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재외동포정책과 대통령의 약속 그리고 시행부처의 신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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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재외동포정책과 대통령의 약속 그리고 시행부처의 신뢰성
  • 유상근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 고문
  • 승인 2024.01.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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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근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 고문
유상근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 고문

2024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청룡의 해로 750만 재외동포들도 승천하는 청룡처럼 웅비의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모든 사람들은 대개 새해를 맞이하면 기도하게 될 것이다. 기도는 자신과 혈육, 그리고 이웃과 타인을 위해서도 건강과 행복을 위한 기도를 한다. 또한 자신이 태어난 조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재외동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부모형제가 살고 있는 고국을 떠나 타국에 거주하는 재외동포들의 기도와 바람은 다름 아니고 자신이 태어난 고국으로부터 국민으로 대우 받고자 하는 것이다.

필자는 6,70년대 독일로 파송된 파독 광부 출신이다. 아직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독일에서 60년을 넘겨 살고 있다. 때문에 그동안 나는 고국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재외동포를 위한 정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지난해 10월 국내외에 산재한 240여명의 파독광부 간호사들을 워커힐호텔로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고국에 대한 애정과 윤 대통령의 이러한 정책에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윤 대통령은 파독근로자들의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며 “이제 국가가 여러분들에게 보답해 드리겠다.”고 이들을 위로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우리 재외국민 가운데에 조국 경제 부흥에 힘써온 파독 광부·간호사를 꼼꼼히 챙겨 도와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과 파독 광부·간호사들의 만남은 지난해 광부 파독 60주년이 되던 해이기도 하고, 윤 대통령의 선거공약인 750만 재외동포들을 위한 정책에서 재외동포가 소외되지 않게 꼼꼼히 챙기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겨 있기도 하다.

아울러 이 같은 윤 대통령의 굳은 의지는 750만 재외동포가 고국과의 연대적 역할과 인적네트워크로 재외동포들의 권익과 상생의 공동이익을 추구하기 위함일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를 획기적이고 신속하게 이행하기 위해 지난 6월 재외동포청을 신설해 이기철 신임 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신임 이기철 재외동포청장은 모 신문에 특별기고문을 내고 윤석열 정부와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정책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약속했다. 이 청장은 이를 수행하기에 앞서 재외동포 단체대표들과 관계자들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으로 된 기고문을 통해 동포청의 업무수행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동포청 실무진은 우선 선별적으로 관련 국가의 관련 단체에 직접 찾아가 간담회를 열어 애로사항과 의견을 직접 청취해 정부정책을 수행하려 노력하고 있는 소식이다,         

필자는 이기철 청장의 이 같은 특별기고문을 예의 주시해서 읽어 봤다. 특히 동포단체를 대표하는 회장과 그 관계자들은 이 같은 기고문을 심층 분석하고 동포청에 선을 대고 긴밀하게 연락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정보를 수집해 자신이 속해 있는 회원들에게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된다고 본다.
     
나는 어릴 때 6·25전쟁을 겪었으며 보릿고개 시절을 기억한다. 그 시절 나는 손아래 형제들과 함께 민생고 해결이 최우선 과제였다. 광부 3년에 석탄가루 묻은 월급을 송금했기에 고국의 홀어머니와 7남매 형제자매들은 예전보다 향상된 삶이었지만, 광부 3년 임기 후에도 질적·양적으로 나아진 것이 없었다. 때문에 나는 귀국하지 못했다. 

필자와 같은 처지로 귀국하지 못한 파독 광부 출신들의 숫자가 1996년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이상호 유상근)가 파독 광부 30년사 출간을 위해 조사한 것을 기준으로 하면 약 2,000여명이 독일에 잔류한 것으로 기록됐다.

2007년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성규환.나복찬.유상근)가 파독 광부 45년사 출간과 고국 정부 노동부가 파독 광부 미지급 적립금 결산을 위해 조사한 결과 약 1,500여명이 생존한 것으로 조사 됐는데 2023년 현재 생존자는 1,000명이 넘지 않을 것으로 추산했다.  
  
불과 30년도 되지 않은 기간에 파독 광부 출신들은 약 1,0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1963년부터 1977년까지 파독된 광부 7,936명과 거의 같은 시기 파송된 간호사 11,000여명의 지난 삶은 치열했다. 이들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치열했던 지난 삶은 대한민국 경제건설에 일조했고 가난을 물리친 산업전사들이다. 

현재 모두 퇴직해 독일 정부에서 지급해주는 기본연금으로 노후의 삶을 지탱하고 있지만 기쁜 소식보다 슬픈 소식이 더 많아지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처럼 비록 몸은 노쇠했지만 고국사랑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2년 전 겨울 독일 각 도시 파독 광부·간호사들이 일어나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눈비 속에 피켓을 흔들었고,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리고 윤 대통령은 이들을 초청해 위로해 줬다. 
 
윤 대통령의 이와 같이 재외동포를 위한 정책은 750만 재외동포들과 파독 광부·간호사들에게 상당히 고무적인 정책이다. 윤 대통령의 이러한 정책에 희망을 걸며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따라서 재외동포정책을 수행하는 주무기관의 재외동포청장을 비롯해 ‘미주유럽동포과’ 실무진은 적극적이며 재외동포들을 대하는 자세 또한 신뢰감이 함축돼 있어 우리가 갖고 있던 고정관념의 꿈에서 깨어나도 된다는 확신을 준다. 
  
필자의 독단적 생각일지는 몰라도 동포청의 ‘미주유럽동포과’ 실무진은 지금 소외된 계층의 동포들을 찾아서 도와주려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듯하다.
  
이런 좋은 찬스는 다시 오기 힘들다. 우리는 “물들어 올 때 배 띄우라”는 속담을 생각해 볼만하다.
  
* 필자는 1945년 1월 11일 충청남도 홍성에서 출생해 1971년 광부로 파독, 지금까지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 1996년부터 광부단체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 부회장과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고문을 맡고 있다. 파독광부45년사 편집장, 재독상공인총연합회장, 쾰른 지방한인회장, 충청향우회 부회장, 재독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재독3.1운동기념사업회 수석부회장, 재유럽한인총연합회 부회장, 재독동포역사자료실장, 제17기 민주평통 북유럽협의회 NRW.Bonn 분회장,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독일지회장 등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