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서 러시아 최초 김치 전문서적 ‘김치’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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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서 러시아 최초 김치 전문서적 ‘김치’ 발간
  • 서정필 기자
  • 승인 2023.10.0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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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이 나움치크 씨가 펴내, 9월 29일 발간 기념행사 개최

남북한 김치의 차이와 60여 김치 조리법 등 실려
러시아 최초로 우리 전통음식 김치를 다룬 전문서적 ‘김치’를 펴낸 안드레이 나움치크 씨 (사진 모스크바프레스) 

러시아 최초로 우리 전통음식 김치를 다룬 전문서적이 발간됐다. 지난 9월 29일 러시아 수도 중심가 소재 식당 ‘에브라시아’에서 러시아 최초 김치 전문서적 ‘김치’ 발간행사가 열렸다.

추석 맞이 파티와 함께 열린 이날 행사의 개최 장소 ‘에브라시아’(유라시아)는 한국 음식을 주로 내놓는 동양 음식 전문 식당으로 지난 8월 문을 열었다. ‘김치’를 집필한 안드레이 나움치크 씨가 요리장을 맡고 있다. 올해 환갑을 맞은 나움치크 씨는 모스크바대 한국어과 출신으로, 우리나라와 북한을 넘나들며 생활해 많은 경험을 한 인물로 이날 행사도 직접 준비했다.

러시아 최초 김치 전문서적 ‘김치’ 발간 행사에 참여한 러시아 대학생들 (사진 모스크바프레스)

이날 행사에는 김 나탈리아 모스크바 국립대 한국학센터 소장, 마샤 사도토바 러시아국립인문대학교 한국학과장, 김원일 러시아민족우호대 교수 그리고 모스크바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교수와 학생 등 여러 손님이 방문해 자리를 빛냈다. 행사를 찾은 이들만 수백 명에 달했다.

나움치크 요리장은 이들을 위해 무김치, 배추김치, 백김치, 양배추김치, 호박김치 등 각종 김치류와 함께 만두, 닭도리탕, 수육, 잡채, 두부김치, 비빔국수, 김밥 등 다양한 한국 음식을 내놓았다.

안드레이 나움치크가 직접 만들어 손님들에게 대접한 우리나라 음식 (사진 모스크바프레스)

특히 나움치크 씨가 직접 주조한 수제막걸리는 독특한 맛과 향으로 이날 행사장을 찾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밤늦게까지 이어진 이날 행사에서는 모스크바대 한국어과 학생들의 케이팝 경연대회도 펼쳐졌다.

이번에 발간된 ‘김치’에는 남북한 김치의 차이점과 대표적인 김치 60가지에 대한 소개와 이를 만드는 방법 등이 실렸다. ​

나움치크 씨는 김일성 대학교에서 유학생활을 했으며 옛 소비에트연방 시절 전(全)러시아노동조합 중앙위원회에서 북한노동조합과 관련한 업무도 맡았다. 1988년 제24회 서울올림픽에서는 소련 선수단 통역요원으로 선발돼 한국을 처음 찾았으며, 모스크바에서 한국식당을 경영하기도 했다. 한국 아동복 체인점 운영도 했다고 나움치크 씨는 설명한다. 

러시아 최초 김치 전문서적 ‘김치’ 발간 행사장을 찾은 러시아 대학생들이 책을 가운데 두고 포즈를 취했다. (사진 모스크바프레스)

이후 한국요리에 관심과 열정이 생겨 본격적으로 한국요리를 공부한 그는 2019년부터 모스크바 소재 동양 요리 전문 식당에서 한국요리 담당 요리장으로 근무했다.

‘김치’를 펴낸 이유에 대해 나움치크 씨는 “그동안 김치 조리법을 정확히 담아낸 러시아어로 된 책이 없어 김치에 관련해 부정확한 정보와 오해가 많이 퍼져있는 점이 안타까웠다. 또 러시아에서 한국 음식과 요리에 대해 많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러시아인들이 김치가 단순히 배추로 만든 음식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어, 매우 다양한 재료로 양념을 이용해 만드는 건강 음식으로서의 김치를 알리고 싶었다는 점도 책을 쓰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