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어거스타 한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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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어거스타 한인회
  • 서승건 재외기자(애틀랜타)
  • 승인 2023.01.3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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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건 재외기자
서승건 재외기자

2023년 2월 4일은 미국 어거스타 한인회가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어거스타 한인회관 입주식이 열리는 날이다. 어거스타 한인회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날이다. 미국 조지아주 어거스타는 매년 4월에 개최되는 전설적인 마스터스(Masters Tournament) PGA 골프대회를 즐기기 위해 전 세계에서 수많은 골프인들이 찾아오는 도시로 유명하다.

18년만에 이루어진 내 집 마련의 꿈

어거스타 한인회는 지난 2005년 8월 26일 윤복식 12대 한인회장 당시 한인회관 건축위원회가 조직돼 출범하며 내 집 마련의 꿈을 갖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건축기금 모금과 부지 매입 등을 활발히 추진하다가 2011년 김기환 제14대 한인회장 당시 본격적인 한인회관 마련의 구체적인 활동이 이뤄진다. 이후 김기환 건축위원장은 전반적인 업무를 주도하며 어거스타 한인들과 함께 다양한 모금 행사를 진행했다.

‘어거스타 한인회관 마련’이라는 어거스타 한인회 전현직 회장들의 작은 희망으로부터 시작된 꿈이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을 맞는 2023년에 마침내 이뤄졌다. 어거스타 한인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 나갈 공간이 마련된 것이다.

2022년 6월 한인회관 건물을 매입한 추진위원회 장영진 한인회장과 김강식·이순환·김기환·송영섭·임용섭 등 전현직 한인회장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한인회관 입주식을 앞두고 지난 몇개월 동안 리모델링을 위해 청소와 페인팅, 타일 작업 등 내부 수리와 정비를 직접했다. 어거스타 한인회관이라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는데 동참한 모든 어거스타 한인들과 한인회관 추진위원회 김기환 위원장을 중심으로 장영진 한인회장, 송형섭·김찬곤·이순환·김강식·최세낙·임용섭·이길환·송승철·최영진 추진위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김기환 어거스타한인회관 건축위원장은 한인회관 마련의 꿈이 이뤄진 기쁨을 어거스타 한인 한분 한분의 관심과 참여 덕분이라고 했다. 어거스타 한인회관을 통해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공감하며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협치가 이뤄지는 공동체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기환 위원장은 한인회관은 특정 소수에 의해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한인사회 구성원 전 세대가 아우르는 균형적인 시각에 맞춰 사업을 진행해야 공감과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거스타 한인회관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어거스타 한인사회의 랜드마크다. 또한 요즘은 한인사회에 다양한 문화 복합 모임들이 소규모 그룹으로 활동하는 가운데 한인들이 공동체 의식을 갖는 게 쉽지 않다. 옛날 사람들은 공동체를 위해 보통 축제를 하거나 장을 열었다. 마을 회관이 지어지면 마을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공간적으로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는 거다. 그곳에 가면 마음이 편해지고 기분이 좋아지고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그런 공간이다. 계속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공간이다. 

테너플라이 한인회관, 애틀란타 한인회관

미주 한인 이민 역사가 120주년을 맞이하는 동안 미주 한인사회는 정치적 성장과 경제적 풍요를 이뤘고, ‘한인회관’이라는 지역 커뮤니티 공간에 대한 수요와 욕구는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각 지역 한인회 차원의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이 실현되기는 쉬운 상황은 아니다. 현재 미주 지역 내 한인회관이 마련된 한인회들은 지역 한인들과 다양한 직능단체들이 뜻을 모아 한인회관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한인회관은 그냥 회의 정도 하는 용도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남녀노소 모두가 사용하며 자연스런 공동체가 만들어지고, 함께 식사도 하는 편안한 공간이어야 한다. 

미국에서 서예를 배우고 국악을 배우며 태권도를 수련할 수 있고 한국 영화를 볼 수 있는 문화 공간, 무료로 건강 검진을 받을 수 있고 한국어 책을 언제든지 읽을 수 있으며 한국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그런데 미국 뉴저지의 조그마한 도시인 테너플라이 한인동포회관은 위에 언급한 모든 활동이 가능한 곳이다. 이곳은 한인 정체성을 살리는 프로그램 개발 및 행사 추진을 계획하고 있으며 한인 2~3세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세미나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에, 애틀랜타 한인회관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한인회관이다. 항상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개최되는 행사에서 가장 자랑스럽게 표현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랑스런 애틀랜타 한인회관의 운영은 여러 문제점을 갖고 있다. 큰 규모의 한인회관 유지비가 문제이며, 낡은 건물로 인해 수리해야 할 부분이 많다. 또한 공간 활용에 대한 정확한 계획이 없어 빈 공간으로 방치돼 있다. 다양한 지역 문화 단체들이 공연 연습 공간으로 사용할 수 없는 비효율적인 운영 방식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렇듯 외관만 번듯한 한인회관의 운영 방식도 개선돼야 한다.

120주년 맞은 미주한인사회의 지역 커뮤니티 공간

한인회의 역할은 다양하다. 과거 이민 초창기에 경제적 자립에 바빴던 1세대는 자식 교육이 급선무였다. 하지만 다민족 결혼을 하는 자녀들도 갈수록 많아진다. 이민 2, 3세대로 갈수록 미국 주류사회에 진출해 공무원으로 일하는 한인들이 많아졌다. 한인회는 미 주류사회에 한국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한다. 한인사회가 공통적으로 지적해 불편한 사항을 개선하기도 한다.

각 지역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한인회관은 한인들의 사랑방이자 교류의 장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또한 이곳에서 한인사회의 2세, 3세 자녀들이 한국어를 생활언어로 배우고 문화, 역사를 배워서 한인 정체성을 가질 때, 미주 한인사회는 두 번째 120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한인회관은 지역 한인사회 공동체의 꿈을 위해 특별한 흥미와 관심을 추구하는 공간이다. 공동체가 추구하는 긍정의 힘이 선순환되는 한인들의 놀이터가 돼야 한다. 지역 한인사회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이음터가 돼야 하며 공동의 가치를 만드는 스마트한 리더들을 양성하는 비전이 실천되는 공간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