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사 현지인력 효율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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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사 현지인력 효율적
  • 연합뉴스
  • 승인 2005.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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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8 15:41 송고

< "양자로 가면 한미가 대립할 수 밖에 없다" >

`한국 핵물질 실험' 논의 IAEA 이사회 뒷 얘기



(서울=연합뉴스) 인교준.이상헌기자= "양자차원의 문제로 만들지 마라, 그렇게
되면 한국과 미국이 대립할 수 밖에 없다".

단순한 호기심 차원의 한국 핵물질 실험 문제가 실제로 제재가 뒤따르는 유엔
안보리로 회부될 것인지가 초점으로 부각된 가운데 작년 말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
됐던 IAEA(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의 뒷 얘기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최영진(崔英鎭) 전 외교통상부 차관은 28일 기자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반드
시 회부돼야 한다'고 주장했던 존 볼턴 전 미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과
의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당시 미국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향배가 결정될 분위기여서 미국과의
담판이 중요했죠". 이 때문에 최 전 차관은 IAEA 이사회 기간에 전 외교력을 동원해
볼턴 전 차관과의 접촉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볼턴 차관에게 "미국이 이사회 대세에 거슬러 한국 핵물질 실험의 유엔 안
보리 회부를 주장한다면 결국 한미간의 문제가 돼 서로 대립할 수 밖에 없다"며 "그
점을 유념해달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최 전 차관은 "다행스럽게 대세가 한국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미국도 우
려했던 입장표명을 하지 않아 유엔 안보리로 회부되는 불미스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
다"고 회고했다.

오는 6월 유엔 대사로 나갈 예정인 그는 유엔 개혁과 관련, "유엔이 개혁을 위
해 일단 한걸음을 뗐지만 회원국 간에 입장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 해결
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차관은 외교부 혁신에 대해 "상당히 많은 걸 이뤘다고 생각은 하지만 외
부에는 그렇게 비치지 않을 것"이라며 "일단 혁신이 여전히 진행중인 만큼 성에 차
지 않는 면이 있더라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의 경우 외교직 공무원의 경우 50%를 중도에 탈락시킨다"고 소개하고,
사견을 전제로 "우리나라도 현재의 공무원 적격 심사제를 활용, 외교관의 30% 가량
을 탈락시키고 그 인력을 밖에서 충원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재임기간의 성과로 "유급 인턴제를 도입, 80명을 채용해 일상적인 업무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한 점"을 꼽으면서, 대(對) 국민 영사서비스 제고방안으로 "체
류비가 1인당 1만달러 가량이 드는 영사파견보다는 싼 임금을 활용해 현지인력을 뽑
아 쓰는 게 효율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전 차관은 재임기간에 가장 기억나는 일은 김선일씨 피랍.살해사건이라며 "
아직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일각의 유엔 사무총장 희망설에 대해 "유엔 대사를 마친 후에 유엔 산하의
여러 국제기구 가운데 한 곳에서 사무차장을 맡았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희망"이라
고 말했다.

kjihn@yna.co.kr

honeybee@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