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추적 60분>, "외교부 거짓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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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추적 60분>, "외교부 거짓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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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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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항의서한에 9가지 대목 조목조목 반박
2005-01-14 오후 6:12:52

KBS '추적 60분' 제작진은 지난 5일 방송된 '긴급보고, 지진해일 참사현장'과 관련해 외교통상부가 지난 10일 보낸 항의서한에 대해 "외교부가 사실을 왜곡했다"며 외교부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누구를 위한 외교통상부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난 10일 외교부가 항의서한을 보냈고 이 내용이 동아일보에 의해 기사화되면서 '추적 60분'의 공정성과 객관성 면에서 위협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추적 60분'은 이어 외교부 항의서한의 9가지 대목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외교부가 사실왜곡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추적 60분 제작진이 없었어도 지현진씨의 시신 확인은 가능했다'는 외교부의 주장에 대해 "당시 지문감식팀은 시신이 너무 부패해 지문감식을 할 수 없었다"며 "제작진이 지현진씨의 뒷머리에 수술흉터가 있었다는 지씨 오빠의 말을 전해줘 국과수팀이 시신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사관 직원이 (피피섬에) 들어간 나라는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대사관 직원에 국한해 말한 적은 없다"며 "피피섬에서 구조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 외무성관료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추적 60분'은 "만일 추적60분이 왜곡보도를 했다면 당연히 책임을 질 것"이라며 "반대로 외교통상부가 거짓말을 했다면 반드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추적 60분'은 또 "외교통상부는 유가족이나 실종자 가족과 고통을 함께 하고 적절치 못한 일 처리를 반성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들의 과오를 덮는 데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한 뒤 "이러한 행태는 적어도 일국의 외교부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 방송 후 국민들이 분노한 것은 외교통상부 상황실장의 무책임한 발언 때문이다. 취재팀이 공개하지 않은 테이프에는 도저히 국가공무원으로서는 할 수 없는 발언이 또 있다"고 추가공개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같은 KBS의 반격에 따라 지진해일 당시 외교부의 안이한 대응 여부를 둘러싼 외교통상부와 KBS간 공방은 앞으로 더욱 가열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앞서 13일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언론보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다음은 KBS '추적 60분'의 반론 전문이다.

외교통상부의 항의에 대한 추적 60분의 입장

작성일: 2005/01/14 00:47
작성자: 제작진

[1.5(수) 방영 '추적 60분' 내용 관련 외교통상부 입장]에 대한 [추적 60분의 입장]

"누구를 위한 외교통상부인가"

외교통상부는 1월10일 『추적60분: 긴급보고, 지진해일 참사현장 "사라진 한국인의 행방은?"』(1.5 23:00-24:00, KBS 2TV) 프로그램이 상당히 왜곡됐다며 KBS에 공식적으로 항의공문을 보냈고 동아일보가 이를 기사화했다. 그리고 동아일보는 추적60분에 아무런 사실 확인 없이 외교통상부의 일방적인 주장만 보도했다. 취재의 기본원칙조차 무시한 것이다. 이후 추적60분에는 사실확인을 하는 문의가 쏟아졌다. 그것만으로도 추적60분은 정직,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시사고발 프로그램으로서 상당한 이미지 손상을 입었다.

추적60분은 분명히 밝힌다. 외교통상부는 방송 내용조차 제대로 모니터하지 않았고 기본적인 사실마저 일부러 왜곡하거나 잘못 파악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1월12일 KBS에 추가로 보낸 공문에서 스스로 인정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외교통상부는 유가족이나 실종자 가족과 고통을 함께 하고 적절치 못한 일 처리를 반성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들의 과오를 덮는 데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태는 적어도 일국의 외교부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 방송 후 국민들이 분노한 것은 외교통상부 상황실장의 무책임한 발언 때문이다. 취재팀이 공개하지 않은 테이프에는 도저히 국가공무원으로서는 할 수 없는 발언이 또 있다.

만일 추적60분이 왜곡보도를 했다면 당연히 책임을 질 것이다. 반대로 외교통상부가 거짓말을 했다면 반드시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추적60분은 태국에서 외교통상부 담당자와 직접 인터뷰를 했으며, 현장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취재를 했다. 당연히 이를 입증해 줄 촬영 테이프 원본도 보관하고 있다. 추적60분은 외교통상부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해 다시 한번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

다음은 외교통상부의 항의서한 중, 잘못된 내용을 우선 열거하고(' '으로 표시) 그에 대한 정정과 상황 설명을 보충하는 형식으로 작성되었다.

1. '...추적 60분 제작진이 없었더라도 사체 확인은 가능했으며...'

