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교재 낸 스티븐 리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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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교재 낸 스티븐 리비어
  • 연합뉴스
  • 승인 2005.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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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활에 필요한 표현 등을 영어로 알려줘

"언어는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의 도구입니다. 외국어를 배우려면 무엇보다 낯선 언어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극복하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한국말을 배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10년째 한국에서 생활하며 한국인과 한국문화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미국 출신의 외국인 강사 스티븐 리비어(34) 씨.

   현재 아리랑TV의 한국어 배우기 프로그램 'Let's Speak Korean'을 진행하면서 한양대에서 실용영어를 강의하고 있는 그가 한국에 살면서 한국말을 배우는 데 애를 먹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학습 교재를 펴냈다. '혼자서도 자신있는 한국어 첫걸음 서바이벌 코리안'(넥서스).

   영어로 쓴 한국어 독학 교재인 이 책은 자신의 한국어 학습경험을 살려 외국인의 입장에서 "좀 깎아주세요" 등 한국생활에 꼭 필요한 표현위주로 발음과 기본 문법사항을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특히 오랫동안 한국을 몸소 체험하면서 외국인의 눈으로 포착해낸, 한국인도 모르는 한국인 고유의 행동양식이나 사고방식, 언어습관을 재치있게 풀어놓아 한국인과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실전 교재이지만 영어로 썼기 때문에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한국인을 위한 영어 학습 교재로도 손색이 없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대학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한 뒤 "다른 나라에서도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에 유럽을 떠돌다가 1995년 한국에 들어왔다.

어릴 때부터 주변에 재미교포 친구들이 많아 한국말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던 그는 인하대, 세종대 등에서 실용영어 강사로 일하는 틈틈이 서울대 어학연구소, 연세대 어학당을 다니며 한국어 실력을 차곡차곡 쌓아갔고, 연세대 교육대학원에서 외국인으로 드물게 한국어교육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한국어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졌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한국어 수준에 대해 아직까지 썩 만족하지는 못하는 듯했다.

   매끈하게 한국말을 구사할 때도 있지만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해 답답할 때도 많다고 한다. 한국말을 배울 때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조사사용과 격식체, 한자성어 등을 꼽았다.

   그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말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에서 사용하는 한국어 교재가 실제 한국생활에서 쓸 수 있는 유용한 표현보다는 현실 과는 거리가 먼 내용으로 짜여 있어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다.

   "요즘 서울에서 '다방' 찾기가 쉽지 않은데 어학당 교재를 보면 아직도 '다방'이란 단어를 가르치고 있어요. 또 격식체 표현을 쓰지 않는데도 격식체 문장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입장에서 이런 교육방식은 한국어 배우기를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그는 언어는 이론이 아니라 실제 사용하는 의사소통의 수단이라며 외국어를 배우려면 어떻게든 몸으로 부딪쳐 많이 들어야 하며 그러면 자연스럽게 읽기와 말하기 능력도 커지게 된다고 조언했다.

   서울은 밤늦게 다녀도 안전하며 교통망이 잘 발달돼 있고,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은 전세계 배낭여행객들의 천국 같은 곳이라고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그는 현재 전세계 10개국 30여 명의 외국인들이 참석하는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은 외국인들의 모임 회장직을 맡으면서 한 달에 두 번씩 서울 신당동 유락복지관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국어 강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72쪽. 2만1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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