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피 실명제에도 `욕설'..외교부 속병 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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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피 실명제에도 `욕설'..외교부 속병 앓아
  • 연합뉴스
  • 승인 2005.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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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3 06:00 송고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외교통상부가 네티즌들의 끊이지 않는 욕설 섞
인 비난에 적잖이 속병을 앓고 있다.

특히 외교부는 그 동안 외교 관련 사안이 생길 때마다 외교부 홈페이지(mofat.g
o.kr) 자유게시판에 맹목적인 비난성 글이 폭주함에 따라 지난 달 17일 실명제로 운
용 방법을 변경했는데도, 이런 현상이 계속되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3일 "비판이 아닌 욕설 섞인 비난이 난무해 책임감을 갖고 글
을 올려달라는 의미로 실명제로 바꿨는데 일부 네티즌들이 아직도 감정적으로 글을
올리고 있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작년 고(故) 김선일씨 피살사건과 중국과의 고구려사 왜곡 논란 당시 정
부의 대처가 안일하다는 비난 글들이 외교부 홈페이지를 도배하다 시피 했다.

잠시 잠잠하던 네티즌들은 한국인 20여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아시아 남부의 쓰
나미 피해에 대한 정부의 대처를 두고 외교부를 성토했고, 마침내 지난 달 31일 밤
경찰청장 독도순시 취소 논란에 대해 이틀 새 1천300건의 비난글을 퍼부었다.

문제는 비난하는 글의 양이 아니라 욕설섞인 글들인데, 외교부는 심한 욕설이
가미된 감정적인 일부 글들이 직원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일부 비난글에도 불구, 홈피 실명제가 어느 정도는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한 외교부 직원은 "비난을 피하려 실명제를 실시한 것은 아니다. 스스로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비판을 해 달라는 취지며 실제로 욕설은 많이 줄어들었다"며 "독도
문제를 두고 감정적 비난이 많은 것은 국민 감정상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
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 와중에도 욕설섞인 글들이 올라오고 있어 아직 성숙하지 못한 듯
한 네티즌 문화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지난 달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건전한 인터넷 문화 정착을 위해 실명
제를 실시하며 근거없는 비방과 욕설, 음란 게시물은 삭제될 수 있다'고 공고하고
글 게재시 실명과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도록 하는 실명제를 도입했다.

honeybee@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