술로 제작한 신기술융합콘텐츠 영상을 상영함으로써 유물에 담긴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고 흥미롭게 전달하고자 했다. 

특히 올해는 한국과 필리핀의 수교 75주년이 되는 해로, 이번 전시는 양국의 오랜 우호 관계를 기념해 필리핀 내 한국문화 콘텐츠의 영역을 확장하고 상호 교류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상상의 풍경, 디지털로 만나는 한국 미술> 전시는 코리아 페스티벌, 한국 드라마 OST 콘서트 등 주필리핀한국문화원에서 열리는 다채로운 수교 기념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점이다. 

<상상의 풍경, 디지털로 만나는 한국 미술> 전시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춘천박물관이 제작한 신기술융합콘텐츠 영상 네 편을 선보인다. 영상은 ‘강산무진도’, ‘왕의 행차’, ‘총석정’, ‘모란’으로, 한국의 다양한 전통 회화 작품을 재해석해 제작했다. 한국에 가보지 않고는 외국 현지에서 실물로 접하기 힘든 전통 회화 유물을 디지털 콘텐츠로 만나는 새로운 방식의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장대한 파노라마 영상이 펼쳐진다. 빛과 소리, 화려한 색채로 가득 찬 공간은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관람객들은 한국의 옛 그림에 담겨 있는 고유한 풍경과 정취, 전통과 역사 속으로 흠뻑 빠져들게 된다. 과거의 문화유산과 현대의 디지털 기술이 교차하는 색다른 접근법으로 보는 이들에게 원작의 감동을 넘어서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주필리핀한국문화원에서 1월 19일부터 6월 29일까지 신기술융합콘텐츠 영상 기반의 전시 ‘상상의 풍경, 디지털로 만나는 한국 미술’을 개최한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주필리핀한국문화원에서 1월 19일부터 6월 29일까지 신기술융합콘텐츠 영상 기반의 전시 ‘상상의 풍경, 디지털로 만나는 한국 미술’을 개최한다. 전시장 전경_강산무진도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첫 번째 영상 ‘강산에 펼친 풍요로운 세상, 강산무진도’는 조선시대(1392~1897) 궁중 화원 이인문(1745~1824 이후)의 대작 회화 <강산무진도>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끝없이 이어지는 만고불변의 자연과 그 섭리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생동감 있게 되살아난다. 자연과 사람이 활기차게 공존하는 풍요로운 세상, 조선 후기 사람들이 실현하고 싶었던 이상향의 풍경이 펼쳐진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주필리핀한국문화원에서 1월 19일부터 6월 29일까지 신기술융합콘텐츠 영상 기반의 전시 ‘상상의 풍경, 디지털로 만나는 한국 미술’을 개최한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주필리핀한국문화원에서 1월 19일부터 6월 29일까지 신기술융합콘텐츠 영상 기반의 전시 ‘상상의 풍경, 디지털로 만나는 한국 미술’을 개최한다. 전시장 전경_왕의 행차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두 번째 영상 ‘왕의 행차, 백성과 함께하다’는 조선 왕실의 공식 행사 기록인 ‘의궤’를 소재로 한 것이다. ‘옷소매 붉은 끝동’ 등 한국 사극 드라마로 잘 알려진 조선의 22대 왕 정조(재위 1776~1800)의 화성 행차에 대한 기록과 회화 자료에 기초해, 성대하고 화려한 왕실 의례와 축제의 현장으로 관람객을 이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주필리핀한국문화원에서 1월 19일부터 6월 29일까지 신기술융합콘텐츠 영상 기반의 전시 ‘상상의 풍경, 디지털로 만나는 한국 미술’을 개최한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주필리핀한국문화원에서 1월 19일부터 6월 29일까지 신기술융합콘텐츠 영상 기반의 전시 ‘상상의 풍경, 디지털로 만나는 한국 미술’을 개최한다. 전시장 전경_총석정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세 번째 영상 ‘신의 기둥, 총석정’은 금강산 구역의 대표적인 명승인 강원도 통천군 총석정의 절경을 묘사한 것으로, 서화가 김규진(1868~1933)의 <총석정절경도>에 기반한다. 이 그림은 대한제국(1897~1910)의 2대 황제 순종이 자신의 집무 공간인 창덕궁 희정당을 장식하기 위해 제작을 명한 것이다. 신이 조각한 듯한 육각형 바위기둥이 장관을 이루는 총석정의 경이로운 풍경은 실감 나는 영상으로 재탄생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주필리핀한국문화원에서 1월 19일부터 6월 29일까지 신기술융합콘텐츠 영상 기반의 전시 ‘상상의 풍경, 디지털로 만나는 한국 미술’을 개최한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주필리핀한국문화원에서 1월 19일부터 6월 29일까지 신기술융합콘텐츠 영상 기반의 전시 ‘상상의 풍경, 디지털로 만나는 한국 미술’을 개최한다. 전시장 전경_모란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네 번째 영상‘모란꽃이 피오니’는 조선시대 궁궐 내부에 설치됐던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모란도> 2폭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풍성하고 기품 있는 모습으로 꽃 중의 왕이라 불리는 모란은 감상의 대상이자 부귀영화의 상징이었고, 나아가 왕실의 의례와 건축을 장식하던 중요한 소재였다. 붉고 흰 모란 꽃송이가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꽃밭으로 관람객을 안내한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한국실 지원 사업과 국외 전시를 추진하고 있다”며 “통상적인 유물 중심 전시에서 벗어나 디지털 콘텐츠에 초점을 맞춘 이번 전시가 필리핀 대중에게 한국문화를 다채롭게 소개하는 특별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