- 외교통상부는 항의 서한에서 '가족과 추적 60분 제작진이 아니었으면 지현진씨의 사체를 찾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방송되었다며 위와 같이 문제 제기를 했다. 이는 맞지 않다. 방송에서는 이렇게 언급한 사실이 없다. 단지 '만일 오빠(지용철씨, 희생자 오빠)가 이곳을 오지 않았다면 현진씨는 이국 땅에서 혼자 쓸쓸히 묻힐 뻔했습니다.'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우선 당시의 시신확인 과정을 살펴보자.

취재진과 지용철씨는 12월 30일에 푸껫 현지의 사고대책본부에 찾아가 지현진씨와 관련한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담당 직원은 아무런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했다. 취재진은 지용철씨와 함께 피피섬에서 발굴한 시신 정보를 보관하고 있는 크라비의 병원을 두차례 방문했다. 그리고 지현진씨의 목걸이가 찍힌 사진을 발견했다. 병원 측은 지현진씨 사체가 임시 시신안치소로 운영되는 크라비의 한 사원에 있다고 했다. 그런데 병원측은 오빠 지용철씨가 부패한 시신을 볼 경우 충격을 우려해 시신 안치소에 못가게 하고 취재팀이 대신 확인하도록 요청했다. 추적 60분 박용석 PD가 시신 확인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 선교사의 도움을 받았다.

지현진씨의 시신번호는 325번. 그러나 시신안치소에 확인을 요구했을 때 시신안치소 관계자는 320번대 시신은 이미 가매장하기 위해 다른 시체보관소로 실려나갔다는 것이다. 당황한 취재진은 급하게 325번 시신의 행방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그 때 시신안치소의 한 여자직원이 달려왔다. 325번 시신이 아직 반출되지 않고 남아있다는 것이었다. 325번 시신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취재진은 시신안치소 관계자에게 절대 옮기지 말라고 당부하고 확인을 받은 후 우리 정부 관계자를 찾았다. 크라비의 시신안치소에는 우리 정부에서 파견한 지문감식팀 2명과 DNA 확인 작업을 위한 법의학자 2명 등 4명이 있었다. 그러나 마침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잠시 후 그들이 돌아왔다. 그 때까지도 그들은 325번 시신이 실종된 한국인 지현진씨의 시신임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다음은 우리 취재진과 함께 있던 한국인 선교사와 지문감식팀 경관 1명과의 대화내용이다.

선교사: 325번인데...
지문감식팀: 325번요?
선교사: 크라비에 있는 병원에서 컴퓨터로 확인하다가 목걸이를 보고, 수영복 보고...
지문감식팀: 지금 사체는 어디 있는데요?
선교사: 여기 있어요. 지금 우리가 찾아 놓았어요.
지문감식팀은 이후 지문 감식을 했다. 그러나 시신이 너무 부패해 피부의 내부 진피까지 훼손돼 지문이 나오지가 않았다. 취재진이 지용철씨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지현진씨는 최근에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 뒷부분에 수술 흉터가 있었다. 법의학팀에게 이와 같은 사실을 얘기해주자 시신의 뒷머리에 흉터가 있음을 확인해 주었다. 그 후 도착한 우리 정부측 서기관의 도움을 받아 시신 인수를 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추적 60분 취재진이나 지용철씨가 없었더라도 지현진씨의 시신을 확인하는 일이 가능했을까? 우리 정부 관계자가 해준 일은 시신이 확인된 후 뒷머리의 수술 흉터 확인, 시신 인수를 받는 절차상 작업뿐이었다.

만약 취재진과 용철씨가 병원에서 현진씨의 목걸이를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과연 외교통상부의 사고대책 시스템으로 현진씨 시신을 찾아낼 수 있었을지 참으로 의문스럽다. 취재진이 시신안치소에 도착했을 때 시체들은 가매장을 위해 이동 중이었고, 현진씨의 시신은 경찰청 지문감식팀이 지문 채취를 실패했을 만큼 심하게 부패해 있어 신원확인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2. 한국인 피해가 가장 많은 피피섬에 접근이 금지되었다는 주장에 대해

- 현지 한국대책본부 영사와 대사는 추적60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피피섬 출입이 통제돼 접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취재진은 피피섬을 오가는 태국정부의 시체운반선과 평상시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스피드보트 등을 이용, 피피섬을 아무런 제한 없이 들어갈 수 있었다. 피피섬에는 뜻밖에도 외국 구조대, 외국 취재진 등이 이미 들어와서 활동 중이었다. 추적 60분은 2명의 프로듀서가 총 3회(12월 31일 2회, 1월 1일 1회)에 걸쳐 각각 피피섬에 들어갔다. 한번은 12월 31일 크라비항에서 태국 정부의 시체 운반선(선장 빠 팍)을 타고 들어갔다. 아무런 비용 지불은 없었다. 그리고 나머지 두 번(12월 31일, 1월 1일)은 푸껫항에서 스피드보트 한 대당 태국 돈 13,000바트(한화 약 33만원)에 임차, 피피섬으로 들어갔다. 스피드보트를 타고 피피섬에 들어갈 때도 태국 정부측의 제지는 전혀 없었으며 섬에 도착했을 때 태국 정부 관계자는 취재진의 신원을 간단하게 확인(OOO PD외 몇 명)한 후 시체 냄새가 심하다며 마스크까지 건넸다. 피피섬으로 가는 과정에 태국 당국의 허가는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외교통상부는 '일반인이 들어가는 경우는 통통배(작은배) 타고 당국의 허가 없이 몰래(예: 금전 지급 등의 방법 사용) 들어간 것'이라며 마치 추적60분이 떳떳하지 못한 방법을 동원해 취재한 것처럼 묘사했다. 이는 당연히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한국인 피해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을 전혀 조사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변명처럼 보인다.

