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강제징용 현장 ‘우토로’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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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강제징용 현장 ‘우토로’를 가다
  • 손동주
  • 승인 2005.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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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끌려왔지만 쫓겨날 순 없어”

지난 2월 22일, 일본국 교토부 우지시 우토로 51번지, 총면적 6000여 평, 주민 65세대 203명의 마지막 남은 강제 징용 조선인 부락에 한국의 시민단체와 불교계 인사 등으로 구성된 ‘우토로실태조사단’이 방문했다.

   
▲ 1953년 당시 우토로 51번지 항공촬영 사진 - 주변 지역은 모두 공터이다. 30여 년 전부터는 일본인 마을과 자위대 수송대가 마을을 둘러싸고 있다.
우토로 51번지는 태평양전쟁이 확전 일로에 있던 1941년 일본 교토에 100만평의 군용비행장 건설을 위해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의 집단숙소(함바)의 설치로 처음 마을이 형성되었고 최고 1300여명의 노동자가 집단 거주하게 되었다. 1945년 일본 패전과 더불어 비행장 건설이 중단되고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동포들은 한일 양국의 방치 속에 조선인들만의 부락을 형성하게 되었다. 이후 일자리를 찾아 일본 각지로 흩어지는 사람들이 있고, 타 지역의 조선인들이 조선인 마을을 찾아 합류하게 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우토로 조선인 마을은 일본 행정당국의 배제로 1988년까지 수돗물도 공급되지 않는 등 최소한의 생활기반 조차 제공받지 못하는 등 열악한 삶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65세대 중 18세대는 7,80대의 고령자로 특별한 수입이 없는 생활보호대상자로서 근근이 삶을 유지하고 있다. 65세대 200여 명의 동포들은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모든 주민이 한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 지금 이 곳이 천국이라고 말할 정도로 끈끈한 동포애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우토로 동포들은 더 이상의 행정적 지원도 원하지 않고 있으며 다만, 지금처럼 동포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기만을 바라고 있다.

그 이유는 지난 2000년 일본 최고재판소에 의해 주민강제퇴거명령이 확정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우토로 51번지에 대한 토지소유권은 개인에게 가 있는 상태이다. 법적으로는 주민들에 대한 퇴거명령을 막을 길이 없는 상태이다. 그러나 소유권 이전 과정 속에서 일본 정부와 비행장 건설을 담당했던 군수업체가 물어야 할 책임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또한 우토로 주민들은 기본 40년 이상을 실제 거주하고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우토로 51번지, 강제 징용 노동자의 숙소였던 함바의 토지는 일본정부의 국책과 육군의 요청에 의해 설립된 군수업체와 일본 교토부 사이의 담합에 의해 군수업체의 소유가 되었다. 이후 군수업체가 닛산자동차와 병합되면서 토지소유권은 닛산자동차로 이전되었고 실제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과의 마찰을 우려한 닛산차체는 1987년, 주민들과 한차례 상의도 없이 토지를 개인 소유의 부동산회사에 매매하였다.

1989년 부동산회사는 교토지법에 토지명도 소송을 제기하여 2000 7월, 최고재판소의 최종 판결로 주민강제퇴거명령을 확정하였다. 이는 일제 식민지배역사의 소산물로서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의 주거권 및 기본적 권리에 대한 침해이며, 역사청산의 책임을 방기한 일본 정부와 닛산차체의 책임있는 태도가 요구되는 근거이기도 하다.

우토로 문제의 해결이 없이는 일본 정부가 세계무대에서 선진국을 말하거나 유엔 상임위 진출 등을 논할 수 없고, 기업의 양심을 저버린 채 노동자로서의 주민의 권리를 침해한 닛산 역시 일류기업 추구를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다.

언제 강제퇴거가 집행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극도의 불안감에 사로잡힌 채 하루하루를 버텨 내고 있는 우토로 주민들의 살 권리 찾기 싸움은 우토로주민회, 1989년 양심적 일본인들이 중심이 되어 결성된 ‘우토로를지키는모임’ 등을 통해 20여 년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한 노력 속에서 한국의 시민사회에서도 관심을 가지면서 우토로를 직접 방문하는 등, 한국내 언론에 여러 번 그 실상의 일부가 다루어지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한국 외교부에서도 재외국민영사국장 및 실무자가 현지를 방문하고, 일본 정부에 인도적 차원의 문제접근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우토로실태조사단’은 귀국 후, “우토로문제해결을위한국제대책회의(가칭, 이하 국제대책회의)”의 구성을 통해 우토로 문제를 공론화하고 우토로 주민들의 정당한 권리 찾기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국제대책회의는 국내외 단체와 각계 인사들이 뜻을 모아 오는 4월 초, <우토로 실태조사 보고회 designtimesp=9559>를 개최하며 공식 출범하게 된다. 국제대책회의에 동참을 희망하는 개인 및 단체는 준비 실무단체인 KIN(지구촌동포청년연대)로 연락하면 참여할 수 있다.(서울 706-5880/배지원 019-328-2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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