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독거 어르신들에게 배달된 따뜻한 한식 도시락
상태바
베를린 독거 어르신들에게 배달된 따뜻한 한식 도시락
  • 정선경 재외기자
  • 승인 2023.01.25 12: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독일대사관과 차세대 동포단체 ‘해로’, 설맞아 고령의 동포 80여명에 도시락 전해
주독일한국대사관은 차세대 동포단체 ‘해로’와 함께 민족 최대 명절 설을 맞아 1월 20일 베를린 지역에서 홀로 거주하는 고령 및 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동포 어르신 80여명에게 한식 도시락을 전했다.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주독일한국대사관은 차세대 동포단체 ‘해로’와 함께 민족 최대 명절 설을 맞아 1월 20일 베를린 지역에서 홀로 거주하는 고령 및 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동포 어르신 80여명에게 한식 도시락을 전했다. 해로사무실에서 배달이 준비된 도시락들과 함께 선 전준석 영사와 해로 관계자 및 자원봉사자들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주독일한국대사관(대사 김홍균)은 민족 최대 명절 설을 맞아 1월 20일 베를린 지역에서 홀로 거주하는 고령 및 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동포 어르신 80여명에게 한식 도시락을 나누는 뜻깊은 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는 이국 타향에서 혼자 고독하게 음력설을 보내는 고령의 동포 어르신들이 조금이나마 온정을 느낄 수 있도록 마련한 사랑의 나눔 행사이다. 올해로 3회째 진행되고 있는 이 행사는 차세대 동포단체 ‘해로’(봉지은 대표)가 함께하고 있다.

이른 아침, 해로 사무실에는 파독 1세대 어르신부터 김나지움에 재학 중인 학생까지 13명의 봉사자들이 모여 대사관에서 준비한 설맞이 음식들을 함께 나눠 포장했다. 도시락은 소고기 뭇국과 잡곡밥, 그리고 소불고기, 잡채, 전, 삼색나물, 김치, 무말랭이, 과일 등으로 채워졌다. 봉사자들은 2인 1조로 다섯 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점심시간에 맞춰 따뜻한 도시락을 배달했다.

1970년대 파독 간호사로 온 서명미(82) 씨는 도시락을 전해 받고는 준비한 커피를 대접하며 추운 날 도시락을 배달해주는 봉사자들을 환대했고, 김시영(84) 씨는 봉사자들이 이동하며 먹을 수 있도록 간식을 건네며 반겼다. 조영자(83) 씨는 거동이 불편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보행 보조기를 끌며 나와 봉사자들을 맞이하며 “음력설을 맞아 이국 타향에서 우리를 잊지 않고 챙겨준 대사관과 새 대사님께 감사하다”는 인사도 전했다.

주독일한국대사관은 차세대 동포단체 ‘해로’와 함께 민족 최대 명절 설을 맞아 1월 20일 베를린 지역에서 홀로 거주하는 고령 및 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동포 어르신 80여명에게 한식 도시락을 전했다.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주독일한국대사관은 차세대 동포단체 ‘해로’와 함께 민족 최대 명절 설을 맞아 1월 20일 베를린 지역에서 홀로 거주하는 고령 및 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동포 어르신 80여명에게 한식 도시락을 전했다. 보행 보조기를 끌며 나와 문을 열어주는 조영자 씨와 전준석 영사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지금까지 먹어 본 어느 도시락보다 100배나 맛있군요.”, “소고기뭇국에 밥을 말아 먹었더니 옛날 고향 생각이 많이 나고 감사해 울었습니다.”, “나물을 먹고 싶었는데 구할 수가 있어야지, 나 혼자 먹겠다고 할 수도 없고. 고마워요.”, “혼자라도 밥을 굶고 살지는 않는데 나를 생각해줬다니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등 배달을 하는 중에도 봉사자들에게 이미 도시락을 받은 분들의 감사 전화와 카톡 메시지가 이어졌다.

대사관과 이번 행사를 함께 한 비영리 사단법인 ‘해로’는 한인 차세대 사회복지 단체로 베를린에서 진행 중인 ▲파독 한인 이민자를 위한 건강·요양 상담 ▲수발 대상자의 간병지원 ▲방문형 호스피스 활동 ▲가족이 없는 교민의 장례 지원 등의 활동을 독일 전역으로 확대하는 중이며, 봉사자 교육을 통해 60여명의 자원봉사자를 양성해 함께 봉사하고 있다. 이민단체로는 처음으로 베를린시로부터 인가를 받아 일상생활지원 급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타 이민 단체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가 독일땅을 밟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60년이 됐다. 설을 며칠 앞두고 1960년대 한국 간호사의 독일 취업 길을 개척한 이수길 박사의 별세 소식이 들리고 베를린 지역 파독 간호사 두 분이 돌아가셨다.

주독일대사관은 “이번 행사를 진행하면서 앞으로도 동포 단체들과 긴밀히 협력해 교민의 생활 가까이에서 필요를 청취하고 지원을 제공하며, 재외동포 편의와 안전, 권익 보호를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