3. '...우리 119 구조대 13명도 이틀(1.4-5)간 들어가 발굴작업을 했음...'

- 추적 60분은 1월4일과 5일에 119 구조대가 피피섬에 없었다고 방송한 적이 없다. 방송 내용은 다음과 같다. "취재팀 외엔 한 명의 정부관계자도 없었던 우리와는 달랐습니다." 이는 일본 구조대의 활동 상황을 전하면서 우리 정부 관계자는 취재 당시 없었다는 것을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취재진이 피피섬에 들어가 취재한 것은 12월 31일과 1월 1일, 양일 간이었으며 그때까지 우리 119 구조대를 포함한 정부 관계자는 누구도 피피섬에 들어가지 않았다. 당시 한국 119 구조대는 신혼부부 2쌍을 포함 총 6명의 한국인이 변을 당한 카오락에서 헌신적인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현지 여행사 직원만의 도움을 받아 시신 수색 작업을 하고 있던 카오락지역 실종자 가족에게 119 구조대의 투입은 큰 힘이 되었다. 취재진이 보기에도 한국인이 희생을 당한 곳에서 한국의 구조대가 활동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도 흐뭇한 광경이었다.

하지만 한국인 피해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피피섬에는 태국 정부의 통제를 이유로 대책본부에서는 어떤 인원도 파견하지 않았다. 취재진이 방송에서 지적한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사고 현장에서 발굴되고 있는 시신을 즉시 확인하지 않고 육지에서 하루나 이틀 뒤에 확인할 경우 시신이 더 부패하여 신원이나 국적을 확인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얼마나 죽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초기에 현장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어떤 조처도 취하지 않은 것은 커다란 실수일 수 있기에 이를 지적한 것이다.

4. '대사관 직원이 들어간 경우는 어느 나라도 없었음.'

- 위의 내용처럼 대사관 직원에 국한해서 말한 적은 없다. 방송에서는 우리 정부 관계자가 전혀 피피섬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전하였다. 취재진은 피피섬에서 일본 구조팀을 만났고, 대표와 인터뷰했다. 그는 일본 외무성 관료 토시미츠 이시구레( 일본 외무성 복리후생실장 겸 국제긴급원조실장)였다. 일본은 외무성을 중심으로 경찰, 소방, 해상보안청 4개의 부처에서 차출된 인원으로 구성된 구조대가 사고 발생 3일만인 12월 29일에 푸껫북부 지역, 12월 30일에 피피섬에 파견, 구조활동을 하고 있었다.

5. '...지씨 사체 번호가 #325이었음에 비추어 동 시신은 오빠에 의해 최초 인지된 1.1(토) 당일 피피섬에서 운구된 것으로 추정됨'

- 지현진씨의 사체가 발견되어 크라비의 시신안치소로 운구된 것은 12월 30일이었다. 통상 사체를 시신안치소로 운구해 놓으면 태국 정부 측은 시신의 DNA 샘플을 채취하면서 시신과 유류품의 사진을 함께 찍어놓는다. 취재진이 확인한 지현진씨 시신과 유류품 사진에는 2004년 12월 30일이라는 날짜가 명확히 찍혀있었으며 이는 당일 촬영된 테이프에도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방송되었던 영상에서도 12월 30일이라는 당시 날짜가 선명히 기록되어 있어 이를 자막처리까지 하여 보여주었다. 따라서 외교통상부는 지금까지도 정확한 사실 확인도 하지 못하였거나 아니면 일부러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6. '한국인은 대부분 다 나오고 만약 실종되었더라도 5명 범위 내라고 했음'이라는 현지 여행사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마치 실종자 수를 부적절하게 보도한 것처럼 지적한 부분에 대해

