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이민자 이철수 사건 다룬 ‘프리 철수 리’ 9월 한국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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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이민자 이철수 사건 다룬 ‘프리 철수 리’ 9월 한국 개봉
  • 서정필 기자
  • 승인 2023.08.1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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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2건 살인 혐의로 사형 선고받은 한인 이민자의 10년 재판 과정 그려

故 유재건 변호사, 랑코 야마다 여사와 한인지도자들 해결 과정 주도

하줄리, 이성민 두 감독 등 제작진 개봉 앞두고 방한 예정
다큐멘터리 영화 ‘프리 철수 리’ 포스터 

미국에서 2건의 살인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던 21살의 한인 이민자 이철수와 그를 구명하기 위해 인생을 걸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프리 철수 리’가 오는 9월 개봉을 앞두고 하줄리, 이성민 두 감독과 김수현 프로듀서 그리고 이철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변호사였던 랑코 야마다 등 제작진의 한국 방문을 확정했다.

현재 미국 거주 중인 재미동포 두 감독 등 제작진은 9월 첫째 주 한국을 방문해 언론 인터뷰 등 홍보 일정을 소화하고 시사회 등을 통해 한국 관객들과도 직접 만날 예정이다.

영화 ‘프리 철수 리’는 1970년대 미국에서 2건의 살인으로 무기징역과 사형을 선고받은 한인 이민자 ‘이철수 사건’과 이철수를 구명하기 위한 10년 재판에 자신들의 인생을 걸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당시 주인공 이철수가 동양인의 외모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했던 백인 목격자들의 엉터리 증언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미국 내 아시안-아메리칸 커뮤니티 전체가 구명운동에 함께 나섰던, 한국 이민사 중 가장 놀라운 사건으로 손꼽힌다.

이철수 사건은 재미동포 사회에서 처음으로 한인들을 결속시킨 역사적인 사건으로도 평가된다. 그리고 사건 발생부터 마무리까지, 실마리를 풀며 해결 과정을 주도한 인물이 지난해 12월 타계한 故 유재건 변호사와 이번에 내한하는 랑코 야마다 변호사다.

LA에서 활동하던 유재건 변호사는 살인 누명을 쓴 이철수 씨의 무죄를 확신해 1977년 ‘이철수 구명위원회’를 결성했고, 이에 동참한 한인들이 20만 달러의 성금을 모으는 등의 노력으로 1982년 9월 3일 무죄 평결을 이끌었다.

이철수의 가장 가까운 친구였던 랑코 야마다 여사도 제작진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다. 야마다 여사는 사건 발생 전부터 이철수와 친분이 있던 사이로, 구명운동과 재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가장 근접한 거리에서 지켜봐 왔다. 이철수 구명 운동을 위해 진로를 바꿔 변호사의 길을 택했을 만큼, 사건에 크게 영향받은 당사자로서 친구 이철수의 고국을 직접 방문한다는 데 큰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하줄리 감독은 미국 내 아시안아메리칸 출판 잡지 중 가장 권위있는 ‘코레암 저널’의 편집장 출신이며 이성민 감독은 뉴욕타임즈, 알자지라 등 세계적인 언론사의 영상을 제작한 이력을 갖고 있다.

두 감독이 ‘이철수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더 늦기 전에 사건의 전모를 기록하려던 게 영화의 첫 시작이었던 만큼, ‘프리 철수 리’는 집요하리만치 치밀한 기록이 돋보이는 영화다.

두 감독은 저널리스트 출신답게 사건 당시 신문이나 방송 자료는 물론 관계자가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던 사진이나 문서도 샅샅이 수집해서 인터뷰와 함께 감각적인 영상으로 담아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프리 철수 리’는 선댄스영화제를 비롯해 전 세계 20여 개가 넘는 영화제에서 공식 초청 및 주요 부문을 수상하며 높은 완성도를 먼저 인정받았다.

이번 방문에서 두 감독은 시사회 등을 통해 한국 관객들과 직접 만나 영화에 관한 다양한 비하인드를 들려줄 예정이다. 아울러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대상 수상 다큐멘터리 ‘미드나잇 트래블러’ 등의 프로듀서이자 아카데미협회 회원인 김수현 프로듀서도 함께 방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