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포 한국국적 포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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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동포 한국국적 포기 급증
  • 김정희기자
  • 승인 2005.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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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병역법 영향 LA지역 73%나 증가
지난해부터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재미동포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발표가 나왔다.
지난 16일 주미대사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한국 국적을 포기한 재미동포수가 2003년에 비해 지역별로 50%에서 73%까지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재미동포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살고 있는 LA의 경우 2004년 한해동안 총 1874명이 국적 상실 및 이탈 신고를 했다.

이는 2003년의 1083건에 비해 무려 73.03%나 증가한 수치다.

또한 워싱턴 지역 역시 지난 한해 동안 총 340명이 국적을 포기해 110건이었던 2003년에 비해 4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동포 언론 등 관계자들은 아직 통계가 나오지 않은 지역들 역시 국적 포기자는 대폭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동포들이 급증한 가장 큰 원인은 지난해 동포 사회에서 문제가 불거졌던 동포2세에 대한 병역법 문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동포사회에서는 사업차 본국에 들어왔다 갑작스런 징집 명령을 받고 출국금지 되는 등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병역법 문제가  큰 이슈가 됐다.

이에 동포들은 본국 정부에도 병역법 개정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미국 내에서 관련 토론회가 개최된 것뿐 아니라 국내 병무청에서도 해외 동포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병역법은 국내외에서 큰 이슈가 돼 왔다.

이에 더해 국적포기 증가 현상은 이민 1.5세, 2세들이 성장해 만18세 이상 성인이 되는 시기와 맞물렸다는 이유도 지적되고 있다. 국적 선택을 해야하는 시기에 본국의 병역법 이 문제화 되면서 서둘러 국적 포기를 하는 이들이 증가했다는 것.

LA 총영사관의 민원담당 이동숙 영사는 동포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적이탈이 늘고 있는 것은 미국에서 태어난 2세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시민권을 취득하는 1.5세들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병역법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의 한 동포전문가 역시 “지난해 재외동포법이 개정된 후 국적을 포기해도 이전과 똑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이유로 국적을 포기하는 동포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었다”며 “병역법 문제가 이같은 현상을 더욱 심화시킨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한편 최근 외교통상부가 밝힌 미주지역 전체 동포 수는 총 215만7,120명이며 이중 시민권, 영주권 취득자는 전체의 84%인 181만9,747명이다.             

김정희기자