- 방송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고발생 당시 피피섬에 있었던 한국인 개별여행객은 방콕에서 확인한 스무명과 푸껫에서 서른 한명 등 총 쉰 한명이었습니다." 취재진은 사고 당일 피피섬에 있었던 자유여행객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그 결과 51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은 방콕의 게스트하우스 2곳에 20명(모두 무사 확인)과 푸켓의 게스트하우스 1곳에 8명(모두 무사 확인) 그리고 푸켓교민들이 선착장과 병원에서 확인한 자유여행객 23명이다. 그중 1명은 사망자 지현진씨다. 취재진이 자유여행객 51명을 확인한 이유는 여행사를 통한 여행객들은 자료가 남지만 개별 자유여행객은 자료가 남지 않아 아예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피피섬에 있었나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외교통상부에서는 방송내용과는 다른 문제제기를 하였다. 실종자가 있더라도 5명 이내라는 것이다. 이 내용에 대해서는 취재진은 답변할 입장에 있지 않다. 다만 5명인지 몇 명인지는 모르지만 취재당시 자유여행객에 대한 조사가 거의 없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7. '여러 명의 한국인들이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해 있었지만 정부 당국자를 한 사람도 볼 수 없었다'고 방송되었다고 주장하며 외교통상부는 '주태국대사관은 첫날 푸껫공항 재개이후에 최초의 항공편으로 현장에 영사를 파견함. 첫 날은 경황이 없었음. 상황 파악후 대책본부 설치, 생존자 귀국 지원, 임시여권 발급등으로 부상자들에게 손이 닿지 않았음.'이라는 반박에 대해

- 위의 방송 내용은 방콕 교민 한 가족이 크라비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인터뷰한 내용이다. 사고 직후 인터뷰 내용으로 12월 26, 27일 양일 간 주 태국한국대사관이 다른 나라보다 발빠른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것을 증언하고 있다. 다른 나라 대사관 직원들은 자국민을 찾아와 노트북으로 집에 소식을 전해주고, 빵과 계란 등 먹을 것을 준비해 주는 등의 활동을 했다는 것이다. 사고 다음날에는 임시여권 발급을 위해 모두 모이라고 했는데, 본인이 직접 와야 한다고 해서 아픈 사람들이 휠체어를 타고 힘들게 현장에 갔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 대사관만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태국어나 영어에 익숙치 못한 관광객들은 한 가족끼리 서로 생사를 모른 채 각각 다른 병동에서 불안한 상태였다고 한다. 인터뷰한 가족은 방콕에 거주하는 교민으로 아이들은 국제학교 재학중이라 영어에 능숙했다. 결국 11살 먹은 아들이 영어로 통역을 해주어서 가족을 찾고 친구를 찾을 수 있었다. 인터뷰한 곳은 방콕의 병원으로 가족중 한 사람은 2회 수술을 하고 입원 중이었다. 사고 후 그때(12월 30일)까지 그들은 전혀 대사관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분개했다. 질의 내용 중에 외교통상부에서 '첫날은 경황이 없었고, ... 부상자들에게 손이 닿지 않았음'을 인정했는데 그 당시 사고 당사자의 증언과도 일치하는 내용이다.

8. '...사망자 가족(지현진, 김형순, 임정은) 및 부상자(오병관, 박수재) 귀국 지원...'

- 사망자 가족중 지현진씨 오빠 지용철씨와 지현진씨 일행 박수재 씨의 귀국을 위한 항공료는 정부측이 아닌 KBS의 비용으로 처리하였다. 지현진씨의 친구이자 피피섬 생존자인 이민규씨의 귀국 항공료도 KBS에서 지불하였다. 지용철씨나 이민규씨의 항공료를 KBS가 지불한 것은 이들이 우리 프로그램 취재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수재씨는 취재 대상은 아니었다. 담당 프로듀서가 박수재씨를 병원에서 만났을 때 박수재씨는 지용철, 이민규씨와 함께 귀국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담당 프로듀서가 대사관 측에 얘기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그 부분에 대한 대사관측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치 않은 듯 자꾸만 우리 취재진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것이고, 그 요청을 수락, 함께 귀국하게 된 것이다. 대사관 측에서는 병원에 입원해 있던 박수재씨의 병원비 지불보증을 서서 퇴원시킨 것이 전부였다. 현진씨의 유해를 수습한 유골함의 비용도 KBS에서 지불하였다.

9. '...피피섬에서는 한국인 실종자를 찾는 가족들이 무더위와 악취 속에서 여러 날 동안 노숙을 하며 시체를 찾고 있었다는 보도에 대하여...'

- 추적 60분의 방송 내용 중에는 이와 같이 방송된 것이 없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잘못 지적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내용의 공문을 1월 12일자로 보내왔다. 타 인터넷 매체에서 보도한 내용을 KBS 추적 60분에서 방송된 것으로 착각했었던 것이다. 외교통상부는 국가 간에 체결하는 조약처럼 중요한 문서를 많이 다루는 부서이다. 그런데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항의 공문을 보내온 외교통상부의 일처리 방식에 오히려 취재팀이 할 말을 잊었다.


이영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